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1. 10. 18. 16:58
80년대 전두환 정권 시절,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내에 스카우트를 본뜬 '아람단'이라는 토종 단체가 있었다. 청조끼와 청바지를 깔맞춤 하고 베레모까지 눌러 쓴 이들의 목표는 '민족의 통일 번영과 국제사회에 이바지하는 건전한 청소년'이 되는것. '통일'로 거수경례를 하고, 매듭법, 독도법, 응급 처치법 등도 배웠던것 같다. 걸스카우트, 보이스카우트를 필두로 해양 소년단, 우주소년단 등 각종 소년소녀 단체들이 비슷한 활동을 하며 폼을 잡았지만 이순자 여사의 전폭적인 지지와 5공 정권의 비호를 받던 아람단과 비할 바가 아니었다. 아람단 활동의 백미 중 하나는 학교 운동장에서 하는 '뒤뜰 야영'. 6~7명의 조원이 숙영지를 편성해 음식을 해먹고 담력훈련, 캠프파이어, 명상의 시간을 가지며 심신을 단련하는 활..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1. 10. 8. 08:33
재즈의 계절, 가을이 돌아왔습니다. 여름내 락을 불태우던 그린데이도 요즘 시원해진 바람에 어울리는 느슨한 재즈를 즐겨 듣고 있는데요. 내친김에 지난 주말엔 멀리 국제재즈페스티벌이 열리는 자라섬에 찾아가 가을 정취를 흠뻑 느끼고 왔습니다. 부쩍 차가워진 기온에 입에서는 입김이 나오는 추운 날씨였지만 별이 총총히 뜬 가을밤, 캠핑장에서 숯불에 고기를 구우며 들었던 재즈 선율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지요. 자연과 음악, 그리고 내가 하나가 되는 감동은 야외 재즈페스티벌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기분이 아닐까요? 올해로 벌써 8회째를 맞는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은 지난 10월 1일부터 사흘간 자라섬과 가평읍 일대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페스티벌은 주말에 연이은 개천절 휴일에 개최되어 사상 최대의 인파가 자..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1. 10. 7. 16:02
녹슬 대로 녹슬어버린 로모 카메라를 더는 수리하지 않기로 결정한 지 몇 개월, (관련 글: '마지막 필름에 담긴 사진들 - 로모를 보내며...) 친구가 집으로 찾아왔다. "생일 선물로 주려고 했는데..." 주섬주섬 가방에서 로모를 꺼내 든 그녀. 어차피 자신은 자주 찍지도 않고, 내가 쓰면 더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카메라를 건넨다. 자주 찍지 않아도... 추억이 깃든 카메라인데... 대학 시절 부터 꽤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사진에 애정을 쏟던 그녀임을 알기에 마음 한구석이 더 짠하고 고맙다. 그렇게 다시 로모 카메라와 인연을 맺은게 벌써 1년. 치솟는 필름 값을 핑계로 1년 동안 찍은 필름은 아끼고 아껴 고작 3~4통뿐이지만, 디지털카메라가 흉내 내지 못하는 독특한 색감의 감성적인 사진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