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세 번째 캐나다 그린 데이 2012. 10. 24. 16:27
여행의 추억은 때로는 '맛'으로 기억됩니다. 여행 중 만난 새로운 음식, 그리고 혀끝에 남은 그 맛은 두고두고 여행의 향수로 남게 되지요. 그래서 여행을 떠나기 전, 관광지에 관한 공부가 조금 아쉽더라도 맛집 정보 하나는 열심히 찾아 스크랩하는 저입니다. ㅎㅎ 하지만... 이곳 캐나다 로키에서만큼은 예외였습니다. 왜일까요? 마을에서 한 걸음만 벗어나도 만날 수 있는 울창한 숲길과 아름다운 자연. 그 길을 달리며 마시는 청량한 공기는 30여 년간 도시에서 찌든 제 가슴을 씻어내기에 충분했습니다. 다섯 살 진아는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입안 가득 머금어 삼키고는 '바람을 먹는다'며 즐거워 했지요. 그러나 바람만으로 배를 채울 수는 없는 일. 맛집은 커녕, 식당의 그림자도 발견할 수 없는 이 산 길에서는..
센티멘탈 여행기/세 번째 캐나다 그린 데이 2012. 9. 25. 16:53
초저녁에 잠이 든 아이들이 새벽부터 일어나 부시럭 대는 통에 저도 함께 일찍 잠이 깼습니다. 돌아온지 이틀이 지났지만 아직 녀석들의 시계는 여행중인가 봅니다. 다섯 살 진아와 젖먹이 정균, 그리고 제 여행의 영원한 지지자이자 동반자인 남편과 함께 떠났던 9박 11일간의 캐나다 록키로의 여행. 고장난 시계가 다시 제 패턴을 찾기 전에 제 기억 속의 행복했던 시간들을 사진으로 스케치해 봅니다. Day 1 인천에서 밴프까지 두 번의 트랜짓, 14시간 의 비행, 한 편은 결항, 결항으로 인해 1시간 추가된 다섯 시간 반의 기다림, 다시 두 시간의 운전. 기나긴 이동 끝에 드디어 꿈에 그리던 캐나다 밴프에 도착했다. 밥로스가 그려놓은 듯한 똑같은 침엽수림 사이로 해지는 록키 마운틴을 마주하니 좀 울컥한 기분. 학..
센티멘탈 여행기/세 번째 캐나다 그린 데이 2012. 9. 24. 23:26
작은 사건 사고들이 있었지만 9박 11일 캐나다로의 가족여행, 무사히 마치고 어젯밤 돌아왔습니다. :) 10시간 대기를 포함한 36시간의 비행. 감동적이었던 캐네디언 록키와의 첫 만남, 밴프에서의 4일. 왜 자연(Nature)이라는 단어 앞에 Mother라는 수식어를 붙여 '대자연(Mother Nature)'이라고 부르는지 깨닫게 된 레이크 루이스에서의 2일. 야생 사슴을 만났던 아기자기한 숲 속 마을 재스퍼에서의 2일. 그리고 가까이 자연을 두고 있어서인지 도시마저도 여유롭던 캘거리에서 보낸 2일. 궁금한 것도 많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은 다섯 살 진아와 이제 막 잡고 걷기 시작한 9개월 정균이와의 여행은 조금 불편하고 느릿느릿했지만, 열흘 이상을 온전히 서로에게 집중하며 자연 속에서 함께 할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