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스페인 그린 데이 2014. 10. 4. 07:30
스페인 여행을 통해 내가 사랑에 빠진 음식은 수 없이 많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샹그리아도, 타파스도 아닌 '스페인식 아침 식사'다. 사실 스페인식 아침은 별다를 게 없다. 크로아상이나 토마토를 으깨 바른 토스트 한 조각에 커피나 주스를 곁들여 마시는 지극히 평범한 메뉴다. 아침부터 지지고 볶아야 하는 우리네 식탁에 전격 도입하고픈 초간단 메뉴. ㅋ 하지만 간단해도 신선해서 맛있다. 어느 카페에서나 주문할 수 있어 까막 눈 여행자라도 당당할 수 있다. 시차에 적응하지 못해 이른 아침부터 카페에 앉아 있으면, 다양한 사람들로 도시가 채워지는 풍경을 덤으로 구경할 수 있다. 선 채로 아침을 떼우고 가는 샐러리맨, 느긋하게 앉아 신문을 보는 노부부, 상점들이 하나 둘 문을 여는 풍경... 저마다의 모습으로..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0. 4. 20. 13:43
몇년 전만해도 즉석에서 볶은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내려먹는다는 회사 동료의 얘기를 들으며 '마니아'라는 단어를 떠올렸는데, 요즘은 인터넷 검색만 해도 커피볶는 로스터리샵이 몇페이지씩 나온다. 커피샵에 에스프레소 머신이 보편화돼 취향에 따라 커피를 즐기는 시대가 오는가 싶더니 이제는 생두의 원산지에서부터 로스팅 정도와 진하기까지 깐깐하게 골라 마시는 시대가 됐다. 봉지커피와 전문점의 카페라떼의 차이 정도만 아는 나는 우연한 기회에 집들이 선물로 들고갈 커피 원두를 고르다가 홍대앞 커피볶는 곰다방을 찾게됐다. 이런 곳에 커피샵이?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골목길 안쪽에 위치한 작은 다락방 같은 커피볶는 곰다방. 옷걸이에 걸린 손글씨와 핸드페인팅이 인상적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테이블 두개와 취향을 알 수 없는..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09. 4. 21. 23:26
3월 17일에 임시 저장해 놓은 글을 무려 한 달이나 지나서야 발행합니다. 오늘 마지막 남은 조지아 오리지널 캔커피를 서랍에서 꺼내 마셨기 때문이죠. -_-; 더는 미룰 수가 없었습니다. 훈풍이 살살 불어오던 3월의 어느 날 오후, 캔커피 한 박스가 배달됐습니다. 택배 전화를 받았을 때는 잠시 어리둥절했는데, 이내 지인의 권유로 신청한 블로그코리아 리뷰룸에 등록된 캔커피가 떠올랐습니다. 설마... 그거? 택배 전화를 받았을 때는 작은 종이 박스를 상상했었는데, 받아보니 보통 사이즈보다 큰 240ml짜리 캔커피가 무려 30개나 들어 있더군요. 배송과정이 험했는지 모서리에 있는 캔 한 개는 옆구리가 구겨져 내용물이 조금씩 새고 있었습니다. 아깝지만 일단 하나를 버리고, 균형이 맞지않는 박스를 끌어안고 사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