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세 번째 캐나다 그린 데이 2015. 9. 2. 07:30
치열했던 여름이 시들해지는 이맘때 즈음이면 막연히 혼자 여행을 꿈꾼다. 내가 모르는 나를 만나고, 새로운 풍경과 인연을 만나고, 또 다른 가능성을 만나는 여행.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도 좋지만 엄마도 가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니까. 내게 맞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으며 그 속에서 당분간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내 혼자 여행의 시작은 풋풋했던 20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토론토에서 시간을 보낸 후, 한국으로 귀국하는 중에 경유지로 들른 밴쿠버에 잠시 혼자 머물렀던 것이 처음이었다. 혼자 떠나고 싶었다기 보다 혼자일 수 밖에 없었던 그 때. 기대보다 걱정이 훨씬 컸지만 생각보다 외롭지 않았다. 세상에 온전히 혼자일 수 없다는 이치를 깨달았달까? 사스카추완 주의 여행을 마치고, 집에 ..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4. 11. 15. 01:02
제주여행 사흘차. 이제껏 내가 알던 제주도는 진짜 제주가 아니었음에 화가 나기도 하고, 흥분되기도 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늘 걸은 길은 화순 금모래해변에서 시작해 모슬포에서 끝나는 올레10코스. 유명한 산방산과 송악산을 거치는 길이지만, 내가 뽑은 하일라이트는 단연 '지질학 트레일'이다. 제주도에는 검은 현무암만 있는 게 아니었다. 걷는 내내 그 어디에서도 본적 없는 신기하고 괴상하고 독특한 암석들이 나를 흥분케 했다. 저게 모레가 아니라 암석이라니! 세상에, 해변에 동굴이 있어! 용암이 흘러 수분이 증발해 굳은 모양 그대로, 혹은 화산재가 식물의 훌륭한 양분이 되는 모습을 보며 오직 나 홀로 걷는 해변이라니... 사진을 정리하다가 두근두근 설레는 맘에 참지 못하고 무보정 날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