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필리핀 섬 그린 데이 2014. 3. 11. 08:00
보라카이를 뜨겁게 달구던 해가 멀리 수평선 뒤로 사라질 때면 어디에선가 동네 아이들이 나와 해변에 모래성을 쌓기 시작한다. 삽으로 모래를 퍼와 크고 높게 쌓고 물을 뿌려 손으로 다지는 폼이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성 모양을 조각하고, 그 밑에 BORACAY라는 글씨와 날짜를 새겨 넣기도 한다. 완성된 조각에는 맥주병으로 등을 만들어 조명을 비춘다. 보라카이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인 ‘모래성’.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잡지에서 처음 이 모래성을 봤을 때는 어느 예술가의 작품이겠거니 했다. 야외 결혼식이나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 만드는 조각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우리네 얼음조각처럼. 혹시 내가 보라카이를 여행할 때, 한번이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