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의 구름 위를 걷다. 마우이
- 센티멘탈 여행기/미서부 하와이 사이판 괌
- 2013. 12. 18. 10:33
마우이(Maui), 계곡의 섬
럭셔리 리조트와 환상적인 해변, 옛 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로맨틱한 섬.아래로는 1월부터 4월까지 짝짓기를 하러 내려온 고래들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위로는 3,000미터급 휴화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할레아칼라가 있다.
마우이의 지도를 보면 언뜻 여인의 모습 같다.
호놀룰루에서 하와이 주내선을 타고 30분 정도 날아 도착한 곳은 뒷목 즈음인 마우이 카훌루이(Kahului) 공항,
아름다운 계곡과 공원으로 유명한 이아오 밸리는 광대뼈 즈음에 있다.
환상적인 해변이 있는 카아나팔리 해변은 이마부터 코까지,
하와이 왕국의 옛 수도였던 라하이나는 입,
마우이 여행의 꽃이라 불리는 할라에칼라 분화구는 가슴 부분이다.
설명한 장소는 모두 내가 오늘 하루에 둘러볼 마우이의 주요 포인트이기도 하다.
박력 넘치는 빅아일랜드와 원시 자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카우아이에 이어 오늘은 '태양의 전설이 있는 마우이'로 떠나볼까?
태양의 전설이 있는 섬, 마우이로~! 오늘의 일정 @마우이
한국의 얼이 숨 쉬는 곳? 이아오 밸리 주립공원
기대감에 부풀어 처음 향한 곳은 봉긋 솟아오른 산으로 둘러싸인 '이아오 밸리 주립공원(Iao Valley State Park)'이었다.
이아오 밸리는 연강수량이 우리나라의 무려 10배 수준(12,000ml)으로 매일 한 번씩 비가 오는 곳이다.
따뜻한 기온, 풍부한 강수량, 열대우림이 우거진 이곳을 두고 물이 부족한 하와이언은 '신의 축복'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아름다운 풍경도 멋지지만, 이아오 밸리는 세계 이민자들의 공원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포르투갈, 중국을 비롯해 잘 꾸며진 한국 공원이 있다.
한국공원에는 이민정(移民亭)이라 불리는 한국식 정자와 해태, 잘 꾸며진 앞뜰이 있는데,
미국에 거주하는 교포들이 10억 정도의 성금을 모아 2003년에 꾸민 것이라고 한다.
사실 마우이는 한국인의 하와이 이민역사와 깊은 관계가 있다.
100여 년 전인 1902년 12월, 계속되는 전쟁과 굶주림에 시달리던 100여 명의 한국인이 아메리칸 드림을 가지고 바다를 건넜다.
가족과 생이별을 하고 태평양을 횡단한 한국인들이 도착한 하와이는 바로 마우이 섬.
그들은 한 달에 15불이라는 당시로도 터무니없이 적은 임금을 받으며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사철 여름인 하와이의 농장일은 한국보다 훨씬 고됐다.
결국, 견디지 못하고 미국 본토로 넘어가거나 한국으로 되돌아간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타고난 억척으로 하와이에서의 생활을 버텨낸 초기 이민자들은 사탕수수밭을 일구며 자식 교육에 투자했고,
그들의 2세, 3세들은 요즘 정치, 경제 다방면에서 대단한 성공을 이룬 사람이 많다고 한다.
한국공원을 둘러본 후 차를 타고 이동하는 길, 창 밖으로는 슈거 트레인이 지나간다.
요즘은 관광상품으로 이용된다고 하지만 오래지 않은 옛날, 농한기가 없는 이 곳에서 고립된 채로 사탕수수 농사를 지으며 저 기차를 바라봤을 이민자들의 심정을 상상해본다.
마우이 최고의 해변, 카아나팔리 비치
마우이에서 가장 멋진 전망을 자랑한다는 카아나팔리 비치(Kaanapali Beach)는 5km에 이르는 백사장 위에 럭셔리 리조트들이 줄지어 있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쉐라톤 마우이는 카아나 팔리 비치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인기가 있다.
채도 높은 코발트색 잔잔한 바다 앞에는 해변을 즐기는 사람들이 오간다.
여유로운 일정으로 마우이를 찾는다면 꼭 묵어보고 싶은 곳, 가족 여행에도 좋을 것 같다.
비치는 즐기는 사람의 것~?!
굳이 리조트 앞 프라이빗 비치가 아니더라도 해변 어디든 차를 세우면 그곳이 바로 나만의 피크닉 장소~
올드타운, 라하이나 거리
▲ 2011년, 'Great Places in America, Great Streets'로 선정된 라하이나 프런트 스트릿
라하이나는 옛 하와이왕국의 초기 수도가 있던 곳이다.
특히 라하이나 프런트 스트릿(Lahaina Front Street)은 마우이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건물들이 있어 볼거리가 많다.
이곳은 2011년, 'Great Places in America, Great Streets'로 선정되어 (아마도 '한국의 아름다운 길' 같은 컨셉인 듯)
마우이 섬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다.
거리의 건물들은 모두 오래되었지만, 하와이의 '히스토릭 타운'으로 지정되어 있어 부수거나 새로 짓는 것이 법으로 엄격히 제한된다.
라하이나 거리를 즐기는 방법은 그저 그들처럼 거리를 걷는 것.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상점이 나오면 기웃거려 보는 것~!
관광지인 만큼 가격이 아주 착하지는 않지만, 기념으로 하나쯤 사볼 법한 질 좋은 기념품들이 꽤 있다.
글로벌 브랜드의 제품이 마우이 스페셜 에디션으로 나온 것도 있으니 잘 살펴보면 보물을 건질 수 있다.
▲ 마음에 들었던 빈티지 포스터 가게. 부피가 큰 것은 해외 배송을 해주기도 한다.
▲ 거리 한편에서는 하와이 꽃목걸이인 '레이(Lei)' 만들기 교실이 열리고 있었다.
오전 11시부터 4시까지 열리는 하루 코스였는데, 시간이 있다면 한번 참여해보고 싶었다.
거리 끝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해변이 있다. 햇살이 부서지는 투명한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으니 돌아가기가 싫다.
라하이나 거리는 하루쯤 시간을 투자해 쇼핑도 하고, 맛집 & 카페 탐방, 산책도 하며 보내면 좋을 것 같다.
구름 속의 산책, 할레아칼라 국립공원
이제 마우이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할레아칼라 국립공원(Haleakala National Park)으로 향한다.
고도가 조금씩 높아질수록 산에 걸린 구름도 조금씩 가까워 진다.
하와이에서 가장 높은 곳, 할레아칼라에는 천문대도 있다.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어 있어 내부를 볼 수는 없었지만, 존재 자체로 우주적인 풍경이었다.
스탠리 큐브릭이 '201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촬영한 곳, 저 뒤편으로 가면 사뿐사뿐 구름을 밟고 달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해가 뉘엿뉘엿 진다. 구름 아래로 해 지는 모습을 구경하러 사람들이 모여든다.
할레아칼라는 하와이에서 가장 멋진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구름 때문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누구나 그 장관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내가 이곳에서 점프 샷을 찍으니, '완전 쿨하다'며 따라하는 커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