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터키식 빈대떡, 괴즐레메

'할머니의 음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집에서 먹는 듯한 소박한 음식이지만 직접 정성스럽게 만든 할머니 표 음식은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깊은맛이 있죠. '정성, 고집스러운 맛, 넉넉한 인심, 좋은 재료'는 할머니 음식의 철학을 대표하는 키워드일겁니다. 

터키의 시골마을에는 할머니가 직접 굽는 괴즐레메(Gözleme)가 있습니다. 괴즐레메는 얇게 펼친 밀가루 반죽에 다진 채소나 고기를 넣고 기름기 없는 화덕에서 구운 일종의 터키식 빈대떡인데요. 머리엔 동그란 히잡을 쓰고, 항아리 같은 몸빼바지를 입은 할머니들이 부쳐주는 괴즐레메는 우리네 할머니들이 부쳐주시는 파전을 생각나게 합니다.

컨셉은 파전, 모양은 호떡, 맛은 군만두인 터키 전통음식 '괴즐레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이기 때문에 터키를 여행하다 보면 오토뷔스(장거리 고속버스) 휴게소나 유원지 입구에서 흔히 괴즐레메를 파는 간이 식당을 볼 수 있습니다. 재밌는 것은 시골로 갈수록 인심이 후해져 괴즐레메의 크기도 커진다는 것~ 신선한 재료를 넉넉히 넣어 먹으면 왠지 건강해질 것 같은 이 음식은 보통  한장에 2~3TL (한화 2천 원) 정도입니다. 출출할 땐 괴즐레메에 맥주 한잔도 괜찮겠죠? ^^

터키 할머니께 직접 전수받는 괴즐레메 레시피
오늘은 음식 소개와 함께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괴즐레메 레시피를 터키 할머니께 직접 전수받아볼까 합니다. 보기엔 쉬워 보이지만 밀가루 반죽을 얇게 펴는 기술이나 속을 넣은 괴즐레메를 뒤집는 노하우가 있으니 동영상으로 잘 보시기 바랍니다.


괴즐레메를 만드는 곳에는 항상 둥근 테이블과 솥뚜껑같이 생긴 팬이 있습니다. 식당에 메뉴가 없어도 솥뚜껑 팬이 있다면 그곳에선 괴즐레메를 먹을 수 있다는 뜻.

 1.  밀가루와 물로만 반죽해 이스트로 부드럽게 부풀린 반죽을 떼어 덧가루를 뿌리며 동글동글 빚습니다.

 2.  회초리처럼 가는 밀대로 반죽을 둥글넓적하게 폅니다. 만두피처럼 얇게 미는 것이 포인트.
  

 3.  시금치, 치즈, 감자, 고기 등을 올리고, 소금과 올리브유만으로 간을 합니다. 재료는 따로 넣기도 하고 몇 가지를 섞어 넣기도 합니다. 욕심 많은 저는 모두 섞어서~ :)

 4.  내용물이 빠져나오지 않게 접은 후, 밀대로 날렵하게 말아 달궈진 팬 위에 펼칩니다. 속이 비칠 정도로 얇게 밀어 내용물을 가득 넣었는데, 서로 붙지 않고 터지지 않는 것이 신기하죠?

 5.  한 면이 익으면 긴 막대를 이용해 뒤집어 남은 면을 익힙니다.
 

 6.  노릇하게 익은 괴즐레메를 4등분으로 잘라 접시에 올리면 끝. 터키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칼을 봤는데, 괴즐레메를 써는 도끼 같은 칼은 하나 사오고 싶을 정도로 탐이 나더군요. 

 7.  완성된 괴즐레메. 갓 구워 김이 솔솔 나는 괴즐레메는 바삭하고 짭조름한 맛이 군만두와 비슷합니다. 

제가 맛본 최고의 괴즐레메는 셀축 지역의 오솔길에 있었는데요. 에페스 유적 근처의 '7인의 잠자는 동굴' 앞에서 우연히 발견한 식당입니다. 가건물의 쓰러질듯한 분위기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장작불을 지펴 구운 초대형 괴즐레메의 맛은 가히 환상적이었습니다.

괴즐레메 전문점 내부에는 전용 화덕이 있고 알록달록 몸빼바지 입은 푸근한 터키 할머니들이 담소를 나누며 괴즐레메를 구워줍니다. 


이스탄불의 고급 식당에서도 전통의상을 입고 괴즐레메를 부치는 여인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터키에서는 터키 스타일대로, 시골 할머니의 손맛이 살아있는 괴즐레메를 꼭 한번 맛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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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9)

  • 2010.04.30 13:18

    걸어서 세계속으로에서 카파도키아 편에 괴즐레메가 등장했었죠.
    방송에 출연한 아주머니 손놀림은 엄청나게 빨랐는데,
    그린데이님이 담아오신 동영상 속 할머니는 어째 카메라 때문인지 긴장하신 것 같은데요?ㅎㅎ
    곧 먹어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기분이 붕붕 뜨네요 ^.^

    • 2010.05.01 02:12 신고

      걸어서 세계속으로 카파도키아편을 봐야겠군요. ㅎ
      달인이 출연하신건 아닌지..^^

  • 2010.04.30 18:29

    ^^그린데이 님, 따뜻한 위로 고맙습니다. 네, 5월 중 날씨 괜찮은 날로 골라 넷(!!!)이 모여서 차 한 잔 마셔요. 그린데이 님이 추천해 주신 책 읽고 다솔이가 세 살이 되는 내년부터 저도 여행 시작해 볼까 해요^^

    • 2010.05.01 02:14 신고

      넷이 갈 수 있는 멋진 카페를 물색해봐야겠군요. ^^
      멋진 계획 세우시는 일레드님이 부러워요~

  • 2010.04.30 21:59

    빈대떡이 먹고 싶군요.

    • 2010.05.01 02:17 신고

      제가 주로 활동하는 시각이 자정 넘어서라 그런지
      여행기를 정리하며 비 오는 이스탄불 사진을 자주 봐서 그런지
      계속 창밖에 비가 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요.
      늘 파전에 맥주 한잔하고 싶단.. ㅎ

  • 2010.05.01 01:52

    이름이 참 특이하네요 ^^;;
    터키 요리는 오로지 케밥? 밖에 먹어보질 못했는데...

    • 2010.05.01 02:19 신고

      이름이 좀 그렇죠? ^^
      스타워즈를 찍은 밸리의 이름은 '으흐랄라 밸리'이고 동화같은 샤프란볼루의 언덕 이름은 '흐드를륵 언덕'이란 소릴 듣고 어찌나 웃었는지... 잘 외워지긴 하더라구요. ㅎ

  • jima
    2010.05.01 04:11

    안녕하세요 그린데이님...카페에 올려주신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처음에 마지막 그린데이 온더 로드...이거 보고 여행사 이름인줄 알고 깜짝 놀랬어요ㅜㅡ 여행사 직원분인줄 알고ㅜㅡ 사진과 글 잘 보고 잘 읽고 갑니다^^; 글과 사진 모두 너무 따뜻하고 좋아요^^;

    • 2010.05.01 14:15

      앗. jima님께서 다오시고. 반갑고 감사합니다.
      여행사 직원... ^^;;;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네요. ㅋ
      차를 렌트해서 캠핑도 하는 다니는 카파도키아 여행도 해보고 싶은데, 제가 있을땐 이벤트 전이었어요. 흑.

  • 2010.05.04 02:04

    쓰읍~ 먹고프네염~
    저 칼은 약간 무섭네여~ㅎ

  • 2010.05.06 11:35

    괴즐레메. 왜 과메기가 생각나는거지.
    그나저나...초록날님은 카메라 뭐 쓰시고 계셔요-ㅁ-?

    • 2010.05.12 14:13

      EOS 500D + 번들렌즈로 빈곤하게 쓰고 있습니다. ^^
      어디갈땐 로모와 폴라로이드도 챙기는데, 요즘엔 늘 짐만되고 있어요. 그래도 미련을 못버리고...;

  • 2010.05.19 00:47

    와~ 영상도 너무 재미있어요. 직접 만드는 거 보니까 재밌네요. 할머니 인상도 참 푸근해보여요. 저는 왜 못봤을까요? 왠지 담백해보이는 느낌이 좋네요~ 좋은하루 되세요!

    • 2010.05.19 17:35 신고

      전 뭐 쭉 찍어서 붙이기만 했습니다...; 코스트라마님의 영상편집술이 부러울 따름~ ^^
      터키 사람들은 저런 음식만 먹고 살아서 헬씨할것 같은데, 의외로 콜라와 담배에 중독되어 있어 건강하지 못하다고 하더라구요. 안타까운 일.
      코스트라마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 2010.05.26 00:08 신고

    이 시간에 보니까 너무 괴롭습니다^^;

    • 2010.05.26 00:23 신고

      ㅋㅋ 늦은 시각에 음식사진을 보는건 정말 괴롭죠.
      그럴땐 그냥 얼른 주무심이.. ^^

  • 2010.06.01 09:17

    저렇게 풍성한 괴즐레메를 드셨다니..!! 이스탄불에서만 먹었던게 너무 아쉽네요ㅜ
    정신이 없어 연락은 못드렸지만 일하는 틈틈이 들러보고 있답니당~으흐흐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