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밤에 즐기는 캠핑의 정취, 난지캠핑장

햇볕은 쨍쨍, 바람은 산들산들, 녹음이 우거지는 바야흐로 캠핑의 계절입니다.

작년에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에서 첫 캠핑을 경험한 저희 부부는 캠핑의 매력에 빠져 요즘 틈나는 대로 캠핑용품을 사 모으고 있는데요. 어디에서 올해의 첫 캠핑을 시작할까 이야기하다가 말을 꺼낸 바로 그날 밤, 난지 캠핑장을 찾았습니다.

 

 

난지캠핑장은 피크닉 지역과 텐트 지역을 구별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피크닉 지역은 텐트를 치지 않고 간단한 취사를 할 때 당일 방문이 가능하고요, 텐트 지역은 자가 텐트를 설치하거나 텐트를 임대해 숙영을 할 때 미리 예약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희처럼 '지금 당장' 캠핑을 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쉽지만 피크닉 지역에서 바베큐 파티를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데요. 그래도 한강 곁에 그늘막 텐트를 치고 그릴에 불을 지피면 그럭저럭 캠핑 분위기가 나는 곳입니다. 


 

작년에 이미 수차례 난지 캠핑장에 다녀와서 '캠핑장에서 어떻게 놀아야 할지' 아는 첫째와 젖먹이 둘째도 함께 피크닉에 나섰습니다. 사실 이번 나들이는 본격적으로 캠핑을 나서기 전에 둘째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보는 예행연습 이었는데요. 텐트에서 잘 놀고 유모차에서 잘 자는 모습을 보니 올 여름엔 함께 캠핑을 다녀도 좋을 것 같네요.


 

자리를 잡아 그늘막 텐트를 치고 첫째와 캐치볼을 하며 놀다보니 날이 금방 어두워졌습니다. 저희가 도착한 시각은 주말 저녁 7시쯤이었는데, 낮 동안의 소란스러움도 이때쯤이면 좀 잠잠해지고 여유로운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단, 해가 진 후이니 성능 좋은 랜턴이 필요한데요. 미처 준비하지 못하신 분들은 약간의 비용을 지불하고 현장에서 빌릴 수 있습니다.


저녁시간에 난지캠핑장을 찾으면 또 좋은 것이 굳이 그늘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이미 날이 어두워졌으니 더 속닥한 분위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즐기기에도 좋고요. 저희가 갔을 때는 이미 돗자리를 펴고 누워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 가족을 위해 준비한 메뉴는 부채살 스테이크와 삼겹살, 달래 무침과 냉이 된장찌개입니다. 캠핑장 가는 길에 근처 재래시장인 망원시장에서 상추와 마늘도 좀 샀고요. 잠깐의 피크닉이지만 테이블보도 제대로 씌우고 한껏 분위기를 냈습니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는 테이블에서 숯불까지 모두 대여해서 사용했었는데요. 이제는 피크닉에 필요한 장비는 대충 갖췄습니다. 챙길 때는 귀찮아도 막상 차리면 먹기 편하고, 분위기 있어 좋더군요.



불 피우고 고기 굽는 것은 언제나 남편의 몫. 연애시절 자상하고 꼼꼼하게 고기를 구워주는 모습에 반해 결혼까지 했다지요. ㅋ
숯불에 지글지글, 그릴 자국이 선명한 삼겹살이 먹기 좋게 익어갑니다.



마늘이나 양파 등 잘게 썬 야채는 이렇게 꼬치에 끼우면 손쉽게 구울 수 있습니다. 이런건 미리 집에서 준비해 주는 센스~



잔불에 구워먹는 고구마도 빼놓을 수 없는 캠핑의 매력! 아무리 많이 먹었어도 고구마 배는 또 따로 있는것 같아요.



평소에는 잘 먹지 않지만, 캠핑장에만 나오면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는 딸아이는 일찌감치 식사를 마치고 옆 텐트의 또래 친구를 사귀었습니다. 한참 술래잡기를 하더니 우리 텐트로 데려와 코펠 몇 가지로 소꿉놀이를 시작하네요. 적극적으로 친구를 사귀고 어울리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밤 10시가 넘자 장내 정숙을 유도하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건너편 몽골 텐트에서는 잘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피크닉 사이트에 설치된 몽골텐트는 미리 예약하면 숙영이 가능합니다. 사실 피크닉 지역도 텐트만 칠 수 없다 뿐이지, 이용시각이 오전 11시부터 다음 날 아침 10시까지이고, 샤워장 등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으니 날씨만 춥지 않다면 숙박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날이 따뜻한 요즘, 그늘막 텐트에서 밤샘을 하시는 분들이 있더군요.

캠핑을 즐기시는 분들 사이에서 난지 캠핑장은 가지 말아야 할 곳 1순위로 꼽힌다고 합니다. 소란스러운 분위기와 고기굽는 매캐한 냄새가 싫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초보 캠퍼들에게 이곳은 손쉽게 캠핑을 시작할 수 있어 아직 매력적인 곳입니다. 캠핑이 가고 싶지만 여유가 없으신 분들이나 캠핑 자체는 부담스러워 분위기만 느끼고 싶으신 분들께도 적당한 곳이고요.


좀 덜 붐비는 캠핑장을 기대하신다면 평일 저녁, 어두워질 때를 공략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굳이 땡볕에서 고생하지 않아도 되고, 쾌적한 분위기에서 가족, 친구와 함께 피크닉을 즐길 수 있으니까요. 초여름 밤에 바베큐를 즐기며 시원하게 마시는 맥주 한 잔의 여유. 이번 주말 난지 캠핑장에서 한번 누려보세요.  ^^

 

[Tip] 난지 캠핑장

  홈페이지: www.nanjicamping.co.kr
  전화번호: 02-304-0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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