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서 먹어본 그 맛~! 양갈비 야매 스테이크
- 내맘대로 세계요리
- 2012. 8. 14. 08:01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던 어느 날이었다.
1년 중 가장 더운 기간을 이르는 삼복(三伏), 그중 마지막이자 가장 덥다는 말복(末伏).
늘 먹던 삼계탕 말고 뭔가 색다른 보양식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문득 지난 터키여행에서 맛있게 먹었던 양갈비가 떠올랐다.
(관련 글: 양갈비가 유명하다던 이스탄불 '하타이 레스토랑 (HATAY Restaurant)')
이스탄불 HATAI Restaurant에서 먹어본 양갈비, 피르졸라
터키어로 피르졸라(Pirzola)라고 불리는 양갈비. 육즙이 잘잘 흐르는 양갈비는 그 어느 갈비보다도 부드럽고 감칠맛 나 세계 어디에서도 고급 음식으로 평가된다. 요즘은 한국에 양꼬치나 양갈비를 파는 음식점들이 많이 생겨 예전보다 쉽게 양갈비를 접할 수 있게 되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양갈비는 호텔이나 이태원, 조선족이 모여 사는 가리봉동 연변거리에서나 만날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집에서 한번 요리를 해보려고 해도 이 '양갈비'라는 재료는 백화점 마트나 인터넷 정육점에 있으니 쉽게 사지 못할뿐더러, 언제 수입 된 것인지, 육질은 어떨지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날~!
말복을 하루 앞둔 2012년 8월 6일 오후. 코스트코의 램랙(Lamb Rack)이 운명처럼 다가왔다.
그것도 부드러운 육질이 일품이라는 프렌치랙(Frenched Rack)으로~
양갈비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누는데 어깨 부위인 숄더랙과 배를 감싸는 프렌치랙이 있다.
돼지고기로 치면 삼겹살이 있는 부위를 감싸고 있는 프렌치랙은 고급레스토랑에 납품되어왔던 고급 부위.
가격이 좀 사악하긴 했지만, 직접 고른 두툼한 냉장 양갈비를 저 가격에 구할 수 있는 게 감사할 따름~
하지만 고민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일단 사오긴 했는데, 대체 어떻게 손질하는 거야? ==;
잘 구워진 양갈비를 먹어만 봤지, 생고기를 마주한 건 처음이었기에 여덟대나 되는 양갈비를 앞에 두고 나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일단 먹기 좋게 잘라보기로 했다. 한 대씩.
올여름이 시작될 무렵, 페이스북 CJ팬페이지 이벤트에 응모했다가 덜컥 당첨된 CJ 캠핑음식 패키지 두 박스.
그 속에 들어있던 깨알같은 캠핑 음식 재료 중 '천일염으로 만든 허브맛 솔트'를 사용해보기로 했다.
이제 본격적인 마리네이드 작업... 에 앞서 일단 아이패드로 폭풍 검색.
양갈비는 대부분 올리브 오일과 양파, 소금, 후추, 허브 등으로 밑간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향이 좀 독특한 양고기의 레서피는 대부분 그 독특한 향, 다른 말로 노린내를 잡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었는데, 그래서 민트 등 향이 강한 허브를 추가로 넣기도 했다.
이번 요리는 '터키에서 먹어본 소금구이 양갈비'가 컨셉이므로 나는 기본 양념에 다진 마늘만 추가해 넣기로 했다.
30분 이상 재운 양갈비는 올리브유 바른 프라이팬에서 겉면만 익어 육즙이 빠져나오지 않을 정도로만 살짝 굽는다.
(사진에 터키에서 사온 도기로 장식한 주방 풍경을 의도적으로 넣어봤다. ㅎㅎ)
지글지글~
잘 익은 고기를 원한다면 이 상태에서 21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7분 정도 구우면 되고, 미디엄 상태도 좋다면 계속 팬에서 구워내도 좋다. 때는 말복이었으므로 나는 집안 온도를 후끈 달구는 오븐 따위는 예열하지 않았다. 계속 프라이팬에서 굽는 걸로!
고기가 익을 동안 감자도 웨지감자도 만들었다. 전에 통감자를 그대로 썰어 오븐에 돌렸더니 20분을 돌려도 속이 익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던 경험이 있어 이번엔 감자를 살짝 삶아 잘랐다. 사실 감자는 양갈비를 손질할 때부터 삶고있던 터라 (깜빡했단.) 그대로 먹어도 좋을 만큼 익어있었으나 컨셉은 웨지감자였으니 일단 자르는 걸로.
삶은감자는 따끈할 때 버터, 허브솔트와 함께 살살 버무려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10분 정도 겉만 노릇하게 익혀준다. 어쩔 수 없이 오븐을 돌려야 하는구나...
짜라잔~!
육즙이 좔좔 흐르는 '그린데이표 양갈비 야매 스테이크' 완/성/ !
터키에서처럼 갈비는 손으로 잡고 먹기 좋게 호일로 감쌌다.
세팅을 하는 동안 퇴근한 남편이 집에 왔다. 양갈비를 좋아하는 가족은 서둘러 착석.
날이 더우니 30분 정도 냉동실에 넣어둔 시원~한 맥주도 함께 세팅했다.
양갈비, 터키에서 먹어본 그 맛이 나느냐고?
에이~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지.
진아도 한대 움켜쥐고 뼈에 붙은 살까지 발라 먹을 정도로 좋아했다는.
한가지 실수라면 마늘을 넣어 양갈비 향이 묻힌 것인데, 덕분에 양고기 특유의 냄새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추천할만하다.
다음엔 소금과 후추만으로 밑간해 다시 도전해보기로...
그린데이의 내맘대로 세계요리, 어쨌든 이번 요리도 석세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