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5. 10. 21. 23:59
결혼 후로는 매년 추석 두 주 전에 찾게되는 제천. 늘 '벌초'를 이유로 떠나지만, 10년째 여전히 철없는 며느리는 그저 콧바람 쐬는 것에 신이 난다. 느릿느릿 여름을 나고있는 산과 들, 강변을 끼고 달리는 탁 트인 도로, 이따금씩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오토바이들의 행렬에 내 자유로운 영혼을 실어 보낸다. 사실 오늘 이야기는 무려 한 달이나 지난 제천, 단양 여행기다. 그냥 스킵할까 했지만, 꼭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 더 늦기 전에 포스팅 해 본다. 청명한 하늘과 탁 트인 도로, 강변을 낀 드라이브 코스. 이런 길을 달릴 수 있다면 누가 벌초를 마다하겠는가~ (물론 내가 풀을 베지 않아서 하는 말이지만... 풀은 베지 않아도 아침 일찍 음식을 마련하니 쎔쎔!) ▲ 금강산을 닮은 금월봉에서. 손자 손녀 사랑..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5. 4. 14. 12:05
벼르던 봄 여행을 다녀왔다. 벚꽃 봉우리가 맺힐 즈음부터 지난 봄꽃 사진들을 뒤적이며 원고와 씨름을 했던 터라, 간절히 떠나고 싶던 어느 날이었다. 때맞춰 일기예보도 전에 없던 맑고 따뜻한 날씨를 알렸다. 한 가지 변수라면 요즘 야근과 주말 출근을 계속하고 있는 스티브가 시간을 내기 어려웠던 것. 예약한 숙소를 취소했다가 다시 예약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결국 약속했던 날씨에 함께하고 싶었던 지인 가족과 떠날 수 있었다. 목적지는 벚꽃 축제가 시작되는 충북 제천. 매년 이맘때면 전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는다고 들었는데, 금요일 오후라 그런지 서울을 벗어나니 생각보다 한산했다. 역시 명성대로 청풍호반을 따라 벚나무가 길게 늘어서 벚꽃시즌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라고 할만 하다. 그런데, ..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3. 9. 27. 13:28
어느 해보다 뜨거웠던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 캠핑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시즌'이 돌아왔다는 뜻. 지인들은 가을 캠핑을 위해 간절기용 난로와 온수매트를 준비하는 등 주말 캠핑을 떠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떠나기 좋은 계절, 캠핑계획을 세우는 주변을 보며 나도 들썩들썩~. 돌이켜보니 나도 올해는 소원하던 '가족과 캠핑'을 다녀왔다. 봄에 미서부 캠핑을 다니며 장만한 하계용 매쉬 텐트를 들고, 단양 계곡으로 떠났더랬다. 고작 한달 남짓 되었는데 꽤 오래전 기억처럼 떠오르는 추억... 그도 그럴 것이 당시와 지금의 온도 차이가 한 20도쯤은 나는 것 같다. 무더웠던 지난 여름날 캠핑 이야기, 더 늦기 전에 풀어본다. 캠핑 인구가 부쩍 늘어서인지, 수도권 인근의 캠핑장들은 가을 성수기 뿐 아니라, 겨울을 ..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0. 11. 29. 10:38
단양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던 중,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제대로 된 토종 닭집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간 맛집이 있습니다. 이름 하여 '향산 휴게소'. 음식점이 아니라 휴게소라니? 게다가 상호가 적힌 간판마저 나무에 가려져 웬만한 눈썰미로는 찾아가기 어려운 곳이라는 설명에 비밀의 화원이라도 찾아 나선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간판도 없는 허름한 식당이지만, 직접 기른 시골 닭으로 만든 백숙과 볶음탕은 단연 최고라는 평에 더더욱 호기심 발동~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넣고 휴게소를 찾아 나섰습니다. 향산 휴게소 식당의 전경. 눈을 부릅뜨지 않으면 지나치기 십상입니다. 단양에서 영월 방향으로 20여 분을 달려 물어물어 찾아낸 식당. 출발 전에 전화로 미리 주문한 덕에 보글보글 끓고 있는 닭볶음탕을 만날..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0. 11. 12. 08:43
붉게 물들어가는 가을의 절정. 예년보다 열흘 가까이 늦었다지만 유난히 고운 올해 단풍에 설악산을 비롯한 전국의 단풍 명소들은 여행객들로 붐볐는요. 그린데이도 10월말 남한강 줄기를 따라 한적한 충북 단양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단양의 단풍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산과 계곡이 어우러져 색다른 풍경의 단풍놀이를 만끽할 수 있고, 역사와 문화가 깃든 단양의 명승지들을 함께 볼 수 있어 가을 여행지로 제격인 곳이죠. 단양은 옛날부터 '단양팔경(丹陽八景)'이란 말이 전해올 정도로 아름다운 명승지가 많은 곳입니다. 이 곳의 빼어난 경치를 일컬어 퇴계는 중국의 소상 팔경이 이보다 나을 수 없다며 극찬했다고 하는데요. 팔경을 가까운 여행지별로 묶어 1 코스인 도담삼봉과 석문, 2 코스 - 구담봉, 옥순봉, 3 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