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0. 9. 21. 02:33
최근엔 아이와 함께 책 읽는 재미에 빠져 있다. 집 근처에 아이 눈높이에 맞는 책들만 모아놓은 어린이 도서관이 있는데, 이 도서관에 오르는 좁은 오솔길에는 아름드리 나무가 울창하고 인적이 드물어 마치 우리만의 비밀장소로 여행을 떠나온 기분이 들어 참 좋다. 딸아이가 볼만한 그림책들을 빌려와 거실 바닥에 주욱 늘어놓으면 부자라도 된 기분. 그런데 책을 몇 번 빌려보다 보니 조금씩 이상한 점들이 눈에 띈다. 두 돌 즈음한 아이가 보는 책이다 보니 주로 동물, 야채, 탈것 등이 등장하는 그림책이 대부분인데, 한국에는 없는 탈것인 모노레일, 한국에 있긴 하지만 생김이 다른 야채와 과일들이 보인다. 서양것 같지는 않은데, 조금씩 다른 그림들. 그럴때마다 저자를 보면 어김없이 일본인이다. 작정하고 유아서적코너를 훑..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0. 2. 18. 14:20
짧은 설 연휴의 마지막날 밤. CGV 트랜드 마케팅 팀에서 런칭했다는 타임스퀘어의 PUB Project를 찾았습니다. 라이브 공연이 펼쳐지는 괜찮은 펍이라는 얘기만 듣고 찾아갔는데 라인업이 꽤 화려합니다. 제가 한때 좋아했던 얼스, 베짱이, 와이낫 같은 스타급 인디밴드들이 보입니다. 12일 공연을 봤어야 했는데... ㅠㅠ 슈무커 헤페 바이젠 (Schmucker Hefe Weizen) 슈무커 헤페 바이젠 생맥주가 나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되고 있어 스티뷰와 한 잔씩 시켰습니다. 파는 곳이 많지 않아 오래전 홍대 아지오에서 맛본 이후 통 기회가 오지 않았었는데... 이곳 맥주 리스트에 있는 슈무커를 보고는 서로 고민없이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등장한 맥주. 슈무커 전용 잔에. 저 풍부한 거품하며... 잔 위로..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0. 2. 14. 22:55
태어나 두번째 설이자 설빔 제대로 차려입고 맞은 진아의 첫 설. 돌 때 맞춘 한복이 딱 맞아 족두리까지 갖춰 쓰고 할머니께 특훈 받은 세배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오늘 하루였습니다. 덕분에 진아의 복주머니도 두둑해졌죠~ 그러나 제게 오늘은 조금 충격적인 시간이었습니다. 친척들로 북적이는 자리에 적응하지 못한 진아가 내내 할아버지 품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가 아니면 어떻게 해도 달래지지 않는 아이를 보며 전 세월의 무게와 서운함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진아를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서는 한동안 소프트 랜딩하는 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함께할 시간이 더 많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죠? =) 봄 분위기 물씬 나는 외할머니의 최신작을 배경으로 설빔 곱게 차려입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