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3. 2. 21. 07:30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던 어느 평범한 주말 저녁, 남편에게 문자 한 통이 날아들었다. 내용을 슬쩍 보니 광장시장 번개를 청하는 동생의 제안이었다. "지금? 아이들을 데리고?" 광장시장 밤벙개는 보나마자 술 번개. 복잡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종로 한복판이니 차를 가져갈 수도 없고, 어떻게 시장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해도 좁고 사람 많은 시장통에서 과연 제대로 한 잔이 가능할까 걱정이 됐다. 하지만, 말을 뱉고 보니 또 못할 것도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여행도 다니는데... 그깟 시장 쯤이야. 내가 광장시장을 다니기 시작한 건, 10여 년 전 풋풋했던 신입사원 시절부터였다. 당시 난 연수원에서 만난 남자친구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이곳 칼국수를 맛봤는데, 즉석에서 반죽을 썰어 한 그릇 가득 끓여내는 국수가 정..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0. 4. 30. 07:00
'할머니의 음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집에서 먹는 듯한 소박한 음식이지만 직접 정성스럽게 만든 할머니 표 음식은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깊은맛이 있죠. '정성, 고집스러운 맛, 넉넉한 인심, 좋은 재료'는 할머니 음식의 철학을 대표하는 키워드일겁니다. 터키의 시골마을에는 할머니가 직접 굽는 괴즐레메(Gözleme)가 있습니다. 괴즐레메는 얇게 펼친 밀가루 반죽에 다진 채소나 고기를 넣고 기름기 없는 화덕에서 구운 일종의 터키식 빈대떡인데요. 머리엔 동그란 히잡을 쓰고, 항아리 같은 몸빼바지를 입은 할머니들이 부쳐주는 괴즐레메는 우리네 할머니들이 부쳐주시는 파전을 생각나게 합니다. 컨셉은 파전, 모양은 호떡, 맛은 군만두인 터키 전통음식 '괴즐레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이기 때문에 터키를 여행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