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중국, 대만 그린 데이 2010. 12. 22. 04:44
그날, 거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길바닥은 물론이고 지붕 위에까지 사람들이 가득 찼다. 중국 최후의 황후가 시집을 가는 성대한 의식을 구경하기 위해, 사람들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고 있었다. (......) 마침내 완룽이 나타났다. - 제국의 뒷길을 걷다 (김인숙) P.124 완룽은 푸이와 동행하지 못했다. 일본이 패망하고 만주국이 그 깃발을 내린 후 푸이가 일본으로 망명을 시도할 당시, 완룽은 이미 절망적인 상태의 아편 중독자였다. 그녀는 혼자서는 일어서지도 못했고, 씻지도 않았고, 아무 데나 똥오줌을 묻히는 상태였다. 대부분의 시간 정신이 혼미하여 사람을 잘 알아보지도 못했는데, 헛소리처럼 중얼거리는 말은 그의 아비에 대한 저주에 가까운 욕설뿐이었다. 어째서 하필이면 아비였을까. 그것은 아..
센티멘탈 여행기/중국, 대만 그린 데이 2010. 12. 21. 07:30
중국을 제대로 보려면 '후통(胡同)'에 가보라고들 한다. 후통은 '베이징에 있는 좁은 골목길'을 이르는 말로 서울의 북촌 한옥마을처럼 오래된 전통 가옥들이 모여있는 길이다. 북경에는 아직도 원나라 시기부터 조성된 수천, 수만 개의 후통이 존재하는데, 스차하이라는 호반 근처에는 황족의 저택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 길은 고관대작의 저택들과 그 사이에서 생활하는 현대 중국인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골목으로 유명하다. 좁은 길이 많아 자전거로, 혹은 걸으며 볼 수밖에 없는 이곳을 보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은 인력거 투어. 후통에 얽힌 옛이야기를 들으며 천천히 누비는 골목골목은 중국을 조금 더 가깝고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스차하이 주변에는 이렇게 인력거꾼들이 길게 늘어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인력거 투어를..
센티멘탈 여행기/중국, 대만 그린 데이 2010. 12. 13. 09:22
여행하면서 제시간에 끼니를 챙겨 먹기란 참 쉽지 않습니다. 특히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곳이라면, 길이라도 한번 헤매기 시작하면, 그것이 점심이라면 햄버거로 대충 때우고 말까 하는 유혹이 시작됩니다. 2시가 훌쩍 넘은 시각에 도착한 베이징 스차하이. 세 시간을 내리 걸은 탓에 돌이라도 씹을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여행자의 욕심은 아직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을 향해 있었습니다. 더는 아무거나 먹을 수 없다는 일념으로 관광안내센터를 찾았고, 다행히 근처에 원조 자장면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식당을 소개받았습니다. 제가 찾아간 곳은 '징웨이미엔따왕 (京味面大王)'이라는 면 전문점입니다. 대로변에 있는 큰 음식점이라 찾기 쉽더군요. 옛스러운 건물의 외관과 입구에서 마주친 청대 변복을 입..
센티멘탈 여행기/중국, 대만 그린 데이 2010. 12. 7. 07:30
봉인된 미션을 찾아 떠났던 베이징 여행,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급하게 떠나느라 준비가 미흡해 매우(!) 좌충우돌했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지난 3박 4일이네요. 미션은 완수 했냐고요? 글쎄요~^^ 비밀은 아래 사진들 속에 있으니 어떤 미션이었을지, 과연 성공은 했을지 여러분께서도 한번 추측해 보시고요~ 첫 포스팅은 간단하게 사진으로 스케치하고 차차 재밌는 얘기 풀어보겠습니다. 공원에서 무술을 연마하시던 인상 좋은 할아버지와 함께. DAY 1 인천 - 베이징 서우두 공항 - 798예술구 - 이케아 베이징으로 떠나는 12월 2일, 서울의 아침은 온통 짙은 안개로 덮여 있었다. 공항으로 가던 중 확인한 뉴스에서는 국내선 항공편의 결항과 국제선의 착륙 지연 소식을 전하고 있었고, 여행 준비에 사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