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1. 1. 10. 14:39
필름이 감기지 않는다. 셔터도, 조리개도,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다.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듯 모든 것이 한데 엉겨붙어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정말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유채꽃밭에서의 스티브 집 앞 공원, 만개한 벚꽃. 로모(LOMO LC-A)를 처음 만난 건 2001년 4월이었다. 첫 직장에서 받은 첫 월급으로 산 내 첫 선물. 무뎌진 감각을 자극하는 독특한 감성의 사진도 좋았지만 구소련에서 사용하던 스파이 카메라였다는 믿거나 말거나 스토리가 마음에 들었다. 피사체에 초점이 잘 맞는, 날씨에 따라 뿌연 흔적만을 볼 수 있는 이 장난감 같은 카메라로 어떻게 스파이 활동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가끔은 놀랄 만큼 생동감 있는 사진이 찍히기도 했다. 스물 몇 장의 사진을 버려도. 무뎌진 감성을 자..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태국 그린 데이 2010. 8. 18. 09:39
해가 뉘엿뉘엿한 오후가 되면 거리로 나온 노점상들의 손수레에는 식욕을 자극하는 먹거리들이 넘쳐납니다. 단정히 썰어놓은 천연색 열대 과일들, 숯불 향 가득한 닭꼬치, 매콤한 쏨땀, 갓 구운 바나나 팬케이크에 시원한 과일주스까지. 거리를 걷다 보면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이는 음식들이 끊임없이 나타나는데요. 호기심에 하나둘 사 먹다 보면 어느새 속이 든든해져 한 끼 식사가 돼버리죠. 오늘은 태국여행의 로망을 불러일으키는 길거리 군것질 베스트 10을 준비했습니다. 혹시 태국여행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리스트를 챙겨놓으셨다가 보일 때마다 하나씩 드셔 보세요~ (군것질이니 그릇에 담아 나오는 밥이나 국수는 제외했습니다. ^^) 1. 꼬치구이 각종 해산물과 어묵, 소시지 등을 숯불에 구워 파는 꼬치 노점, 방콕 야왈랏 ..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태국 그린 데이 2009. 5. 19. 00:28
맑은 날씨에 퇴근후 운동을 좀 했더니 시원~한 맥주 한잔이 간절한 밤입니다. 맥주는 언제나 시원해야 제맛이죠. 퇴근 길 동료와 함께하는 생맥주 한잔, 한가한 홍대 앞 놀이터 벤치에 앉아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악 소리에 추임새를 넣으며 병맥주를 들이킬 때, 운동을 마치고 샤워 후 살얼음 낀 맥주를 냉동실에서 꺼내 마실 때, 그리고 더운 여름날 타는 목을 축이며 어디든 노천에 앉아 마시는 맥주 한잔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휴식의 맛입니다. (이미지 출처: examiner.com) 맥주는 역시 분위기 있는 Cafe보다는 소란스러운 Bar나 활기넘치는 사람 많은 장소에 어울립니다. 붉은 노을이 번져오는 열대야의 후텁지근한 해 질 녘, 북적이는 카오산 거리 한복판에 간이의자를 펴고 앉아 마시는 차가운 SINGHA..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태국 그린 데이 2009. 1. 30. 07:54
여행을 하다 보면 아침 일찍 길을 나서는 경우가 많다. 특히 태국같이 더운 나라는 한낮을 피해 서늘한 아침과 저녁에 주로 다니게 된다. 부지런한 배낭족에게 반가운, 한 끼 든든한 아침에만 만날 수 있는 길거리 음식들을 로모로 담아봤다. 숯불에 구운 즉석 토스트 두 쪽을 구워 크림과 딸기잼, 마가린을 발라 반으로 잘라준다. 간단한 토스트로 아침 한 끼 해결하는 것은 세계 어디나 비슷한 것 같다. 숯불에 구운 찹쌀 주먹밥, 카우니여우 카우니여우는 대표적인 이싼지방(치앙마이를 중심으로 한 북부지방)음식이지만 방콕 시내의 거리에서도 볼 수 있다. 둥글 넓적하게 뭉쳐서 숯불에 한번 노릇하게 구워준다. 하나에 10밧. 400원쯤 되는 것 같다. 보통 쪄서 바나나 잎에 싸서 파는 음식인데, 아침이라 그런지 따뜻한 숯..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태국 그린 데이 2009. 1. 23. 00:03
로모로 본 세상은 처음보는 색으로 가득했다. Yellow, Mango Yellow Violet, Hole Violet Red, True Red Colorful Thailand XCANVAS 컬러 디켄딩 TVC 보다가... (태국 버전이랄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