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스페인 그린 데이 2014. 7. 7. 14:54
바르셀로나에서의 첫 아침이 밝았다. 아니, 우리가 아침을 밝혔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일 듯. 스페인 시차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과 함께 침대를 뒹굴다가 새벽 5시쯤 그냥 일어나기로 했다. ▲ 바르셀로나에서의 첫 아침, 숙소를 나서며 아이들을 씻기고, 대충 짐 정리를 한 후 숙소를 나선 것이 7시쯤. ▲ 처음 맛본 스페인식 아침. 크로아상에 대한 진아의 평가는 '엄마가 구워준 것이 더 맛있어.'였다. 흐흣. 둘째군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유모차에 태우고, 오늘은 한달 여행의 워밍업으로 숙소 근처만 간단하게 돌아보기로 했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예술품,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는 도시 전체가 100년은 족히 넘어보이는 건축물로 뒤덮인 이른바 명품도시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건축가 가우디가 디자인한 건물들이..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스페인 그린 데이 2014. 6. 26. 08:20
스티브와 내가 결혼을 약속할 무렵, 약속한 것이 하나 있다. "마흔에 세계여행" 7살 큰아이는 다니는 어린이집의 맏언니가 되었다. 4살 둘째 녀석은 이제 대소변을 가리고, 의사표현도 제법 하며 사람 구실을 한다. 남편은 샐러리맨으로서는 드물게 육아휴직을 했다. 우리는 마흔을 목전에 두고, 평소 가보고 싶었던 나라 몇 곳을 가보기로 했다.꿈처럼 이야기하던 세계여행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세계'가 아니라 '함께'이니까. 아직 아이들이 어리니 너무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렇지만 노후를 담보로 현재를 택한 만큼 최선을 다해 즐겨 보기로 했다. 한달 쯤, 아이들과 스페인 1월말, 얼리버드 항공권을 예약해 스페인 여행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26박 28일이라는 기간은 꽤 여유로운 것 같았다. 스페인 남부,..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스페인 그린 데이 2014. 6. 2. 08:49
오늘은 여행 21일차. 말라가를 떠나 론다, 세비야, 톨레도를 거쳐 마드리드에 3일째 머물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를 떠난 후로 소도시 위주로 다니다가 마드리드에 도착하니 현대적인 도시풍경이 낯설기만 합니다. 서울 토박이인 저인데, 고작 몇 주 스페인의 작은 마을들을 여행했다고 도시가 낯설다니... 인간은 정말 환경의 동물인가 봅니다. 지난 며칠간의 여정을 간단하게 사진으로 보여드릴게요. 처음 여행을 계획할 때는 스페인 남부 해안 도로인 '코스타 델 솔'을 따라 경치 좋은 곳에서 잠시 내려 수영도 하고, 지중해를 만끽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말라가를 떠나 론다로 향하니 바다는 커녕 구불구불 험한 산길로 접어들더군요. 해안길을 달리다가 내륙으로 들어서려고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저희 부부는 어리둥절했습니다. ..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스페인 그린 데이 2014. 5. 27. 11:31
스페인 여행 11일차, 말라가에서의 세 번째 밤입니다. 오늘은 피카소 생가와 구시가지, 말라가 대성당, 그리고 번화가인 마르케스 데 라리오스 거리를 다녀왔습니다. 어제 제가 말라가 전역에 보라색 꽃이 피어 있다고 한 것, 혹시 기억하시나요?피카소 생가가 있는 메르세드 광장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피카소의 탄생 훨씬 이전부터 존재했다는 오벨리스크를 중심으로 고목들이 줄지어 서 있고, 그 가지 끝에는 마치 벚꽃처럼 흐드러지게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었습니다. 광장 주변의 오래된 건물들도 운치를 더하더군요. 말라가는 대표적인 스페인의 휴양지이지만, 피카소 생가가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지요. 피카소는 바로 이 곳, 말라가 메르세드 광장 36번지의 5층 건물에서 1881년 10월 25일 태어났습니다. 건물 모서리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