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힐튼, 럭셔리 리조트에서 '환상의 커플' 되어 즐긴 여름휴가
-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 2011. 7. 19. 07:00
최근 종영한 드라마 '최고의 사랑'. 어찌나 재밌게 봤는지, 손발이 오글거리는 독고진의 마력에 푹 빠진 우리 부부는 드라마가 끝난 지 몇 주가 지난 요즘도 독고앓이를 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집어든 비타민 음료에서 독고의 얼굴을 찾는가 하면 독고에 빙의 된 남편은 주말마다 수염을 깎지 않는다며 고집을 부리기도 한다는...;
'최고의 사랑'은 스타 작가인 '홍자매(홍정은, 홍미란)'의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이들이 쓴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는 '쾌걸 춘향, 마이걸,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등 굳이 내용을 얘기하지 않아도 알만한 작품들이 많다. 특히 2006년에 방영된 '환상의 커플'은 쫀득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로 인기를 끈 홍자매 최고의 히트작~!
힐튼 남해 골프앤 스파 리조트, 클럽하우스 전경
한예슬과 오지호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환상의 커플'은 당시 주말 드라마로는 최고 시청률인 20%대를 기록하며 '독고진'에 버금가는 '장철수, 조안나' 폐인을 양산하기도 했다. 개그 프로에나 나올법한 '꼬라지 하고는~'이라는 유행어를 히트 시키기도 했고, 드라마에 등장한 촬영지 곳곳은 지역의 관광상품이 되었다.
왼쪽) 클럽하우스 내 북카페 컨셉의 카페, 오른쪽) 조식 뷔페를 먹을 수 있는 브리즈.
이렇게 장황하게 드라마 얘기를 늘어놓은 이유는? 바로 주말마다 우리가 닥본사했던 그 '환상의 커플'의 촬영지가 바로 '남해'이기 때문이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나상실(한예슬)이 소유한 럭셔리 리조트, 시원한 남해와 잘 가꿔진 골프코스가 한 눈에 보이는 그녀의 집이 바로 남해 힐튼이었다는 것! 5년이란 시간이 흘러 당시 신혼이던 우리 부부는 한 아이의 (곧 두 아이의) 부모가 되었지만, 드라마에서 본 아름다운 풍광과 해외 휴양지를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남해 힐튼의 환상은 우리를 남해로 이끌기에 충분했다.
정식 명칭으로 '힐튼 남해 골프앤 스파 리조트'. 리조트를 둘러싼 골프코스와 카트만 봐도 알 수 있듯 이곳은 골프 라운딩을 위한 곳이다. 여름 성수기를 제외하곤 손님 대부분이 골프를 치기 위해 들른다. 심지어는 클럽하우스 내 로비에서 객실 체크인이 이루어진다.
가족여행이었기에 미리 2 배드룸이 있는 디럭스 스위트룸을 예약해 뒀다. 아이가 있는 가족은 수영장이 가까운 7동과 6동에 객실을 배정해 준다.
남해의 풍경이 시원하게 보이는 거실. 여느 콘도와 다름없는 분위기에 편안함이 느껴진다.
미려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베란다 너머로는 골프코스와 멀리 산, 바다가 보인다.
맑은 날 아침 베란다에서 본 정면 뷰. 산과 들이 보이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사실 뷰는 클럽하우스와 가까운 10동이 오션뷰로 가장 좋다. 3박을 하는 동안 호텔 측의 제안으로 오션뷰로 객실을 한번 바꿔봤는데, 경험한 바로는 바다에서 멀어질수록 상대적으로 사용감이 덜한, 깨끗한 객실을 사용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일 듯.
거실과 이어진 주방에는 작은 TV와 싱크대, 간단한 다과를 즐길 수 있는 테이블이 있다. 언뜻 보면 레지던스 호텔 같지만 취사는 안된단다. 핫 플레이트에 코드를 꽂으면 불이 들어오긴 하니 아이를 위해 포장된 음식을 데우는 용도로는 사용할 수 있겠다.
거실을 중심으로 마주 보고 있는 두 개의 방은 정확히 같은 구조로 슈퍼 싱글 배드 두 개와 화장실이 있다. 방이 두 개 이상인 호텔에 묵게 되면 항상 누가 메인룸을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는데, 남해 힐튼은 같은 구조의 방이 두 개라 신경 쓸 일이 없다. 자세히 뜯어보면 미묘한 디테일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크기나 시설 면에서 비슷하니, 누구도 케어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욕조. 통창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초록 들판을 바라보며 매일 오후 아이와 함께 반신욕을 즐겼던 곳이다. 어메너티 중에 거품목욕을 할 수 있는 입욕제도 있어 맘만 먹으면 재밌는 추억을 만들 수도 있다. 숲 속의 밤은 도시보다 일찍 찾아온다. 땅거미 지는 저녁, 10동 베란다에서 바라본 남해. 하루에도 몇 번씩 흐렸다 개는 변화무쌍한 날씨에 비록 낙조는 보지 못했지만 도심과는 확연히 다른 야경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마음이 동해 나선 저녁 산책길엔 서울에서는 보기 어려운 푸른 하늘과 총총히 뜬 별도 봤다. 북두칠성을 시작으로 별자리 찾기도 하고, 모기에 물리는 줄도 모르고 야경 감상에 여념이 없었단.
밤이 되면 색색의 조명으로 물드는 클럽하우스는 밤 마실의 운치를 더한다. 산책길 곳곳의 가로등 스피커에서는 재즈가 흘러나오고, 한껏 업된 우리는 깜깜해질 때까지 커피 한 잔을 들고 리조트 산책로를 헤맸다. 남해를 환상의 여행지로 만들어준 남해 힐튼, 굳이 골프 라운딩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남해 여행, 특히 리조트로의 가족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께 강력 추천하고 싶은 곳~!
[여행 Tip]
주소: 경상남도 남해군 남면 덕월리 산 35-5
전화: 055) 860-0100
※ 호텔에서는 환상의 커플, 환상의 가족 패키지를 운영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공지사항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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