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유로, 그 이상의 감동. 카파도키아 열기구 투어
-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 2011. 3. 12. 08:08
협곡과 바위기둥으로 둘러쌓인 외계도시 카파도키아. 그 신비함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반드시 열기구를 타야한다. 바람과 함께하는 40분 남짓의 비행은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신의 눈높이에서 이 기이한 자연을 바라보고 있자면 정말 이 곳이 현실일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터키 여행 9일차, 카파도키아에서만 5일째.
배낭여행자에게는 다소 비싼 100유로(약 16만원)라는 운임에도 불구하고 나흘째 꼭두새벽에 일어나 예약한 열기구가 뜨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매일 트래킹이 계속되는 고된 일정임에도 열기구를 타겠다는 일념으로 일찍부터 날씨와 바람의 세기를 체크한다. 기구가 뜰 수 있다면 숙소로 픽업차량이 올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전화벨이 울리겠지.
열기구는 해가 뜨기 전인 이른 새벽에 띄우는 것이 보통이다. 햇빛으로 지반이 데워져 상승기류를 타게되면 기구가 갑자기 상승해 비행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오직 바람의 방향과 세기만이 중요한 열기구 여행. 어젯 밤에도 비가 오락가락 했는데... 기구를 타기 위해 카파도키아에서의 일정을 늘리긴 했지만, 이번에도 타지 못하면 그냥 포기하고 아침 버스로 콘야로 내려 가리라 마음먹고 있었다.
다행히 오늘은 날이 좋은 모양이다. 기구에 바람을 넣는 광경을 구경하며 간단하게 요기를 한다. 음식이라고는 딱딱한 빵 몇조각에 과자와 차가 전부지만 기구가 부푸는 것을 보는것 만으로도 배가 든든하다.
어느새 하늘로 치솟은 풍선. 이제부터는 이 열기구의 조종사인 캡틴이 탑승해 프로판 가스에 불을 붙이며 풍선 안으로 더운 공기를 밀어넣는다. 열명 남짓 되는 관광객이 바구니에 탑승을 한 후, 캡틴이 '푸우~ 푸우~' 풍선을 향해 불기둥을 몇번 쏘자 열기구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몇번 기우뚱 하더니 이내 두둥실 떠오르는 풍선. 언제 이륙을 했는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럽게 비행을 시작한다. 지나가버린 어린시절 예쁜 꿈속에서 타봤던 노란 풍선이 이같았을까~? 주변의 경치도 장관이지만 떠오르는 기구 자체가 정말 아름답다. 풍선이 떠올랐을때의 놀라움과 설렘은 아직도 생생하다.
나를 태운 기구는 빠르게 지표면에서 멀어져 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두렵지 않다. 생각외로 바람도 없다. 열기구는 바람과 같은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바구니 안에 탄 사람은 속도를 느끼지 못한단다.
카파도키아 상공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유유히 비행한다. 날이 흐려 일출을 볼수는 없었지만 지상에서 둥실 떠오르는 수많은 열기구들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감격스러운 순간~!
열기구는 바람이 부는대로 흘러가기 때문에 방향을 인위적으로 조종할 수 없다고 한다. 다만 고도마다 다른 바람을 찾아 기구를 움직인다. 유능한 캡틴은 바람을 파악해 원하는 방향으로 몰고갈 수 있어야 한다고.
기구를 조종하기 위해 캡틴은 10초 간격으로 풍선을 덥힌다. 프로판 가스 버너에 불을 붙이는 방법으로 기구를 데우기 때문에 버너 밑에 있다가는 열기에 머리가 뜨거울 수 있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열기에 바구니가 데워져 겨울에 타기에도 무리가 없다. 혹시 풍선에 불이 붙을수도 있지 않냐(^^;)는 질문을 해봤는데, 확률이 매우 낮다고 한다.
수많은 돌기둥 사이로 바위 사이를 스치듯 비행하다가
높이 떠올라 끝없이 펼쳐진 카파도키아의 절경을 감상한다. 봐도바도 신기한 이 풍광. 순간 영화 '80일간의 세계일주'를 떠올리게 된다. 커다란 풍선을 타고 하늘을 떠다니며 세계를 유람하는 영국 신사. 그의 모습을 보며 아마 많은 사람들이 열기구에 대한 로망을 키우지 않았을까.
황량한 겨울 들판. 부지런한 농부는 벌써 밭을 갈고 있다.
벌써 40여분의 꿈같은 비행이 끝나고 다시 지상에 발을 붙이는 순간.
내려오지 않으려는 기구의 줄을 잡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
이렇게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카파도키아의 열기구 투어가 끝났다.
바로 이 분이 20여명의 목숨을 책임졌던 훈훈한 영국 신사. 열기구는 영국과 미국, 호주, 동유럽 등에서 많이 생산되어 기구 조종사도 유럽 출신이 많다고 한다.
샴페인으로 가볍게 목을 축이고
썰티피케이트도 받았다. 기구 조종사라도 된 기분. ㅎ
관심을 가지고 좀 찾아보니 열기구를 탈 수 있는 곳은 생각보다 많았다. 터키 가까이는 이집트의 룩소르, 멀리는 케냐나 탄자니아의 세렝기티 국립공원, 호주의 멜번(도시), 미국쪽 나이아가라 폭포 같은 곳에서도 기구를 탈 수 있다. 한국에서도 제주도나 경주에 가면 체험이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터키만큼 열기구를 타고 바라보는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 없다고. 카파도키아에 머물며 비싼 운임에 기구 타기를 포기하는 배낭족들을 많이 봤는데 좀 안타까웠다. 바게트에 잼발라 먹으며 다니는 것이 배낭여행의 재미라지만, 열기구 투어는 100유로, 그 이상의 감동이 있기에....
언젠가 떠날 가족 세계여행을 기약하며... 그땐 꼭 날 맑은 초여름에 카파도키아에 들러야겠다는 계획을 세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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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자에게는 다소 비싼 100유로(약 16만원)라는 운임에도 불구하고 나흘째 꼭두새벽에 일어나 예약한 열기구가 뜨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매일 트래킹이 계속되는 고된 일정임에도 열기구를 타겠다는 일념으로 일찍부터 날씨와 바람의 세기를 체크한다. 기구가 뜰 수 있다면 숙소로 픽업차량이 올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전화벨이 울리겠지.
열기구는 해가 뜨기 전인 이른 새벽에 띄우는 것이 보통이다. 햇빛으로 지반이 데워져 상승기류를 타게되면 기구가 갑자기 상승해 비행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오직 바람의 방향과 세기만이 중요한 열기구 여행. 어젯 밤에도 비가 오락가락 했는데... 기구를 타기 위해 카파도키아에서의 일정을 늘리긴 했지만, 이번에도 타지 못하면 그냥 포기하고 아침 버스로 콘야로 내려 가리라 마음먹고 있었다.
다행히 오늘은 날이 좋은 모양이다. 기구에 바람을 넣는 광경을 구경하며 간단하게 요기를 한다. 음식이라고는 딱딱한 빵 몇조각에 과자와 차가 전부지만 기구가 부푸는 것을 보는것 만으로도 배가 든든하다.
어느새 하늘로 치솟은 풍선. 이제부터는 이 열기구의 조종사인 캡틴이 탑승해 프로판 가스에 불을 붙이며 풍선 안으로 더운 공기를 밀어넣는다. 열명 남짓 되는 관광객이 바구니에 탑승을 한 후, 캡틴이 '푸우~ 푸우~' 풍선을 향해 불기둥을 몇번 쏘자 열기구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몇번 기우뚱 하더니 이내 두둥실 떠오르는 풍선. 언제 이륙을 했는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럽게 비행을 시작한다. 지나가버린 어린시절 예쁜 꿈속에서 타봤던 노란 풍선이 이같았을까~? 주변의 경치도 장관이지만 떠오르는 기구 자체가 정말 아름답다. 풍선이 떠올랐을때의 놀라움과 설렘은 아직도 생생하다.
나를 태운 기구는 빠르게 지표면에서 멀어져 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두렵지 않다. 생각외로 바람도 없다. 열기구는 바람과 같은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바구니 안에 탄 사람은 속도를 느끼지 못한단다.
카파도키아 상공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유유히 비행한다. 날이 흐려 일출을 볼수는 없었지만 지상에서 둥실 떠오르는 수많은 열기구들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감격스러운 순간~!
열기구는 바람이 부는대로 흘러가기 때문에 방향을 인위적으로 조종할 수 없다고 한다. 다만 고도마다 다른 바람을 찾아 기구를 움직인다. 유능한 캡틴은 바람을 파악해 원하는 방향으로 몰고갈 수 있어야 한다고.
기구를 조종하기 위해 캡틴은 10초 간격으로 풍선을 덥힌다. 프로판 가스 버너에 불을 붙이는 방법으로 기구를 데우기 때문에 버너 밑에 있다가는 열기에 머리가 뜨거울 수 있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열기에 바구니가 데워져 겨울에 타기에도 무리가 없다. 혹시 풍선에 불이 붙을수도 있지 않냐(^^;)는 질문을 해봤는데, 확률이 매우 낮다고 한다.
수많은 돌기둥 사이로 바위 사이를 스치듯 비행하다가
높이 떠올라 끝없이 펼쳐진 카파도키아의 절경을 감상한다. 봐도바도 신기한 이 풍광. 순간 영화 '80일간의 세계일주'를 떠올리게 된다. 커다란 풍선을 타고 하늘을 떠다니며 세계를 유람하는 영국 신사. 그의 모습을 보며 아마 많은 사람들이 열기구에 대한 로망을 키우지 않았을까.
황량한 겨울 들판. 부지런한 농부는 벌써 밭을 갈고 있다.
벌써 40여분의 꿈같은 비행이 끝나고 다시 지상에 발을 붙이는 순간.
내려오지 않으려는 기구의 줄을 잡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
이렇게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카파도키아의 열기구 투어가 끝났다.
바로 이 분이 20여명의 목숨을 책임졌던 훈훈한 영국 신사. 열기구는 영국과 미국, 호주, 동유럽 등에서 많이 생산되어 기구 조종사도 유럽 출신이 많다고 한다.
샴페인으로 가볍게 목을 축이고
썰티피케이트도 받았다. 기구 조종사라도 된 기분. ㅎ
관심을 가지고 좀 찾아보니 열기구를 탈 수 있는 곳은 생각보다 많았다. 터키 가까이는 이집트의 룩소르, 멀리는 케냐나 탄자니아의 세렝기티 국립공원, 호주의 멜번(도시), 미국쪽 나이아가라 폭포 같은 곳에서도 기구를 탈 수 있다. 한국에서도 제주도나 경주에 가면 체험이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터키만큼 열기구를 타고 바라보는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 없다고. 카파도키아에 머물며 비싼 운임에 기구 타기를 포기하는 배낭족들을 많이 봤는데 좀 안타까웠다. 바게트에 잼발라 먹으며 다니는 것이 배낭여행의 재미라지만, 열기구 투어는 100유로, 그 이상의 감동이 있기에....
언젠가 떠날 가족 세계여행을 기약하며... 그땐 꼭 날 맑은 초여름에 카파도키아에 들러야겠다는 계획을 세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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