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여행] 싱싱한 자연산 회를 푸짐하게~! 동명항

밝은 해가 떠오르는 동쪽 바다, 동명항. 동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이곳은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속초 시내의 전경과 설악산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입니다. 항구 근처의 영금정, 등대, 해돋이 정자 등은 이름난 일출 명소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인데요. 전망대에서 해돋이를 보고 내려올 즈음이면 동명항에서는 진짜 어민들의 삶이 시작됩니다.


매일 아침 7~8시에는 전날 바다로 나갔던 배들이 항구에 들어오면서 활어 경매가 시작됩니다. 고기를 파는 사람은 당연히 바다에서 직접 물고기를 잡은 어부들이고요. 사는 사람 대부분은 동명항 활어유통센터의 가게 주인들입니다. 그날 잡은 고기는 활어센터에서 바로 판매가 되는데요. 그래서인지 동명항은 일출명소이자 싱싱한 진짜 자연산 활어회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사실 속초에서는 어디서나 흔하게 회를 접할 수 있는데요. 바다를 접하고 있어 당연히 자연산이겠거니 생각했는데, 기대와는 달리 활어도 양식이 많다더군요. 솔직히 직접 먹어보고도 자연산과 양식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전 어느 것이든 상관없긴 한데, '그래도 자연산!'을 외치는 남편을 따라 동명항활어센터에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보기만 해도 기가 죽는 이모님들의 포스란~! 


날이 추워서인지, 평일 저녁이라 그런지, 유난히 한산한 활어센터 입구. 멀리서 우리 모습이 보이자 빨간 고무장갑 낀 손으로 손짓부터 시작합니다. "아빠~ 서비스 많이 줄게, 3만게 원 떠가~!" 갑자기 시끌벅적해진 가게 근처에서 서성이다가 문득 '비밀이야'님의 6년 단골이라는 곳이 떠올라 10호 삼성상회로 향했습니다. 몇 년간 동명항 활어센터를 이용해본 경험으로는 어느 곳을 가도 비슷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니 원하는 고기가 있는 곳에서 회를 뜨는 게 좋은데요. 지나친 호객행위가 싫었던  저희는 바로 횟감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어항을 보니 대략 오늘의 구성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광어, 우럭도 좋지만 동명항에서는 자연산 잡어 모듬이 제일이라죠. 못생겼지만 맛이 좋은 도치와 잡어 세꼬시, 돌멍게, 꽃새우,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성게 알은 꼭 넣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흠.. 그런데 요즘 산란 철이라 성게가 잘 잡히지 않고, 있어도 알이 별로 좋지 않다고 하더군요.


결국, 소라 몇 개를 넣고 3만 원어치 구성을 해봤습니다. 나름 푸짐하죠?


동명항 활어센터는 모든 게 셀프서비스입니다. 활어를 파는 코너와 회를 썰고 채소를 사는 곳이 별개로 돼있어 비용을 별도로 계산해야 합니다. 고추장, 와사비, 각종 채소류는 각각 천원에 살 수 있고, 회를 뜨는 데는 활어 값의 10%를 내야 하죠. 


바구니에 담은 회는 2층 식당에 올라가서 즐길 수도 있고, 숙소로 가져갈 수도 있습니다. 따로 가져갈 예정이라고 말씀드리면 일회용 접시에 포장해 주십니다.


도치를 삶고, 세꼬시를 썰고, 새우 등을 손질하는 동안 활어센터 뒤편을 산책해봅니다. 짭쪼름한 바닷내음, 가지런히 널어 말린 가자미 등이 항구의 정취를 더하네요~


숙소로 포장해온 모듬회. 까맣게 동글동글 말린 놈은 아까 보셨던 못생긴 도치회입니다. 살짝 데쳐 숙회로 먹는데, 특히 껍질이 쫄깃해 와사비장에 찍어 먹으면 복어 숙회 부럽지 않습니다. 콜라겐이 듬뿍 들어 피부미용에도 좋다더군요. 뼈째 먹는 자연산 잡어 세꼬시는 씹을 수록 달큰한 맛이 납니다. 먹어본 사람만이 아는 맛이라죠~

꽃새우는 심해 냉수대, 산호 밭에서만 서식하는 특이 어종이라는데요. 팔딱팔딱 뛰는 싱싱한 꽃새우의 쫄깃하고 달달한 맛은 별미 중의 별미입니다. 바닷내음 가득한 멍게와 소라회도 빼놓을 수 없죠. 그리고... 회를 뜨는 동안 잠시 사라졌던 남편이 따로 사온 성게 만원어치도 어느새 그릇 한켠에 자리를 잡고 있네요. ^^ 밑반찬 하나 없는 저녁상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푸짐하게 회를 즐길 수 있었던 속초에서의 한끼 식사였습니다. 사진을 보며 지난 여행을 회상하니 침이 절로 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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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나게 보셨나요? 속초 여행에서는 대포항만 가시지 말고 동명항이나 봉포항 등 어부들이 직접 고기를 잡아 파는 활어센터도 한번 방문해 보세요. 큼직한 광어나 우럭은 보기 어렵지만,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제철 잡어 세꼬시나 싱싱한 패류를 저렴한 가격에 고루 맛볼 수 있답니다. 매운탕거리는 따로 포장할 수도, 식당에서 약간의 비용을 내고 끓여 드실 수도 있고요. 회센터 근처에서 파는 생새우 튀김을 함께 사면 회를 뜨는 동안 출출한 속을 달랠 수 있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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