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맛집] 중독성 있는 이색 파스타, 버튼업 다이너 앤 카페
- 라이프 로그
- 2013. 9. 6. 14:30
우리 동네에는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점심은 40인분, 저녁은 45인분만을 파는 식당'이 있다.
점심시간은 12시부터 3시까지, 저녁시간은 5시 30분부터. 손님이 많아 준비된 재료가 일찍 떨어질 경우에는 그날 주문을 마감하며 문을 닫는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무. 예약은 안되고, 두 대 정도 차를 댈 수 있는 주차장이 있지만 대부분 빈 자리가 없다.
"뭐 이렇게 까다로운 식당이 다 있어? 대체 뭘 팔길래?"
오후 1시 무렵, 이 앞에는 늘 대기석까지 북적이는 사람들이 있다.
몇번을 마음먹고 갔다가 긴 줄을 보고 지나치기를 몇 차례.
포기할 즈음 근처를 지나다가 우연히 늦은 점심을 먹게 됐는데, 오~ 음식이 참 괜찮다.
파스타에 와사비를 넣고, 소시지를 넣었는데 어색하지 않고 맛있다. 독특하고 맛깔나는 음식인데도 가격은 참 착하다.
긴 줄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 그날 이후로 난 동네로 가까운 지인들이 찾아오겠다면 가장 먼저 이 집을 떠올린다.
바로 합정동 골목에 있는 '버튼업 다이너 앤 카페' 이야기.
▲ 메뉴를 주문하면 가장 먼저 가져다주는 압축 물수건. 작은 컵에 담긴 물을 부으면 몽실몽실 부풀어 오른다.
이집은 우선 메뉴 구성이 독특하다.
소등심 오일 파스타, 계절 채소 명란 파스타, 연어 와사비 크림 파스타, 통삼겹살 먹물 파스타... 분명 파스타인데 메뉴명에서 일본 냄새가 난다.
그래서 오리엔탈 스타일 이탈리안 음식(?)이라는 묘한 수식어가 붙기도 한다.
매달 '버튼업 초이스 파스타, 초이스 브런치를 별지로 구성해 별지메뉴로 올리기도 하는데,
여름부터는 브런치로 리코타치즈를 듬뿍 올린 샐러드와 계란, 토스트 등이 제공되고 있다.
특히 점심 때는 여기에 간단한 샐러드나 프리타타 같은 사이드 음식과 음료를 함께 내어주는데, 놀라운 것은 가격! 모든 점심 세트 메뉴가 대부분 만원 선이다. 가장 비싼 샐러드와 그라탕이 12,000원이라니 이렇게 멋진 요리를 이렇게 착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진정 축복이 아닌가!
그래서 그분이 오신다는 그날도, 조금 일찍 만나 아지트 삼고싶은 동네 맛집인 '버튼업'으로 향했다.
런치 메뉴 2인분을 주문하면 제공되는 신선 샐러드. 살짝 끼얹어진 오일 소스 때문인지 담백하고 맛나다.
별다른 조리를 하지 않은 그저 샐러드인데도, 정갈한 데코만으로도 쉐프의 정성이 느껴진다.
내가 주문한 것은 버튼업을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맛보고, 팬이 된다는 '연어 와사비 크림 파스타'(10,000).
실제로 와사비가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매콤한 청양고추가 들어있어 자칫 느끼할 수 있는 크림의 맛을 잘 잡아주는 매콤한 파스타다.
소스가 걸쭉하지 않고, 국물처럼 담겨있어 숟가락으로 떠먹어야 하는데, 칼칼하고 고소한 맛에 자꾸만 먹게 되는 매력이 있다. 여기에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은 구운 연어와 날치 알까지. 한그릇 먹고 나면 정말 제대로 된 음식을 대접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두툼 함박 스테이크 파스타 (11,000)에는 이름 그대로 두툼한 함박스테이크가 통채로 들어 있다.
비주얼만으로도 일단 충분히 식욕을 자극하는 음식~!
한그릇 한그릇 쉐프의 내공이 느껴지는 음식이 아닐 수 없다.
내친 김에 지난 여름에 맛본 음식들도 소개하자면 왼쪽 샐러드가 바로 '버튼업 초이스 브런치(10,000)'로 나온 우유 100% 리코타 치즈와 샐러드, 애그스크램블, 호밀빵, 그리고 오른쪽 파스타가 '버튼업 초이스 파스타(9,000)'인 나폴리탄 토마토 파스타. (참고: http://blog.naver.com/mavourneen/60189178408)
계절마다 달라지는 초이스 메뉴들을 맛보러 들러봐도 좋겠다.
음식을 다 먹을 때 즈음이면 이렇게 테이크아웃 잔에 음료를 담아 주는 서비스까지! 이러니 사람이 많을 수 밖에.
실내는 이렇게 아담하고 아기자기하다. 테이블이 다섯 개 정도?
카운터에는 이 카페를 운영하는 부부의 취향을 알 수 있는 피규어들과 단골 손님들이 선물한 작은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주인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어느날은 버튼업 안주인이 운영하는 블로그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공식적인 버튼업의 메뉴, 휴무일 공지 외에도 소소한 주변의 이야기들을 올려놓았는데, 글을 읽은 후부터는 왠지 아는 사람이 운영하는 카페에 들르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버튼업 블로그: http://blog.naver.com/mavourneen)
안에서 밖을 바라보면 이런 분위기. 한낮에도 너무 밝지 않아 좋다.
온 몸으로 햇살을 받고 싶은 날도 있지만, 때론 이렇게 아늑한 곳이 그리울 때도 있지 않은가.
상호가 크게 표시되어 있지 않아 자칫 지나치기 쉽다.
앞으로 저와 동네에서 만나실 땐 이 곳에서 점심을~ ^^
[Tip] 버튼업 다이너 앤 카페
(합정역 7번 출구로 나와 뒤편-파리바게트 방향- 직진, 우리은행 골목으로 우회전 해 50m)
* 영업시간: 화~금 (12~15시, 17~21시) / 런치 40인분, 디너 45인분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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