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한 달 여행, '지름신'을 만나다
- 수상한 쇼핑백
- 2014. 9. 19. 13:44
아이 둘과 떠난 스페인 한 달 여행, 떠날 때부터 60Kg에 달하는 짐을 들고 출발했으나 여행지마다 강림하는 지름신을 피할 수 없었다. 8개 도시를 소형 차로 여행해야 했기에 참고 또 참아봤지만, 결국 캐리어 하나에 달하는 전리품을 싣고 돌아왔다. 그래도 사오지 못한 캠퍼 신발,FC 바르셀로나 유니폼, 플라멩코 구두, 자라와 마시모두띠 옷들, 저렴한 크루즈 보드 등이 어찌나 눈에 밟히던지. 핫딜을 발견했으나 짐을 늘리지 않기 위해 그냥 두고 올 수밖에 없던 순간에는 정말 눈물이 앞을 가렸다.
늘어놓고 보니 별것 없는 것 같고, 부탁받은 선물들을 보내고 나니 사실 남은 것도 별로 없지만,
어쨌든 들고 오느라 정말 고생했던(ㅠㅠ) 스페인 한 달 여행의 지름들을 리뷰해 볼까 한다.
▲ 짐을 풀던 날, 시차적응 안된다는 핑계로 새벽에 늘어놓고 찍어본 스페인 여행 전리품들
왼쪽 위부터 플라멩고 드레스, 둘째군 카시트, 옷가지들, 도하 공항의 낙타 인형, 셰리와인 티오페페, FC바르셀로나 기념 카바와 티셔츠,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산 과자, 허브꿀차, 세고비아산 접시, 음악CD,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 플라멩코 캐스터네츠, 아바커스 신발, 도시별 자석과 엽서, 피카소 미술관, 프라도 미술관 도록, 가우디 안내서, 론다 로만티카 기념 컵, 론다 문패, 도시별 지도와 각종 팜플렛 등
1. 프리메라리가 축구 유니폼
▲ FC바르셀로나 공식 매장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와 이탈리아의 세리에A와 함께 세계 3대 축구 리그라 불리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그중에서도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공식 대리점은 기념품을 사려는 관광객으로 늘 북적인다. 매장에는 공식 유니폼부터 모자나 컵홀더 등 악세서리, 아기 턱받이까지 다양한 기념품이 있다. 공식 유니폼 가격은 13만원 (+ 선수 이름 프린팅비 추가) 선으로 그닥 저렴하지 않은편. 하지만 다음 시즌 새 유니폼이 발표 될 때쯤에는 일부 품목을 할인하기도 한다.
▲ 마드리드 솔광장에서 조카들을 위해 구입한 레알 마드리드 공식 유니폼, 챔피언스 리그 스페셜 에디션으로 보관 케이스까지 함께 샀다.
맞는 사이즈를 찾아낸 후 내가 더 뿌듯!
▲ FC바르셀로나 공식 샵에서 산 진아와 정균이의 티셔츠(각 2만원 정도). 까르푸에서 찾아낸 FCB 기념 케이스가 있는 카바(CAVA)
▲ 사그라다 파밀리아 앞 FC바르셀로나 공식 대리점에서 티셔츠를 산 날, 숙소 바닥에 펼쳐놓고 사진을 찍으려고 했더니 직접 입고 포즈를 취해주는 두 녀석. ㅎㅎ
2. 플라멩고 드레스
▲ 좁은 골목에 다닥다닥 기념품점과 찻집이 있는 그라나다의 아랍거리
동굴 공연을 보러가기 전, 진아에게 플라멩고 드레스를 입혀주면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아 그라나다의 아랍거리에 들렀을 때 구입했다. (8유로)
플라멩고 드레스는 주요 도시 관광 기념품 판매점에 가면 어디에서든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플라멩고 공연으로 유명한 그라나다와 세비야에 가장 많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니 꼭 물어보고 흥정해야 한다. 여러 도시에서 흥정해본 결과 그라나다의 아랍거리가 가장 저렴하다. (5~15유로 선)
▲ 진아와 어린 조카들을 위한 플라멩코 드레스, 드레스를 입을 수 없는 정균이를 위한 플라멩코 캐스터네츠, 플라멩코 기타 연주 음반 등
▲ 그라나다에서 플라멩고 공연을 보러가기 전, 드레스 업한 진아
3. 스페인 음악 CD
▲ 플라멩고 CD를 파는 그라나다의 음반점
플라멩고 드레스를 샀으니 CD를 구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플라멩고 음악은 스페인 여행을 계획할 때부터 하나 사오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마침 '꽃할배'에를 보다가 '파코 데 루치아(Paco de Lucia)라는 기타리스트가 유명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라나다에는 플라멩고 음악과 영상 등을 전문으로 파는 음반가게가 있어서 여러 CD를 들어볼 수 있었다. 우리는 'RECOMMENDED' 스티커가 붙어있는 음반 중 히트 곡을 모아놓은 BEST 음반으로 구입했다. (17 유로)
▲ 여행 내내 듣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이 음반을 틀어놓고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서 진아가 공연하기도 했다. ㅎ
▲ 론다의 파라도르 앞에서 구입한 CD.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연주하는 것을 듣고 샀는데, 막상 CD에는 없었다. --;
스페인에서는 고성이나 경치가 좋은 뷰포인트, 관광지 골목골목, 혹은 지하철에서도 거리의 연주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대부분 우리에게 익숙한 '로망스' 같은 음악을 스페인식 트레몰로 기법으로 기타나 하프 등을 이용해 연주하는데, 1유로 정도의 팁만 있으면 얼마든 감상할 수 있고, 10유로정도 하는 CD를 구입하면 집에서도 들을 수 있다.
▲ 론다의 파라도르 앞에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연주하는 기타리스트
4. 안내서, 도록, 입장권
▲ 가우디 안내서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에서는 '가우디'나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안내서를 사보면 가우디의 철학과 예술세계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 각각 다른 그림이 프린트된 프라도 미술관 입장권, 작은 명함집을 하나 사가서 차곡차곡 정리해두면 훌륭한 기념품이 된다.
5. 축제 기념품
▲ 론다 로만티카 축제에서 중세시대 복장을 고르는 진아
우리가 꼽는 한달 스페인 여행중 하일라이트는 '론다 로만티카' 축제다. 뜻하지 않게 축제기간에 론다에 머물게 되어 중세시대 스페인으로 돌아간듯, 노천 음식점에서 맥주도 마시고, 스페인 전통복장도 해보는 등 재미난 경험을 많이 했다. 이곳에서 구입한 두건, 앞치마, 총으로 중세 청년으로 변신한 진아는 누가 관광객인지, 현지 사람들의 러브콜로 사진도 많이 찍었다는. ^^;
▲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된 투우장 중 하나인 론다 투우장에서 아빠 투우(^^;)를 부르는 진아
▲ 마드리드 솔광장
▲ 마드리드 기념 엽서
기념품에 엽서와 자석이 빠질 수 있을까? 들르는 곳마다 사려고 했는데, 빠트린 곳도 좀 보인다. 엽서는 사서 친구와 가족들에게 부치기도 했다. (써놓고 부치지 못한 엽서도 아직 여러장... ㅠㅠ)
▲ 도시별 특징을 담은 기념자석
7. 스페인 와인, 카바와 셰리주
▲ 바르셀로나 까르푸 와인코너
와인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프랑스, 칠레 와인은 들어봤어도 스페인 와인은 좀 생소했다. 그런데 이번 스페인 여행을 계기로 이곳 와인과 사랑에 빠졌다. 레드와인이나 화이트 와인 뿐 아니라, 스파클링 와인인 카바, 숙성 와인에 브랜디를 섞어 알코올 돗수를 높인 셰리주까지~ 종류도 많고 맛과 가격도 다양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합리적인 가격에 맛좋은 와인이 많았던 것!
▲ 바르셀로나에서 꼭 마셔봐야 할 와인, 카바. 2유로 ~ 20유로 넘는 것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4~5유로 선이면 아주 괜찮은 카바를 한 병 살 수 있다.
▲ 바르셀로나에서 FC바르셀로나 커버가 씌워진 카바를 7유로에 겟~!, 마드리드에서는 티오페페(TIO PEPE) 셰리주를 샀다.
8 자라, 아바커스
▲ 스페인 자라매장
스페인하면 또 패션 아닌가? 자라의 본고장이고, 마시모두띠, 캠퍼, 아바커스 등 편하고 패셔너블한 옷과 신발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가 많다.
특히 스페인 자라는 한국보다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수시로 세일을 해서 잘만 고르면 정말 핫딜을 잡을 수 있다.
▲ 각각 29유로, 35유로에 겟한 청자켓, 누빔조끼 (부피 많이 나가고 무거워서 스티브가 괴로워했다. --;)
▲ 진아의 샬랄라 썬드레스와 조끼, 선물용 아기 원피스
이 드레스는 태국 여행에서 예쁘게 입혔다. (관련 글: 태국식 삼각쿠션에 기대 바라본, 싸이리 비치의 낭만선셋)
▲ 요즘 직구카페에서도 종종 보이는 아바커스 신발. 한국 돌아오는 날 헐레벌떡 빨강색으로 구입해 여름내 잘 신었다.
(관련 글: 미드 24시를 방불케 한, 멘붕의 귀국 )
▲ HORNIMAS 브랜드의 국화 꿀차, MAZANILLA con MIEL
스페인에 가기 전, 뭘 사와야 할지 검색하다가 눈에 띈 이것~! 잊고 있다가 마드리드 엘꼬르떼 백화점에서 만났다. 봉지 가득 국화 꿀차를 사들고 가는 한국인 을 보고는 아줌마 특유의 넉살로 어디에서 살 수 있는지 물었더니 바로 백화점 지하에 있다는 것~! 언니들은 친절하게 'con MIEL'이 쓰여진 차가 맛있다고 강조했다. 국화차가 아니라 국화 '꿀'차를 사야 한다며.
그러나 막상 도착한 슈퍼마켓에는 국화 꿀차가 하나도 없었다. 아니, 있었지만 이렇게 처참한 모습. 유독 이 차만 인기가 많은지, 다른 도시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출국 전, 마지막으로 들른 마트에서 가까스로 다섯 개를 득템. 맛은 뭐...
꿀 향이 나는 국화차랄까? 향기롭긴 했지만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
▲ 그밖에 말린 토마토, 아이들 어린이집에 보낼 선물용 과자 세트 등을 샀다.
여행지를 통째로 들고 오고 싶은 마음은, 그 곳에서 산 물건으로 달래지기 마련이다.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물건들, 욕심부려 사온 나를 위한 선물, 여행하며 사들인 소소한 생필품과 사연 있는 물건들까지... 여행자의 쇼핑백에는 담긴 물건 이상의 추억과 마음이 있어 더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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