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중국, 대만 그린 데이 2012. 2. 21. 08:30
베이징 여행을 준비하며 보고 싶었던 곳 중 하나는 중국 예술의 현재를 볼 수 있다는 798 예술구였다. 폐공장을 개조해 갤러리로 만든 독특한 컨셉도 흥미로웠지만, 우리나라의 홍대 앞같이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들이 갤러리 앞 길가에서 그림도 그리고 공연도 한다는 얘길 들었기 때문이다. 베이징에 도착한 첫날,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더듬더듬 798 예술구를 찾아 나섰다. 설레는 마음으로 거리에 들어서는데, 웅성웅성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들 중심에는 뭔가를 열심히 적는 한 사람이 있었다. 사인이라도 하는 듯한 모습. 연예인인가...?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사 보니 그는 초상화를 그리고 있었다. 앞에 나란히 앉아있는 연인이 모델인 모양이다. 연필 스케치를 따로 하지 않고, 바로 펜으로 쓱쓱..
센티멘탈 여행기/중국, 대만 그린 데이 2012. 2. 17. 14:09
호화로운 빌딩과 서민적인 먹거리가 공존하는 베이징의 왕푸징 거리. 왕푸징 거리는 베이징에서 유일하게 도보로 거닐 수 있는 상점가로 한국의 명동과 같은 번화가입니다. 대로 양쪽에는 동방신천지 등 백화점을 비롯해 수백 개의 크고 작은 상점들이 있고, 골목 안쪽으로는 중국의 길거리 먹거리들을 다 모아 놓은 듯한 야식 거리가 펼쳐집니다. 왕푸징 거리의 상징, 동방 신천지 왕푸징(王府井)이라는 이름은 700여 년 전 원대 왕조의 여러 기관과 왕족들의 저택인 왕푸(王府) 가 많이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는데요. 왕푸에서 사용하던 우물(井)이 있던 길이라 해서 이 거리를 왕푸징(王府井)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왕푸의 거리라는 점도 이색적이지만 사실 이곳이 외국인에게 유명한 이유는 바로 중국의 길거리 먹거리들을 한 ..
센티멘탈 여행기/중국, 대만 그린 데이 2011. 1. 6. 07:00
지난해 마지막을 장식한 뉴스 중에 유독 눈길이 가는 소식이 있다. 바로 이케아의 한국 진출설! 그동안 몇 번의 한국 진출 소문이 있었지만 이번엔 서울 근교에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는 새로운 정보가 있다. 구체적 입점 위치와 개점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만간 한국에서도 이케아를 만나볼 수 있다니 기대감에 벌써 가슴이 설렌다. 이케아(IKEA)는 전 세계 37개국, 300여 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는 스웨덴 출신의 인테리어 브랜드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으로 불리는 단순하고 실용적인 스타일을 표방하며 가구만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판다. 홍콩,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도 직영점이 있으며 폭발적인 인기로 중국 내에서만 앞으로도 10여 개의 점포를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한국에는 5년 전쯤 인터넷 쇼핑몰..
센티멘탈 여행기/중국, 대만 그린 데이 2010. 12. 28. 07:30
음식에는 지명이 붙은 먹거리들이 있습니다. 평양냉면, 춘천막국수, 전주비빔밥, 안동찜닭 등은 오랜 세월을 지내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유명해진 음식이죠. 이런 음식은 이름 자체로 역사와 전통은 물론 음식에 대한 지역의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북경으로 떠나기 전 페이스북을 통해 지인들께 '북경에서 꼭 먹어봐야 할 요리'에 대해 물었는데요. 누구나 얘기하는 것이 '베이징 덕'이었습니다. 중국의 수도, 북경을 대표하는 오리 요리라니. 그냥 지나칠 수 없겠죠? 베이징 카오야는 오리에 대롱을 꽂아 살과 껍질을 분리한 후, 소스를 발라 고리에 걸어 장작불에 짙은 갈색이 될 때까지 훈제한 요리를 말합니다. 여기서 껍질의 겉면을 너무 태우지 않는 것이 핵심 기술. 카오야 요리에 사용되는 오리는 엄격한 기준에 ..
센티멘탈 여행기/중국, 대만 그린 데이 2010. 12. 23. 07:30
북경 여행을 계획했을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음식'이었습니다. 요즘엔 한국에도 양 꼬치나 훠궈를 주로 하는 중국 음식점이 많아졌지만 진짜 중국에서 먹는 중국 음식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기 때문이죠. 향신료 때문에 입맛에 맞지 않을 거다. 너무 느끼하지는 않을까? 깨끗할까? 설마 가짜 계란을 쓰지는 않았겠지... 다양한 음식문화를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 이면에는 편견과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북경에 도착한 첫날. 고민 끝에 들어선 곳은 이소룡을 상표로 삼은 중식 패스트푸드점 전궁푸(眞工夫). 프랜차이즈라 나름 믿을 수 있을 거란 판단에서였습니다. 사진을 보고 고른 메뉴는 간장에 볶은 돼지고기였는데요. 생강향이 나는 짭조름한 맛에 먹을 만 했지만 국적 불명의 특색 없는 요리였죠. 남은 며칠 간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