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여행팁 그린 데이 2013. 3. 4. 08:28
여행자의 로망중 하나는 현지인처럼 살아가듯 여행을 하는 '여행 생활자'가 되는 것 아닐까? 여행지에서만큼은 잠시나마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보며 현지인 속에 감쪽같이 숨어들어 가 보는 것 말이다. 그들처럼 빈둥빈둥 골목길을 걷다가 길거리 음식을 사 먹어 보고, 오토바이로 도로를 활보하고, 도시락 피크닉을 즐기고, 때로는 여행 중에는 도저히 입어지지 않을 것 같은 샬랄라한 원피스도 사보고. 하지만 현실은 길어야 고작 일주일 정도만이 허락되는 것이 우리네 아쉬운 여행일정. 이렇게 짧은 여행기간 동안 가장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방법은 무엇일까? 터키, 네브쉐히르 장터 그건 바로 '시장 놀이'를 해보는 거다. 어느 나라건 현지인의 꾸밈없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이 '재래시장'이라고 하지 않던가. 총천연..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0. 7. 5. 07:30
카파도키아에 가면 꼭 봐야할 것 중에 하나가 5일장이다. 주변의 풍광과 어우러진 장터는 마을별로 특색이 있는데, 가장 큰 네브쉐히르장(월요일)에는 간단한 장터음식이나 악세서리가 많다. 반대로 수요일에 열리는 '괴레메' 장은 가장 작은 장으로 채소나 과일을 파는 정도. 금요일엔 도자기로 유명한 올드타운 '아바노스'에 장이 서는데, 아바노스 장을 구경한 후에는 센드룸으로 가 Red River를 구경하면 좋다고 한다. 윌굽 5일장으로 우리가 윌굽을 찾은 것은 윌굽 장이 선다는 토요일이었다. 바람불고 축축한 날씨에 연 이틀 열기구가 뜨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을 달래고자 덜컹대는 돌무쉬에 몸을 실었다. 윌굽 장터에 찾아가려면 괴레메 오픈에어 뮤지엄으로 가는 삼거리에서 윌굽행 버스를 타면 된다. 버스는 2시간 간격 ..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0. 4. 6. 07:00
여행계획을 짤 때 항상 빼먹지 않고 하는 일 중 하나는 쇼핑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그 지역의 특산품은 뭔지, 어디서 사야 하는지, 흥정은 되는지 등의 정보를 검색해 선물을 사오는 것은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 터키에 가면 그랜드 바자르에서 꼭 우아한 이슬람 패턴이 그려진 접시들을 한 아름 사와 집안의 온 벽을 장식하리라 마음먹었었다. 그러나... 정작 그랜드 바자르에 도착했을 땐 불을 밝힌 형형색색 화려한 등에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다양한 모양, 크기, 종류의 유리 등. 숙소에 돌아와 찍은 사진을 보니 온통 등뿐이다. 어떤 각도로 봐도 정말 아름답다. 가게에는 유리공예 인형들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투명한 유리문에 매달아 놓으면 빛이 투과되어 더욱 아름답다. 한 세트 구매해서 인형극을 벌여도 좋을 듯하..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0. 3. 30. 10:29
사실 설레는 가슴을 안고 블루 모스크에 갔을때는 안타깝게도 기도시간 직전이라 내부출입을 할 수 없었다. 며칠 지나서는 3시간 마다 자미에서 울려퍼지는 기도 소리를 듣고 시간을 어림짐작 하기까지 했지만 이날은 여행의 첫날이 아니던가. 우리는 일단 주변 탐방 후 모스크에 다시 들르기로 했다. 구시가지의 유적군들은 모두 걸어서 커버가 가능하다. 찾아간 곳은 모스크 바로 앞의 히포드롬. 히포드롬은 콘스탄티노플 시대에 전차 경주가 벌어지던 경기장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훼손된 세개의 오벨리스크만이 그 흔적을 말해주고 있을 뿐이었다. 히포드롬 거리에 있는 이집션 오벨리스크(왼쪽 위)와 문닫힌 이슬람 도자/미술 박물관(아래). 푸른 잔디위의 들꽃이 봄을 말해준다. 월, 화요일에는 휴관하는 곳이 많으니 가이드북에..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태국 그린 데이 2009. 6. 3. 13:20
우울한 마음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스콜처럼 갑자기 내린 폭우에 조금씩 아물던 상처가 다시 터진듯 아파오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이럴땐 막힌 공간을 벗어나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이 좋다. 이왕이면 즐거웠던 옛 추억을 떠올리며 걷는 것이 좋고, 그 곳이 시장길이라면 더욱 좋고... 하루하루를 가열차게 살아가는 그들의 긍정적이고 활기찬 모습에 지금 나의 고민과 우울함이 사치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니까. 총천연색의 자연이 내뿜는 에너지와 퉁명스럽지만 인심 좋은 시장 아주머니의 덤 한줌, 솔솔 풍겨오는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이리저리 구경을 하다보면 어느새 일상으로 돌아오는 자신을 느낄 수 있다. 나에게 '휴식과 안녕'이란 의미의 다른 이름인 '여행'지에서 만난 시장 풍경을 보며 마음을 추스려본다. 치앙마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