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3. 9. 25. 12:28
'어찌,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송강호, 김혜수, 이정재, 백윤식 등 스타 배우들의 출연, 작년 '광해'에 이어 계유정난을 배경으로 한 픽션을 가미된 역사물, 아름다운 우리나라 곳곳의 숨은 풍광과 미려한 영상, 특히 강렬한 수양대군의 등장 씬으로 개봉 초기부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관상'을 봤다. 추석연휴 하루 전, 그러니까 며느리들의 명절노동이 시작되기 직전의 프리 힐링이랄까? 일하랴 이것저것 배우시랴 바쁘신 어머니께 잠깐의 틈을 허락받아 씨네드쉐프에서 조금 특별한 '엄마 딸 데이트'를 즐겼다. 씨네드쉐프(CINE de CHEF)는 식사와 영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CGV의 프리미엄 상영관으로 압구정점과 센텀시티점, 두 곳이 있다. 우리가 찾은 곳은 압구정점.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3번 출구에서 ..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2. 7. 16. 07:30
비오는 여름 밤, 미드나잇 인 파리 (Midnight in Paris). 우디 알런의 파리예찬 한 편을 언제 끝났는지 모를 정도로 푹 빠져서 봤다. 첫 장면부터 시선을 뗄 수 없는 매혹적인 파리의 풍경도 좋았지만 상상하던 그대로의 예술가와 작품들, 특히 내가 학창시절 흠모해 모작도 많이 했던 화가 뚤루즈 로트렉이 등장하는 물랑루즈와 모네의 수련이 있는 정원 풍경은 정말 멋지고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박제 동물들이 가득한 살바도르 달리의 초현실적인 결혼식 장면과 만 레이와 마주앉은 주인공의 심정에 몰입하다보니 너무 떨려서 가슴이 터질것 같았단. 등장 인물 전부를 알지는 못했지만 '아! 나 저 사람 알아~!'라고 환호하며 극중 인물을 하나씩 알아 맞히는 깨알같은 재미가 있었다. 분명 멜로 영화지만 영화를 보며..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태국 그린 데이 2010. 7. 29. 17:19
터키를 여행할 때 우연히 한국 드라마에 빠져 있다는 한 여고생을 만난 적이 있다. 그녀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배경으로 가족과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마침 길을 지나던 내가 그녀의 가족사진을 찍게 됐던 것. 사진을 찍은 후 통성명을 했더니 그녀는 무척 반가워하며 'Big fan of Korea'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büşra라는 예쁜 이름의 여고생은 자신이 가장 재밌게 본 드라마가 '꽃보다 남자'라며 한국에 대한 관심을 표시했다. 한류 바람이 중동에까지 미쳤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있지만, 15시간을 날아 지구 반대편에서 만난 한류는 적잖은 충격이었다. 한국에 돌아와 나는 꽃보다 남자의 주요 장면들을 훑어보며 그녀의 눈에 비친 한국을 들여다봤다. 가운데가 büşra. 한국에서는 사진 찍을 때 V를 그리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