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그리기 그린 데이 2012. 6. 17. 03:28
하루에 한 장. 30분 그리기. 6주차 부터는 그림에 날짜와 번호를 쓰기 시작했다. 크로키북에 100개의 그림을 그리면 보상으로 수채화 물감을 사기로 했으니, 매일 한 장의 그림을 그릴 때마다 수채화를 그릴 수 있는 날짜가 하루씩 앞당겨 지는 거다. 매일 그린 그림에 날짜를 쓰고 감상을 적으니 그림일기가 되었다. 아이가 아팠던 날, 자는 모습, 여행에서의 추억 등, 한 권의 크로키북을 완성할 즈음이면 몇 달치 소중한 그림일기, 육아일기가 탄생하게 될 것이다. 2012.5.20 (30) 그림 그리는 진아와 나 침대에서 떨어진 둘째군을 달래 재우고 내 마음도 진정시키기 위해 그린 그림. 2012.5.22 (31) 종일 손에 들고 있던 체온계 첫째가 열감기로 원에 가지 않았다. 아픈 첫째가 기침을 하니 둘째도..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0. 7. 23. 17:47
태어나 두 번째 맞는 진아의 생일. 장마통에 아이를 낳았으니 덥고 습한 때가 늘 생일인 것이 당연한데, 어제는 유난히도 끈적이는 날씨에 아이도, 나도 지쳐 있었다. 그나마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교실에서 인디언 분장을 하고 정글 놀이를 하며 한바탕 신나게 뛰어놀 수 있어 행복했던 하루. 돌아와 목욕을 시키는데 진아가 유난히 보챈다. 서둘러 몸을 닦이는데... 이런. 온몸이 뜨끈하다. 해열제를 먹이고 낮잠을 재웠다. 언제부터 아팠던걸까? 이렇게 덥고 습한 날씨에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아이를 보며 신기하다 생각만 하던 둔한 엄마. 서둘러 퇴근한 남편과 낮잠으로 기력을 회복한 진아와 함께한 조촐한 생일파티. 아이를 데려오기만 하면 뭐든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4개월이 지난 지금도 맘처럼 안되는 일이 ..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0. 5. 19. 07:00
665일, 말이 나날이 늘고 있다. 오래전 가르쳐준 단어를 하나씩 기억해내 엄마를 놀래키곤 하는데, 요즘엔 '나무'에 심취해 있다. 볕 좋은 날 손 잡고 밖에 나가면 고개를 젖히고 손가락질하며 '나무'를 말한다. 카시트에 앉아서도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나무를 말한다. 베란다 한켠에서 자라는 나무를 말한다. 살붙이고 산지 두 달째. 이제 눈높이가 좀 맞춰지는 것 같다. 며칠 전에는 집에서 여권 사진을 찍어줬다. 사진관까지 가기 번거롭기도 하고 어둡고 낯선 곳에서 고생만 할 것 같아 흰 벽을 배경으로 의자를 끌어 앉히고 양손에는 좋아하는 생일 인형을 쥐여줬다. 잠깐 신나하며 앉아있나 했더니 사진기를 들이대자 당황하며 뛰어내린다. 얼마 전만 해도 의자에 앉혀놓으면 쳐다만 볼 뿐 혼자 내려오지 못했는데 어느새 ..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0. 2. 14. 22:55
태어나 두번째 설이자 설빔 제대로 차려입고 맞은 진아의 첫 설. 돌 때 맞춘 한복이 딱 맞아 족두리까지 갖춰 쓰고 할머니께 특훈 받은 세배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오늘 하루였습니다. 덕분에 진아의 복주머니도 두둑해졌죠~ 그러나 제게 오늘은 조금 충격적인 시간이었습니다. 친척들로 북적이는 자리에 적응하지 못한 진아가 내내 할아버지 품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가 아니면 어떻게 해도 달래지지 않는 아이를 보며 전 세월의 무게와 서운함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진아를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서는 한동안 소프트 랜딩하는 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함께할 시간이 더 많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죠? =) 봄 분위기 물씬 나는 외할머니의 최신작을 배경으로 설빔 곱게 차려입고...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09. 5. 2. 23:50
9개월. 초여름 같은 봄날 헤이리. 반쯤 자란 윗니. 어색한지 아랫입술로 윗입술을 덮어 빨고, 가끔 이를 갈기도 한다. 사과를 아삭아삭 갉아먹고, 음식을 앞니로 잘라 먹을 줄 안다. 기는 것보다 잡고 서 있는 것을 좋아하며 작은 차상을 밀며 능숙하게 걸음을 뗀다. 좋고 싫음이 분명하다. 안아 달라고 손을 뻗거나 내리기 싫다고 꼭 껴안을 줄 안다. 잠시라도 엄마가 눈앞에 보이지 않으면 찾고 찾아도 나타나지 않을 때는 운다. ### [관련글] 2009/03/08 - 봄. 햇살. 아랫니 2009/02/09 - 로모에 관심 보이는 진아 2008/12/07 - 눈오는 겨울밤 2008/11/28 - 진아의 백일 사진, 로모버전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09. 4. 11. 19:20
아기가 집에 오는 주말을 맞아 벼르고 별렀던 벚꽃길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그동안 여의도를 오가는 유모차 부대들이 어찌나 부러웠던지... 아침 일찍 딸내미에게 꼬까옷을 입히고 집 뒤의 벚꽃길로 나섰습니다. 요 며칠 계속되는 따뜻한 날씨에 꽃은 이미 만개하다 못해 조금씩 흩날리고 있더군요. 왕벚나무 산책로에서 오랜만에 즐거운 한 때를 보냈습니다. 아기와 함께 하기에는 사람 많은 여의도보다 한적한 집앞이 좋더군요~^^ 아빠의 오래된 G3로 진아의 첫 봄마중 장면을 찍어봤습니다. 원피스에 타이즈까지 챙겨 신고 내복탈출! 집중하는 아기. 사랑스러운 장면이지만 손길이 스친 곳에는 잎사귀만이 남았다는...; [관련글] 2009/03/08 - [Life Log] - 봄. 햇살. 아랫니 2009/02/09 - [Life..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09. 3. 8. 23:43
7개월 반. 아랫니 두 개가 삐죽 잇몸에 자리 잡았다. 이제는 엉덩이를 들썩이며 익숙하게 양팔로 기고, 온몸을 밥풀 투성이로 만들지만 이유식도 제법 받아먹는다. 그림 속의 꽃을 집어보려 애쓰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좋아한다. 낯선 사람을 보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