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와우북페스티벌, 올해의 득템 품목은?
-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 2013. 10. 5. 03:35
가을을 알리는 홍대 앞 축제, 올해도 어김없이 제 9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이 시작되었다.
2013년에는 '만인을 위한 인문학 - 책에는 사람이 산다'라는 주제로 110여개의 출판사와 작가, 예술가 등이 참여한다.
올해로 5년째 와우북페스티벌을 찾은 우리 가족. 사실은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간다. 그만큼 즐길거리가 많다는 뜻이다. 이곳은 단순히 책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개념이 아닌, 책을 읽고, 보고, 듣고, 이야기 하고, 노래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책을 체험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어른과 아이가 모두 책을 즐길 수 있는 축제. 그래서인지 북페스티벌 기간에는 유독 유모차 부대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때 유모차는 훌륭한 짐차가 된다.)
올해 와우북페스티벌 기간은 10월 1일 ~ 6일 까지 6일간 열리지만 책 전시/판매 등 야외행사는 4일 ~ 6일 까지 주말 3일간만 진행된다.
그런데 왜 주제가 '인문학'일까?
매년 '책에 취하다', '책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말랑한 카피를 내걸던 축제가 갑자기 진지해진 이유가 궁금했다.
답은 지난 1일 열린 와우북페스티벌 기자간담회 자료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 '책, 삶, 일이 모두 인문학과 연결돼 있기에' 또, 요즘 대세인 인문학이 '취미학문처럼 다뤄지는 게 아쉬워' 인문학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고 한다.
첫날 저녁에 행사장을 찾은 우리는 안타깝게도 많은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는 없었지만, 주말동안 인문학 콘서트에서 박범신, 김영하 등 유명작가들의 강연을 들을 수 있고, 곳곳에서 참여형 오픈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니 가족 나들이 코스로 좋을 것 같다.
자~ 그럼 올해 와우북페스티벌은 어떤 모습인지, 페스티발의 꽃 '거리 도서전'에서는 어떤 책들을 득템할 수 있는지 한번 살펴볼까?
2013 와우북페스티벌 거리도서전, 올해의 득템 품목은?
저녁 8시, 폐점 시간이 다 되었는데, 몰려드는 인파 때문인지 불 밝힌 부스들이 많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띈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민음사 도서는 신간 10%, 구간 30%를 하고 있다.
요즘 온라인 서점에서도 기본 10% 할인을 해주니 그런가보다 하며 지나치려는데 '신/구간 함께 구매시에도 30% 적용'이 가능'하단다.
이정도라면 괜찮은 조건?
민음사의 서브 브랜드인 세미콜론에서는 아키라 번역본 6권 박스세트를 30% 할인한 8만원에 팔고 있다.
본격적으로 책을 둘러보려는는 찰나, 만화책을 유심히 살펴보던 진아가 출판사 직원에게 묻는다.
"어린이 책 보려면 어디로 가야해요?"
아이가 어릴 때부터 매년 데리고 다녔더니, 이제 뭘 해야할 지 아는 모양이다. 이렇게 시작된 어린이 서적 탐방...;
첫 코스는 풀빛 출판사의 세일코너였다. 5천원에 2권을 살 수 있는 그곳에서 아이는 직원의 추천을 받아 '이상한 크레파스'와 '아주 특별한 생일 케이크'를 골라들었다. 글밥이 제법 많은 책이었는데, 직접 보고 고른 책이라 애착이 가는지 머리맡에 두고 잠이 들 정도였다.
아이의 책을 고를 때 한가지 팁이라면, 직원이 추천해 주는 책을 고르면 대부분 실패하지 않는다. 일반 서점과는 달리 북페어 부스에는 책의 내용과 판매 실적 등을 잘 아는 출판사 직원이 직접 판매를 하기 때문에 그렇다.
두번째로 아이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는 '그림자 극장 (그림자 놀이책)'. 18,000원인 책을 만원에 팔고 있었다. 이미 어두운 저녁이라 환하게 불 밝힌 그림자 인형극이 단연 빛나기도 했지만, '인형놀이', '역할놀이'가 가능한 책이라 더욱 관심이 갔던 것 같다.
이 책에는 위 사진에서 처럼 작은 무대를 만들 수 있는 두꺼운 종이와 투명한 배경 몇 장, 오려 만드는 그림자 인형, 이야기 책 등이 들어있다. 종이를 접어 극장을 꾸미고, 배경지를 끼운 후 무대 뒤편에 랜턴을 비추면 세팅 완료~ 그림자놀이를 시작할 수 있다.
이야기 책은 '미녀와 야수, 빨간모자, 개구리 왕자'가 들어있는 세계명작편과 '단군신화, 해님 달님, 도깨비감투'가 들어있는 전래동화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데 진아는 공주가 등장하는 세계명작편을 골랐다.
앞으로 나는 매일 밤 불을 끈 후에도 진아의 창작 동화 몇 편을 들어야 잠을 잘 수 있을 듯...; ㅎ
넥서스 출판사에는 팝업북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유명한 '로버트 사부다'의 한글 번역본과 함께 '농장친구들', '곤충 친구들' 같은 움직이는 입체북도 볼 수 있었다. 3세 정도 아이에게 보여주면 딱 좋을 것 같은 입체북은 가격도 착해 5,000원. 둘째군의 몫으로 한권 구입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다.
그림에 보이는 화살표 구멍에 손을 넣거나, 태그를 잡아 위 아래로 움직이면, 말이 달리고, 고개를 끄덕인다.
아이 책 근처에는 항상 부모를 위한 육아서적도 있다.
엄마들이라면 한번쯤 심각하게 봤을 EBS 프로그램 '60분 부모'를 책으로 엮어낸 경향미디어의 'EBS 60분 부모'시리즈, 그리고 유아심리, 놀이, 양육법에 대한 책들은 모두 균일가 7천원이라는 파격가에 살 수 있다.
육아 코너를 지나 내 눈에 들어온 책은 아니나 다를까 '나의 핀란드 여행'이라는 여행 에세이. ^^
'카모메 식당 뒷이야기'라는 부제에 혹해 책을 열어보니 역시 영화 '카모메 식당'에 출연한 '가타기리 하이리'라는 배우가 쓴 책이다.
영화 촬영을 위해 한 달 동안 핀란드에 머물면서 느낀 감상과 재밌는 에피소드를 담았다니 구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격은 7천원
집에 돌아와 가타기리 하이리라는 배우가 누구인지 찾아보니 극중 '미도리'로 나와 노래를 가르쳐주던 네모얼굴의 개성만점 그녀였다.
영화 '카모메 식당'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데~!
사치에와 미도리가 마주앉아 나지막한 목소리로 독수리 오형제 주제가를 부르는 모습을 떠올리니 얼른 책이 읽고 싶어졌다.
와우북페스티벌이 열릴 때마다 눈여겨보는 즐거운 상상 출판사 부스. 제목만 봐도 재미난 여행서들을 매대에 깔아놓았다.
매년 비슷한 책들을 내놓아 이제 대부분의 책은 내방 책장에 한 권씩 꽂혀있는 듯.
가이드북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희소식일 수 있는 Enjoy 가이드북 시리즈 30% 세일~!
올해는 교보문고 아웃렛도 등장했다.
디자이너들의 인터넷 성지인 정글에서는 디자인 서적을 50% 할인 판매하고 있다.
▲ 와우 북페스티벌 개막공연, 영화배우 오지혜씨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대충 훑었는데, 이미 8시가 훌쩍 넘은 시각이라 문닫는 부스가 많았다. 정작 인문학 책은 한 권도 못봤는데...
아쉽지만, 일요일 낮에 다시 와서 각종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책도 좀 더 사자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주차장 끝쪽 무대에서는 개막공연이 한창.
'전기흐른' 밴드의 몽환적이고 일레트로닉한 연주를 들으며 졸린 눈을 부비는 아이들과 함께 집으로 향한다.
내일(토요일)은 모처럼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에 갈 예정인데, 이녀석들 컨디션이 별로인 것 같아 살짝 걱정이 된다.
축제의 계절, 가을을 제대로 즐기려면 애나 어른이나 체력관리가 필수~!
부디 내일 날씨가 따뜻하기를 기도하며... 아이들과 함께 풀밭에서 재즈 들으며 책 읽는 낭만적인 장면을 상상해 본다.
과연....?
[여행 Tip] 제 9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
* 기간: 2013년 10월 1일 (화) ~ 6일(일) 6일간, 거리 도서전은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진행 (아침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
* 장소: 홍대 주차장 거리, 서교예술실험센터, 두성 In the paper, 요기가표현갤러리, 북카페, 클럽 등
* 프로그램 등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http://wowbookfest.com/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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