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2. 3. 28. 23:42
아들에게 아버지란 어떤 존재일까? 닮은 모습, 닮은 생각, 사소한 버릇까지도 닮은 부자지간. 누구보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대상이지만 함께 있으면 늘 어색하고, 속을 내비치지 않는 모순의 관계. 아들에게 아버지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가족여행을 수차례 함께 다녀왔어도, 남편과 아버지가 다정하게 함께 찍은 변변한 사진 한 장이 없다. 출산 백일을 기념해 떠난 여행이지만, 이번 가족여행에서 나는 남편과 아버지의 사진을 한번 담아보기로 했다. 내소사 3층 석탑 앞, 사진을 찍는 아들 전나무 숲길을 걸으며 뒷짐 진 모습이 참 닮았다. 여전히 어색한 웃음, 그러나 보기 좋은 어깨동무. 사진을 보고 있으니 가슴 한구석이 짠하다. 아버지와 아들, 엄마와 딸의 관계는 서로의 모습에서 자신을 발견할 수..
다녀오겠습니다 그린 데이 2012. 3. 25. 07:30
출산 후 꼼짝없이 집에 갇혀 마늘과 쑥을 먹으며(?) 지내기를 백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백일 여행을 떠납니다. 올 봄은 더디 오려는지 어제는 때아닌 함박눈까지 펑펑 쏟아졌는데요. 떠날 생각에 눈을 맞으면서도 즐겁게 장보기를 마치고 짐을 꾸렸습니다. 식구 하나 더 늘었다고 하루 종일 챙겨도 챙겨야 할 것이 또 보이네요. 핑곗김에 몇달 전부터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하던 큰 가방도 하나 더 사고, 아이들 모자도 하나씩 준비했습니다. 채석강 / Photo by 락(rockphoto) 오늘 떠나는 여행지는 채석강과 내소사 전나무길, 곰소항의 염전 등으로 유명한 전북 변산입니다. 충무공 정식, 복성루 짬뽕, 백합죽, 젓갈 정식 등이 먹거리 리스트에 있고요. 최근에 지어 시설이 좋다는 변산 대명콘도에 묵으며..
소셜 미디어 단상 그린 데이 2012. 3. 23. 10:18
초대장 나눔을 마감합니다. 비밀댓글로 적어주신 이메일 주소로 초대장을 발송했으니 확인해 주세요~ 봄비 내리는 상쾌한 금요일입니다. 오늘은 티스토리 블로그를 개설할 수 있는 초대장을 나눕니다. 수량은 20장. 제가 살펴볼 수 있을 정도로만 나눌께요. 지난 연말 처음으로 초대장 나눔을 한 후, 아직도 블로그를 개설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앞으로 자주 나누겠다고 다짐한 바, 두세달에 한번씩은 초대장 나눔을 하려고 합니다. 티스토리 블로그는 초대로만 가능한 독립형 블로그 서비스 입니다. 독립형 플랫폼이라는게 블로그 초보자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원하는 대로 꾸미고 다듬을 수 있어 정말 '내 것'같은 공간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직접 스킨도 만들어..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2. 3. 22. 07:00
'In Turkey, I am beautiful.' 이라는 말이 있다. 터키에서는 누구나 아름다울 수 있다는 뜻. 물론, 여자에게만 해당한다. :) 동양적 외모에 대한 신비감을 가진 터키남자들은 우리가 지나가는 곳마다 ‘뷰티풀’이란 단어를 연발한다. 고작 며칠 본 사이인데 프러포즈도 서슴없이 한다. 한국에서는 남편에게도 잘 듣지 못하던 '예쁘다'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공주병에 걸려버린 나. 자칫 큰일 날뻔한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터키남자에 얽힌 에피소드 하나. 이스탄불 아야소피아 성당에서 혼자 셀카를 찍고 있을 때였다.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한 남자가 다가왔다. 유럽계 터키쉬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남자는 이스탄불에 꽤 오랫동안 머물고 있어 아야소피아에 여러번 와봤다고 했다. 그러더니 이곳에 얽힌 역..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2. 3. 21. 07:00
바야흐로 봄입니다. 살랑대는 봄바람에 낯선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어지는 충동의 계절, 봄. 오늘은 멀리 이스탄불로 상상 산책을 나가 볼까요? 새순 돋는 나무, 터질듯한 꽃망울에 마음이 설렙니다. 하지만 몇 걸음 걷다보니 향기로운 꽃 내음과 함께 우리를 유혹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고소한 음식 냄새! 이곳은 이스탄불 신시가지의 돌마바흐체 궁전 앞입니다. 관광객들이 오가는 큰 길가에서 청년들이 열심히 숯불을 피우고 있습니다. 대체 뭘 하려는 걸까요? 쫄깃하고 고소한 떡갈비, 괴프테 가까이 가보니 길 한복판에서 고기를 굽고 있네요. 토마토 등 채소, 빵도 한가득 쌓아놓고 말이죠. 향신료 솔솔 뿌린 고기가 노릇노릇 익어갑니다. 떡갈비를 연상시키는 이 고기는 케밥과 함께 터키인들이 가장 즐겨 먹는 '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