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2. 4. 12. 13:39
지난 주말, 둘째 정균이의 백일사진을 찍었다. 헤이리까지 찾아가 전문 작가에게 촬영을 맡겼던 첫째 때와는 달리 이번엔 셀프스튜디오를 빌려 조촐하게 찍어줬다. 셀프 스튜디오를 선택한건 기백만원이나 하는 촬영비를 아끼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가족끼리 놀며 웃으며 좀 더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을 수 있을것 같아서였다. 사진을 잘 찍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를 잘 웃길 자신은 있었다. 똑같은 배경에 얼굴만 바뀌는 백일 증명 사진보다 볼 수록 웃음이 나는 그런 사진을 찍고 싶었다. 이미 페이스북에서 한 차례 자랑한(^^) 백일 사진 베스트 컷. 한껏 웃는 아이의 표정도 예쁘지만 상황을 상상하게 하는 아빠의 손도 자연스러워 좋다. 촬영 장소는 홍대 앞에 있는 '두지 스튜디오'다. 정균이가 태어난지 두 달 남짓 되었을 ..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2. 4. 9. 10:25
한국인에게 젓갈은 '밥 도둑'입니다. 요즘처럼 나른한 봄날, 갓 지은 고슬고슬한 밥 한 숟갈에 곰삭은 젓갈 한 점을 올려 먹다 보면 어느새 밥 한 그릇이 뚝딱 비워지지요. 젓갈은 맛있기도 하지만 그 짠맛 때문에 밥을 많이 먹게 되는 음식인데요. 며칠 전 다녀온 남도 여행길에 짜지 않고 감칠맛 나는 젓갈을, 그것도 다양한 종류를 한꺼번에 정식으로 맛볼 수 있었기에 소개합니다. 서울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부안나들목을 지나면 머지않아 서해의 짭조름한 내음이 풍기는 곰소항에 닿을 수 있습니다. 곰소항은 국내 제일의 천일염이 생산되는 곰소염전으로도 유명한데요. 1970년대만 해도 100여 명의 염부들이 일할 정도로 큰 염전이었다고 합니다. 요즘은 수입 소금이 들어와 곰소의 소금은 소량 판매하거나 젓갈을 담그..
소셜 미디어 단상 그린 데이 2012. 4. 5. 12:33
최근 엄마들이 모이는 포털사이트 육아/교육 카페에서 이슈가 되고있는 주제가 하나 있다. 바로 '전자레인지를 쓰면 안되는 10가지 이유'. '물을 전자레인지에 끓인후, 식혀서 화분에 주면 어떻게 될까?' 로 시작되는 이 글은 전자레인지의 유해성을 알리는 내용으로 인터넷 뿐 아니라 카카오톡과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호기심에 내용을 읽어보니 간담이 서늘하다. 나도 진아에게 우유나 간식을 데워줄때 수시로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는데, 이 말이 사실이라면 당장에라도 전자레인지를 갖다 버려야 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자레인지를 쓰면 안되는 10가지 이유. 요약하면 이렇다. 전자레인지로 계속 물을 끓이거나 음식을 익혀 먹을 경우, 1. 전자파로 익힌 음식이 뇌기능을 파괴한다. 2. 성 호르몬의 ..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2. 4. 2. 16:46
3월 말에 떠나는 여행이라, 게다가 목적지가 봄의 전령사라 불리는 '변산 바람꽃'의 산지이기에 벚꽃은 아니더라도 활짝 핀 산수유나 매화쯤은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함박눈이 쏟아지는 때아닌 꽃샘추위에 꽃은커녕 매서운 바닷바람만 실컷 맞고 돌아왔다. 올해는 윤달이 끼어있어 추위가 길다더니 봄이 더디 오려나...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등 뒤를 비추던 햇볕의 따뜻한 기운이 확실히 예전과는 달랐다. 한껏 물오른 나뭇가지에서, 호미 끝에 걸려드는 조개, 주꾸미에서 스멀스멀 봄기운이 올라오고 있었다. 첫날. 서울 - 변산 곰소염전 - 채석강, 적벽강 변산 격포 해수욕장 변산은 낯선 곳이다. 서울 촌놈인 내게 어딘들 낯설지 않은 곳이 없겠느냐만 속초나 부산의 왠지 모를 익숙함에 반해 변산은 삼면이 바다..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2. 3. 30. 18:35
터키에 가면 반드시 먹어봐야 할 대표적인 음식이 케밥인것 아시죠? 흔히 케밥이라고 하면 우리는 큰 꼬챙이에 고기를 세로로 끼워 굽는 되네르 케밥만을 떠올리는데요. 사실 터키의 케밥은 고기를 굽는 방법, 곁들여 먹는 음식, 먹는 방법에 따라 수십 가지가 있습니다. (관련 글: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터키 음식의 대명사, 케밥) 특히 카파도키아 지역에는 재료를 항아리에 모두 넣고 끓여낸 '항아리 케밥(Pottery Kebab)이 있는데요. 여기엔 심지어 뜨끈한 국물이 들어있기도 합니다. 고기와 채소 등을 한데 넣고 푹 고아낸 항아리 케밥은 우리 입맛에도 잘 맞아 터키를 여행한 한국인들 사이에서 '터키의 육개장'이라 불리는 음식입니다. 카파도키아 어디서나 마주칠 수 있는 기이한 풍경. 뾰족하게 솟아오른 버섯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