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2. 5. 2. 07:30
벚꽃이 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여름이 됐다. 따뜻해지기만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날씨마저 화창해 도저히 집에 있을 수 없었던 지난 주말, 벼르고 별렀던 선유도 공원에 다녀왔다. 어느새 녹음이 우거진 공원에서는 마침 개장 10주년을 맞아 '선유도 거리음악회'가 열리고 있었다. 그늘에 돗자리를 깔고 인디밴드의 공연을 보며 도시락 먹으니 마치 락페스티벌에 온듯 이색적이었다. 부대 행사로 열리는 캐리커쳐 그리는 곳도 기웃거려보고, 이제 연례행사로 자리잡은 '미루나무길 가족사진'도 찍으며 제대로 피크닉을 즐겼다는. 선유도 공원 가는 길. 반팔이 어색하지 않았던 무더운 날씨였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이어 선유도 공원으로 향하는 중. 벌써 초여름 분위기를 풍기는 공원에는 철쭉이 한창이었다. 활짝 핀 철쭉을 배경으로..
30분 그리기 그린 데이 2012. 4. 27. 15:09
올해 목표 중 하나인 '스케치 여행을 위한 하루 30분 그리기' 2주차에 접어들었다. 사실 말이 2주차지 지난 화요일부터 시작해 어제까지 그렸으니 이번주까지 그린 그림은 고작 여덟 장. 하지만 점점 그리는 재미에 빠져들고 있다. 4월 20일. 베란다 텃밭 날씨 좋은 금요일 오후, 상추에서 바질까지, 베란다 텃밭 프로젝트에서 소개한적 있는 우리집 베란다 텃밭을 그렸다. 욕심을 내서 꼬불꼬불한 치커리와 셋방살이 하는 바질 잎 묘사에 치중했더니 이날 그림은 미완성으로 끝났다. 키티 스케치북과 뽀로로 연필에서 벗어나고자 크로키북과 연필 몇자루, 제대로 된 지우개를 샀다. 키티 스케치북이 20장쯤 되고, 크로키북이 70매 짜리이니 이걸 다 채울 즈음에는 90장의 그림일기가 담긴 책이 탄생하게 된다. 생각만 해도 ..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2. 4. 25. 14:18
전북 변산에 있는 '하섬'은 관광지로 유명한 채석강에서 적벽강 쪽으로 10분 정도만 걸으면 볼 수 있는 작은 섬입니다. 한달에 두 번, 조석간만의 차가 큰 음력 1일과 15일 썰물 때는 섬 가까운 곳까지 물이 빠지는데요. 이때 걸어서 오갈 수 있는 바닷길이 생깁니다. 하섬은 모세의 기적처럼 갈라지는 바닷물이 유명하기도 하지만, 썰물에 드러나는 개펄에 조개가 많아서 개펄체험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섬. 한달에 두 번, 음력 1일과 15일 썰물 때 섬까지 이어지는 바닷길이 열린다. 썰물 때가 되면 긴 장화에 호미를 챙겨 든 지역 주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수만 권의 책을 겹겹이 쌓아놓은 듯한 지층 채석강에서 하섬으로 가는 길에는 교과서에서나 나올법한 중생대 백악기의 지층을 가까이에..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2. 4. 24. 14:42
날이 따뜻해지면서부터 시장에 갈때마다 꽃집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남편. 겨우내 화분을 들여 놓고 흙을 채우고, 퇴비를 섞는 등 분주하더니 얼마 전엔 드디어 모종 몇 가지를 사왔다. 우리동네 재래시장 내 꽃집은 매년 이맘때가 되면 꽃집인지 모종가게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모종 판매에 열심이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이 집의 주력상품이었을 철쭉화분은 구석자리로 밀려나고, 가게 입구엔 고추를 비롯한 채소 모종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었다. 남편은 진아에게 모종 이름을 알려주더니 키워보고 싶은 것을 고르게 했다. 아이가 제일 먼저 가리킨 것은 방울 토마토. 지난 겨울까지 한 두개씩 열려 따먹던 토마토를 기억해 낸것 같았다. 그 다음은 딸기. 집에서 과연 딸기 농사가 제대로 될까 걱정이 됐지만 직접 고른 것을 키우는 ..
30분 그리기 그린 데이 2012. 4. 20. 11:14
올해 목표 중 하나인 '스케치 여행'을 위한 하루 30분 그리기를 시작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대학시절 전공까지 했지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붓을 멀리 한지 10여 년. 스케치 여행은 매번 계획을 세웠다가 그림 그릴 시간에 더 많은 것을 보겠다는 이유로, 재료를 챙겨 가기 거추장스럽다는 이유로, 손을 놓은 지 너무 오래됐다는 이유로 번번이 포기하곤 했었다. 뭔가 여유롭지 않은 일정에서 손쉽게 그리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생각해 낸 것아 바로 크로키. 하지만 10분 이내에 사물의 특징을 잡아 그림을 완성해야 하는 크로키는 현재의 내 수준에서는 무리라고 판단됐다. 그렇다면 10분이 아니라 30분이면 어떨까. 일단 사물을 찬찬히 관찰하며 그리는 것부터 시작하면, 어느 순간 그리는 것에 익숙해지고, 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