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세계요리 그린 데이 2014. 6. 15. 03:40
사건의 발단은 하몽이었다. 하몽의 맛을 그리워하는 스티브의 지인이 있어 스페인 여행 마지막 날 전문점에 들른 김에 조큼 포장해 온 것이 시작이었다. 하몽은 스페인 전통 음식으로 돼지의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건조해 만든 생햄이다. 통 다리는 저장식품이라 실온에서도 오래 보관할 수 있지만, 일단 한번 잘라내면 속살은 냉장을 해야 한다. 사실 냉장하지 않고, 잘라온 그 날 먹는 것이 가장 부드럽고 맛있다. 얇게 저민 하몽은 공기에 닿는 시간이 길어지면 자연히 마르기 때문. 진공포장을 해오긴 했지만, 걱정이 됐다. 그래서 그 지인을 초대했다. 최대한 빨리. 귀국 3일 만에ㅎㅎ ▲ 스페인 여행에서 사랑에 빠지게 된 하몽. 메론과 먹어도, 바게트에 척척 걸쳐 먹어도 맛나다. 육류 반입은 안되지만... 그래서 조큼만..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스페인 그린 데이 2014. 6. 14. 05:53
26박 28일간의 스페인 여행을 마치고, 가족과 함께 무사귀환 했습니다. 요즘 하루하루 안정된 일상과 집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 여행 후 첫 포스팅은 언제나처럼 일정 전반에 대한 스케치 포스팅을 해볼까 하다가 잊을 수 없는 사건이 있었던 마지막 날의 이야기를 먼저 해보려고 합니다. 아... 다시 생각해도 아찔하네요. ㅠㅠ방금 브라질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이 5:1로 네덜란드에 진 것도 황당하지만, 이건 그보다 더한 멘붕이었다고 감히 자신(?)합니다... 6월 11일 새벽 2시, 짐을 꾸리기까지... ▲ 지난 포스팅 끝에 올린 사진. 이때까지만 해도 12시간 후 닥칠 시련을 알지 못했다. 새벽 두 시, 바르셀로나. 부부가 나란히 앉아 수수께끼를 풀고 있다. Q. 28인치 커리..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스페인 그린 데이 2014. 6. 11. 10:08
다시 바르셀로나로 돌아와 보내는 네 번째 밤, 스페인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입니다. 한달 남짓한 시간이 어쩌면 이렇게 빨리 흘러갔는지 아쉽기만 하네요... 오늘은 아침부터 까딸루냐 광장으로 쇼핑센터를 찾아나섰습니다.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이후 줄곧 휴일이었던지라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아 쇼핑을 할 수 없었거든요. 부탁받은 물건도 있고, 사고싶은 것도 있고 해서 출반 전, 미리 동선을 짜고 움직였습니다. 시간이 너무 없고, 둘째가 보채서 자라, 캠퍼 등 주요 쇼핑스팟은 대충 둘러보는 것으로만 만족해야 했습니다. 화려한 스페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데시구엘. 가방이 특히 예뻤는데 하나 사올걸 하는 후회가 드네요..; 진아가 특히 좋아했던 빠예야집. 한번 더 먹고 싶다고 해서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빠예야는 누룽..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스페인 그린 데이 2014. 6. 2. 08:49
오늘은 여행 21일차. 말라가를 떠나 론다, 세비야, 톨레도를 거쳐 마드리드에 3일째 머물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를 떠난 후로 소도시 위주로 다니다가 마드리드에 도착하니 현대적인 도시풍경이 낯설기만 합니다. 서울 토박이인 저인데, 고작 몇 주 스페인의 작은 마을들을 여행했다고 도시가 낯설다니... 인간은 정말 환경의 동물인가 봅니다. 지난 며칠간의 여정을 간단하게 사진으로 보여드릴게요. 처음 여행을 계획할 때는 스페인 남부 해안 도로인 '코스타 델 솔'을 따라 경치 좋은 곳에서 잠시 내려 수영도 하고, 지중해를 만끽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말라가를 떠나 론다로 향하니 바다는 커녕 구불구불 험한 산길로 접어들더군요. 해안길을 달리다가 내륙으로 들어서려고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저희 부부는 어리둥절했습니다. ..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스페인 그린 데이 2014. 5. 27. 11:31
스페인 여행 11일차, 말라가에서의 세 번째 밤입니다. 오늘은 피카소 생가와 구시가지, 말라가 대성당, 그리고 번화가인 마르케스 데 라리오스 거리를 다녀왔습니다. 어제 제가 말라가 전역에 보라색 꽃이 피어 있다고 한 것, 혹시 기억하시나요?피카소 생가가 있는 메르세드 광장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피카소의 탄생 훨씬 이전부터 존재했다는 오벨리스크를 중심으로 고목들이 줄지어 서 있고, 그 가지 끝에는 마치 벚꽃처럼 흐드러지게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었습니다. 광장 주변의 오래된 건물들도 운치를 더하더군요. 말라가는 대표적인 스페인의 휴양지이지만, 피카소 생가가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지요. 피카소는 바로 이 곳, 말라가 메르세드 광장 36번지의 5층 건물에서 1881년 10월 25일 태어났습니다. 건물 모서리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