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세 번째 캐나다 그린 데이 2014. 3. 13. 12:13
캐나다 여행의 묘미중 하나는 여행지에 닿기도 전에 만나는 아름다운 풍광이다.밴쿠버에서 캘거리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만난 장엄한 로키산맥, 9월 초의 가을로 향하는 문턱이었지만, 봉우리마다 하얗게 눈 쌓인 모습을 보고 얼마나 설레었던지~! 밴쿠버에서 캘거리까지 가는데는 1시간 남짓한 시간이 걸린다. 나리타, 밴쿠버를 거쳐 드디어 마지막 비행기. 오랜 비행 끝인데다가 마지막이라는 안도감에 아이들과 함께 비몽사몽 앉아있었는데, 갑자기 남편이 창밖을 보라며 나를 깨웠다. 점점 고도를 낮추는 비행기, 마치 우리가 로키산맥을 찾아낸 것을 알기로도 하는 듯 천천히 넓게 펼쳐진 빙원 가까이 다가갔다. ▶▶ 관련 글: 빙하에 대한 편견을 깨다, 콜롬비아 아이스필드 빙하여행 당시에는 그저 내 눈앞에 펼쳐진 경이로운 풍경에 ..
센티멘탈 여행기/세 번째 캐나다 그린 데이 2014. 3. 12. 22:56
한달 전쯤 뜻하지 않게 인터뷰를 하게되었습니다. (여러모로 공감하는 주제이고, 지극히 평범한 요즘 여성의 표본이라 저를 인터뷰하셨다고는 하지만, 읽다보니 무척 잘 써주셔서 고개가 절로 숙여졌어요.--; 쑥스럽지만 제 역사의 한토막이니 블로그에 흔적을 남겨봅니다. 슬로우 뉴스 '생각읽기' ▶▶ 블로깅으로 ‘존재감’ 찾기 – 그린데이 전혜원 ) 인터뷰 말미에 물으시더군요. '지난 4년간 여행을 꽤 많이 다닌 것 같은데, 어디가 가장 좋았는지?' 순간 아스라한 기억이 흑백필름처럼 머리를 스쳐지나갔습니다. 퇴직 후 첫 여행이었던 터키, 혼자 떠났던 미국과 중국, 남편과 단둘이 떠났던 대만, 아이와 함께했던 일본, 필리핀, 태국의 여러 도시들... 필름은 캐나다에서 멈췄습니다. 캐나다였습니다. 제작년 이맘때, 당..
센티멘탈 여행기/필리핀 섬 그린 데이 2014. 3. 12. 08:26
보라카이는 전체 길이가 7Km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이지만, 세계 여행자들의 입맛에 맛는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즉석에서 구워주는 바비큐와 푸짐한 망고 쉐이크는 국적과 나이를 넘어선 베스트 셀러 메뉴~!여기에 해변 어드벤티지까지 있어 음식의 맛을 더한다. 보라카이의 맛집은 화이트비치 해변과 디몰에 모여있다. 스테이션 1~2에 주로 모여있는 해변 레스토랑은 저녁이 되면 식탁과 의자를 모래길에 세팅해 석양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근사한 노천 식당으로 변신한다. 아이들은 식사 후 모래 놀이를 즐길 수 있고, 어른들은 시원한 맥주 한잔의 여유를 맛볼 수 있으니 이보다 완벽한 휴가가 또 있을까? 해진 후, 비치 바에서 펼쳐지는 불쇼도 볼만하다. 맛집에서 디저트 카페까지, 아이와 함께..
센티멘탈 여행기/필리핀 섬 그린 데이 2014. 3. 11. 08:00
보라카이를 뜨겁게 달구던 해가 멀리 수평선 뒤로 사라질 때면 어디에선가 동네 아이들이 나와 해변에 모래성을 쌓기 시작한다. 삽으로 모래를 퍼와 크고 높게 쌓고 물을 뿌려 손으로 다지는 폼이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성 모양을 조각하고, 그 밑에 BORACAY라는 글씨와 날짜를 새겨 넣기도 한다. 완성된 조각에는 맥주병으로 등을 만들어 조명을 비춘다. 보라카이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인 ‘모래성’.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잡지에서 처음 이 모래성을 봤을 때는 어느 예술가의 작품이겠거니 했다. 야외 결혼식이나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 만드는 조각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우리네 얼음조각처럼. 혹시 내가 보라카이를 여행할 때, 한번이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
센티멘탈 여행기/필리핀 섬 그린 데이 2014. 3. 7. 12:47
방콕의 카오산 로드나 발리의 꾸따비치, 보라카이의 화이트 비치 등 여행자들이 많이 모이는 동남아시아 여행자 거리에는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패션이 있다. 카오산 로드에서는 통이 넓은 피셔맨스 팬츠에 조리 정도는 신어줘야 비로소 여행자가 된 것 같고, 꾸따비치에서는 바틱으로 만든 화려한 싸롱으로 랩스커트를 만들어 입어야 느낌이 산다.섬 대부분이 해변인 보라카이에서는 비키니와 서핑팬츠가 기본~! 그러나 이들 패션에 기본이 되는 헤어 스타일이 있으니, 그건 바로 레게머리다. 보라카이 거리를 걷다 보면 해변에서 머리를 땋거나 헤나 문신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보라카이의 화이트 비치는 진아식 표현으로 '바다 미용실', 보는 그대로 '해변 미용실'인 셈이다. ▲ 보라카이 화이트 비치에서 흔히 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