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1. 1. 10. 14:39
필름이 감기지 않는다. 셔터도, 조리개도,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다.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듯 모든 것이 한데 엉겨붙어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정말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유채꽃밭에서의 스티브 집 앞 공원, 만개한 벚꽃. 로모(LOMO LC-A)를 처음 만난 건 2001년 4월이었다. 첫 직장에서 받은 첫 월급으로 산 내 첫 선물. 무뎌진 감각을 자극하는 독특한 감성의 사진도 좋았지만 구소련에서 사용하던 스파이 카메라였다는 믿거나 말거나 스토리가 마음에 들었다. 피사체에 초점이 잘 맞는, 날씨에 따라 뿌연 흔적만을 볼 수 있는 이 장난감 같은 카메라로 어떻게 스파이 활동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가끔은 놀랄 만큼 생동감 있는 사진이 찍히기도 했다. 스물 몇 장의 사진을 버려도. 무뎌진 감성을 자..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1. 1. 2. 07:30
2010년은 왠지 서둘러 가버린 느낌입니다. 그린데이 온더로드, 정확히 말하면 그린데이 저 자신의 한 해 결산을 해봅니다. 새로운 시작, 인생 2막을 준비하다올해는 저에게 대단한 도전의 한 해였습니다. 10년간 일상이던 회사생활을 정리하고 전혀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으니까요.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엄마가 되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물으실 분도 계시겠지만, 낯선 환경에서의 적응은 생각보다 쉽지 않더군요. 잠시동안 저 자신이자 한 아이의 온전한 엄마로 살아보고자 벌인 일이었지만 계급장을 떼고 만나는 세상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떨어져 지내던 아이를 데려와 함께 살면서 이내 잃어버린 반쪽 세상을 새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세상에는 도전하고 성취해야 할 목표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0. 12. 19. 17:45
지난 포스팅, '해외 여행 준비?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끝낸다!'를 쓰기 위해 아이폰 화면 캡처를 몇 장 받았는데요. PC에 이미지와 사진파일들을 내려받아 정리하다 보니 최근 딸아이의 일상이 보여 몇 장 올려봅니다. 얼마 전 미도리님께서 포스팅하신 '옵티머스Q에 담긴 일상'을 보며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엔 자신의 시선으로 본 일상이 고스란히 담기는구나...란 생각이 들었는데 제 휴대폰엔 아이 사진만 가득한 걸 보니 이제 저도 엄마 다 된것 같습니다. ㅎㅎ 오랜만에 찾아온 따뜻한 주말 오후, 아이(와 남편)를 재우고 드립 커피 한 잔 내려 마시며 여유롭게 감상하는 사진들~ 요즘 진아. (푸딩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토이카메라 효과) 28개월, 가을...북촌 나들이, 중앙고에서 바라본 가을 하늘 크레파스로 그린 ..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0. 11. 23. 07:30
TISTORY 사용자라면 하나쯤 가지고 있을 티스토리 탁상달력. 언제부턴가 티스토리만의 고유 행사로 자리 잡은 탁상달력 공모전이 올해도 어김없이 열리고 있다. 2011년 달력사진은 '마음으로 찍은 1년'이란 부제로 11월 8일부터 24일까지 응모를 받고 있는데, 달력에 실릴 열두 작품으로 선정되지 않더라도 응모자 1,000명에게 탁상달력을 보내준다니 웬만한 응모자에게는 대부분 보내준다는 얘기. 달력의 디자인도 깔끔하고 지질이나 인쇄 퀄리티도 좋아 책상에 두고 보기 괜찮아 올해도 달력이나 받자는 심산으로 응모해본다. 2010 TISTORY 탁상달력 [ 봄 ] 루꼴라 싹 터키 사프란볼루 [ 여름 ]태국, 수상시장 노점에서 태국, 카이섬 망중한 [ 가을 ] 단양 단풍 가벼운 마음으로 사진 정리를 시작했는데, ..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0. 9. 26. 16:22
사실 이 글은 추석 전에 작성했는데, 발행하는 것을 깜빡 했습니다...; 이미 이벤트 기한이 지나버렸지만, 친구와의 여행도 추억할 겸 지난 사진 몇 장 올려봅니다. 블로그 이웃 샘쟁이님께서 A4사이즈 인화지에 사진을 인화해 보내주는 추석맞이 이벤트를 진행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응모해 봅니다. 샘쟁이님은 사진과 여행을 좋아하는 열혈블로거로 최근에 두바이, 그리스, 터키 여행기로 제 맘을 흔들어 놓은 장본인이시죠. 특히 두바이에서 하루 스탑오버로 볼 수 있는 알찬 코스에 대한 소개는 꼭 참고할만한 정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최근 캐논 프린티어로 활동하시면서 제공받은 프린터와 인화지를 활용해 사진 인화 이벤트를 진행하신다고 하여 응모해 봅니다. 어둠이 내려앉은 사프란 볼루의 저녁 풍경 이 사진은 올봄 터키 여..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0. 9. 21. 02:33
최근엔 아이와 함께 책 읽는 재미에 빠져 있다. 집 근처에 아이 눈높이에 맞는 책들만 모아놓은 어린이 도서관이 있는데, 이 도서관에 오르는 좁은 오솔길에는 아름드리 나무가 울창하고 인적이 드물어 마치 우리만의 비밀장소로 여행을 떠나온 기분이 들어 참 좋다. 딸아이가 볼만한 그림책들을 빌려와 거실 바닥에 주욱 늘어놓으면 부자라도 된 기분. 그런데 책을 몇 번 빌려보다 보니 조금씩 이상한 점들이 눈에 띈다. 두 돌 즈음한 아이가 보는 책이다 보니 주로 동물, 야채, 탈것 등이 등장하는 그림책이 대부분인데, 한국에는 없는 탈것인 모노레일, 한국에 있긴 하지만 생김이 다른 야채와 과일들이 보인다. 서양것 같지는 않은데, 조금씩 다른 그림들. 그럴때마다 저자를 보면 어김없이 일본인이다. 작정하고 유아서적코너를 훑..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0. 9. 13. 10:57
서울 도심의 한 대로변. 높은 빌딩숲 주변 풍경과 어울리지 않는 작고 오래된 가게에서 연탄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여름이 가고 9월이 왔다지만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았는데, 연탄불은 왜 피웠을까요? 가까이 갈수록 지글지글 피어오르는 꼬치구이의 향이 강하게 느껴져 가는 발길을 잡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한 끼 먹고 가야겠네요.^^ 오늘 그린데이가 소개할 맛집은 연탄불에 굽는 닭꼬치와 닭볶음탕으로 유명한 23년 전통의 중림동 맛집. '호수집 (원조 닭꼬치)'입니다. 연탄 직화구이로 유명한 호수집의 닭꼬치 간판 어디에도 '호수집'이란 이름은 없지만 단골손님에게는 계산서에 찍히는 상호로 통하는 곳이다. 그런데 7시가 조금 넘은 이른 시각, 벌써 바깥 테이블까지 다 차고 문앞에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기다리는 사..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0. 9. 1. 00:03
유난히 덥고 비가 많이 왔던 계절이었다. 겁많은 아이는 작은 천둥소리에도 깜짝 놀라 엄마의 품을 파고들기 일쑤지만 이제 제법 의사표시를 하고 노랫말을 따라부를 수 있게 됐다. 내 것과 네 것을 구분하고, 고마움과 미안함을 알고, 바다와 기차를 좋아하는 25개월 아이. 점점 아기 티를 벗어가는 아이의 모습에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더위를 견디며 곡식이 여물 듯 아이도 이 여름을 보내며 더욱 여물었으리라... 2010년 비 오는 8월의 마지막 날. ### ['가끔 쓰는 육아일기' 관련 글] 2010/07/23 진아의 두 번째 생일을 축하해~! 2010/06/06 요즘 키우는 것들 2010/04/13 봄꽃 나들이, 선유도 공원 2010/03/24 초봄, 눈사람과의 추억 2010/02/14 태어나서 두 번..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0. 8. 19. 07:00
시속 20Km를 채 달리지 못하는 막히는 고속도로. 쏟아지는 졸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운전대에 기대 깜빡 잠이 들려는 순간, 뻑뻑한 눈을 비비며 올려다본 하늘이 너무나 고와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집어들었다. 평일 대낮에 고속도로를 달리며(?) 찍어본 하늘. 어느새 하늘이 높아졌구나... ###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0. 8. 6. 01:07
올들어 가장 무더운 날씨였다는 5일 저녁, 반포한강지구에 위치한 선상카페 마리나 제페에서 열린 하이트 신제품 '드라이피니시 d' 론칭파티에 다녀왔습니다. 드라이 피니시 d는 2006년 맥스, 2007년 에스 출시에 이어 3년만에 야심차게 선보이는 하이트 맥주의 새로운 브랜드인데요, 관련해서는 차차 풀기로 하고 오늘은 셀러브리티 중 가장 빛났던 김재욱의 사진을 몇 장 올려보겠습니다. 5일 종영한 드라마 '나쁜남자'의 홍태성(김재욱) 인터뷰 장면 한강의 정경이 시원하게 보이는 포토존 해진 후 도착한 김재욱. 찢어진 청바지에 가벼운 재킷. 마치 진짜 맥주파티라도 즐기러 온 듯한 쿨한 복장. 인터뷰 후에는 레드 카펫을 따라 내 옆으로 지나갔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는 이미 먼 곳에...; 이날 행사에는 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