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0. 6. 7. 17:06
음식이 맛있는 지역 하면 보통 전라도를 떠올리지만, 경남 통영 또한 산과 바다를 모두 접하고 있어 물산이 풍부하고 맛있는 음식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특히 봄에는 도다리 쑥국, 멍게 비빔밥, 멸치회가 제철이고요, 매콤한 충무 김밥, 시래기와 된장을 풀어 끓인 시락국, 졸복국, 굴 요리, 해물뚝배기, 장어구이 등도 통영에서 즐길 수 있는 맛있는 음식입니다. 또, 기본 상에 술만 추가하면 신선한 해물 안주가 무한 제공되는 '다찌'라는 독특한 술 문화가 있어 애주가들은 다찌집을 가기 위해 통영을 찾기도 할 정도입니다. 오늘은 이번 여행에서 만난 봄내음 물씬 나는 통영의 대표음식들을 몇 가지 소개할까 합니다. 봄 향기 풀풀 나는 '도다리 쑥국' 봄기운을 듬뿍 받은 쑥과 겨울 산란기를 끝내고 뼈가 연해지고 살이 통..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0. 6. 6. 11:54
농사를 시작했다. 화분에 시작한 작은 밭이지만 씨 뿌리고 물주고 싹을 틔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울 촌년, 씨를 어떻게 뿌리는지 몰라 결국 밭을 이 모양으로 만들었지만 비좁은 틈바구니 에서도 무순 같은 떡잎이 쑥쑥 자라주는걸 보면 신기하다. 마음은 벌써 다 키워 피자에도 얹어 먹고, 샐러드도 해먹었건만 앞으로 한 주는 더 기다려야 옮겨심기가 가능하고 한 달은 더 기다려야 한두 잎 떼어먹을 수 있다고 한다. 과연 이 아이들이 매일 꽃삽을 들고 덤벼드는 딸내미의 관심속에 그때까지 살아있을 수 있을지...? 루꼴라와 바질 줄기가 가늘고 잎이 얇아 하루만 물을 안주면 곧 죽을 듯 비실대다가도 약간의 햇빛과 수분만 있으면 금방 풍성하게 잎을 피워낸다. 동글동글 자유롭게 뻗어나가는 잎들이 매력적인 마이 페이보릿 식..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0. 6. 4. 07:00
제철 음식을 만나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어딜까요? 요즘은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어딜가나 깨끗하게 포장된 야채나 생선들을 볼 수 있지만, 펄떡이는 봄 도다리나 살이 토실하게 오른 멍게, 수북히 쌓인 멸치와 이슬 머금은 마늘대 등은 재래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보물입니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의 오래된 시장에 가면 지역색이 묻어나는 신기하고 특색있는 물건들을 많이 만날 수 있죠. 통영의 구시가지에는 통영을 대표하는 큰 시장이 두 곳 있는데요. 서호시장과 중앙 시장이 바로 그곳입니다. 여객터미널 근처에 있는 서호시장은 맛집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제철 생선에서부터 건어물, 야채까지 수북이 쌓인 정겨운 시장 풍경이 펼쳐집니다. 중앙시장은 통영 중앙에 있는 어시장으로 펄떡이는 활어뿐 ..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0. 6. 3. 07:00
몇 차례 남해 여행을 계획했지만, 선뜻 발걸음을 떼지 못한 이유는 다섯 시간 이상을 고속도로에서 버틸 자신이 없어서였습니다. 장거리 운전도 운전이지만 정체 탓에 나른하게 스쳐가는 비슷비슷한 풍경들, 사람들로 북적이는 고속도로 휴게소, 가끔씩 울려 마음 한구석을 불편하게 만드는 휴대폰 벨 소리는 휴가가 아닌 또 다른 일상을 의미하는 것 같았죠. 그러나 유난히 변덕스러운 올봄, 비 온 후 더없이 깨끗해진 5월의 하늘을 보며 저는 갑자기 오랫동안 미뤄왔던 남해안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그렇게 통영으로 떠난 봄 여행. 며칠새 따뜻해진 기온에 산은 이미 짙은 녹색으로 물들고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통영까지는 무려 400Km의 거리. 훌쩍 떠나기엔 너무 멀지만, 다행히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가 생겨 예전보다는 ..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0. 6. 2. 07:30
DSLR 구입후에는 필름카메라에 손이 잘 가지 않지만 언제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가방 한켠에 습관처럼 로모와 필름 몇롤을 챙겨넣게 된다. 이번 터키 여행엔 로모 LC-A와 함께 만만한 (그러나 환율폭등으로 이젠 고가가 되어버린 ㅠㅠ)후지 리얼라, 특별한 날에만 쓰는 코닥 포트라 160 VC, 작년초 레이캣님의 블로그에서 처음보고 홀딱 반해버린 로모전용 필름을 챙겨갔다. 오래된 로모를 떠나기 직전에 수리한 탓에 미처 테스트도 해보지 못한 것이 문제였을까. 전처럼 몇롤이 모두 먹통으로 나올까 걱정되어 터키여행 내내 좀처럼 꺼내보지 못하다가 사프란볼루의 빛바랜 시골풍경을 보고는 왠지 마음이 동해 10년된 로모카메라에 새 로모필름을 끼워넣었다. 결과물은... 로모필름은 드라마틱한 오스만 전통가옥을 더욱 멋스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