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0. 4. 28. 07:00
터키에서 꼭 둘러봐야 할 명소 중 하나는 술탄이 살던 궁전이다. 이스탄불에는 두 개의 큰 궁이 있는데, 하나는 동양적인 멋을 풍기는 톱카프 궁이고 다른 하나는 유럽풍의 섬세하고 화려한 매력이 있는 돌마바흐체 궁이다. 둘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각각 이스탄불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에 위치해 있다. 보스포러스 페리를 타고 신시가지로 건너온 우리는 돌마바흐체 궁을 먼저 둘러보기로 했다. '모든 것이 가득찬 곳'이란 뜻의 돌마바흐체 궁전(Dolmabahce Saray)은 오스만 제국의 31대 술탄이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을 모방해 지은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궁전 가운데 하나인 이 곳은 궁전을 구성하는 43개의 홀과 285개의 방을 꾸미는데 금 14톤과 은 40톤이 들었다고 한다. 강렬한 색감으로 치장된 ..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0. 4. 26. 17:16
구제역이 확산되면서 동물원에도 비상이 걸렸다. 캥거루나 사슴 같은 동물도 관람객을 통해 구제역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공원에서는 먹이주기 체험 행사를 취소하고 일부 동물원에서는 동물원을 격리시켰다. 모든 차량은 동물원을 출입할 때마다 소독해야 하고 관람객들의 출입로에는 소독용 카펫이 깔렸다... 여기까지가 지난 금요일에 본 구제역과 동물원에 대한 뉴스.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에 하늘까지 화창한 토요일. 요즘 들어 부쩍 동물 흉내 내기에 열심인 딸내미를 보며 어린이날 근처에는 동물원 나들이 한번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남편이 서울대공원을 가잔다. 뉴스탓에 좀 찜찜한 마음이 들었지만, 사람이 옮는 병이 아니고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니 일단 길을 나섰다. 점심 즈음 도착한 서울대공원은 입구부터 북..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0. 4. 23. 12:28
2002 월드컵 3-4위전에서 우리와 겨룬 터키팀을 기억하시나요? 승패를 떠나 서로에게 격려의 응원을 보내던 감동의 순간... 그때부터 우리는 터키를 '형제의 나라'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사실 터키는 훨씬 오래전부터 우리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국가입니다. 고구려 시절에는 돌궐이라는 이름의 동맹국으로, 6.25 한국 전쟁 때는 수천 명의 군인을 파병한 우국이었죠. 그래서인지(?) 그들의 생활 속에는 우리와 닮은 부분을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음식 중에서는 대표적인 것이 '괴프테'와 '두슈'입니다. 괴프테는 케밥과 함께 터키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로 양고기를 다져 양념하여 둥글넓적하게 빚어 화덕에 굽는 요리입니다. 영어로는 미트볼이라고 표기하던데, 미트볼보다는 우리나라의 떡갈비나 너비아니와 더 비..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0. 4. 22. 07:00
한 시간여의 보스포러스 페리를 타고 도착한 사리예르. 이스탄불 유럽대륙의 끝자락에 있는 이 마을은 보스포러스 해협이 끝나고 흑해가 시작되는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해안을 따라 줄지어 늘어선 레스토랑에서는 신선한 해산물을 요리하고, 그 앞을 손잡은 연인과 자전거 탄 할아버지가 느릿느릿 지나가는 곳. 한 블럭 안쪽으로 들어서면 어부의 장화를 팔거나 갓 잡은 생선을 매대 위에 정리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이스탄불의 구시가지와는 달리 사리예르는 한적하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 같았다. 사실 여행을 떠나기 전 사리예르에 대해 수집한 정보는 '보스포러스 페리가 끝나는 지점'이라는 것뿐이었다. 어설픈 자료 덕에 잠시 불안하기도 했지만, 좀 틀리고 느리면 어떤가. 찾아가는 재미가 있고, 그 속에서 사..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0. 4. 20. 13:43
몇년 전만해도 즉석에서 볶은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내려먹는다는 회사 동료의 얘기를 들으며 '마니아'라는 단어를 떠올렸는데, 요즘은 인터넷 검색만 해도 커피볶는 로스터리샵이 몇페이지씩 나온다. 커피샵에 에스프레소 머신이 보편화돼 취향에 따라 커피를 즐기는 시대가 오는가 싶더니 이제는 생두의 원산지에서부터 로스팅 정도와 진하기까지 깐깐하게 골라 마시는 시대가 됐다. 봉지커피와 전문점의 카페라떼의 차이 정도만 아는 나는 우연한 기회에 집들이 선물로 들고갈 커피 원두를 고르다가 홍대앞 커피볶는 곰다방을 찾게됐다. 이런 곳에 커피샵이?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골목길 안쪽에 위치한 작은 다락방 같은 커피볶는 곰다방. 옷걸이에 걸린 손글씨와 핸드페인팅이 인상적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테이블 두개와 취향을 알 수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