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스페인 그린 데이 2014. 10. 4. 07:30
스페인 여행을 통해 내가 사랑에 빠진 음식은 수 없이 많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샹그리아도, 타파스도 아닌 '스페인식 아침 식사'다. 사실 스페인식 아침은 별다를 게 없다. 크로아상이나 토마토를 으깨 바른 토스트 한 조각에 커피나 주스를 곁들여 마시는 지극히 평범한 메뉴다. 아침부터 지지고 볶아야 하는 우리네 식탁에 전격 도입하고픈 초간단 메뉴. ㅋ 하지만 간단해도 신선해서 맛있다. 어느 카페에서나 주문할 수 있어 까막 눈 여행자라도 당당할 수 있다. 시차에 적응하지 못해 이른 아침부터 카페에 앉아 있으면, 다양한 사람들로 도시가 채워지는 풍경을 덤으로 구경할 수 있다. 선 채로 아침을 떼우고 가는 샐러리맨, 느긋하게 앉아 신문을 보는 노부부, 상점들이 하나 둘 문을 여는 풍경... 저마다의 모습으로..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스페인 그린 데이 2014. 10. 2. 16:22
한 달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것 중 하나는 숙소였다. 대강의 일정은 세웠지만, 언제 어디로 이동할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숙소를 예약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그렇다고 혼자나 둘이 떠날 때 처럼 아무 데서나 잘 수도 없고, 더구나 우리는 아이가 둘 딸린 가족여행자이니 침대가 최소한 3개가 필요했다. 트리플 베드, 아이가 숙박할 수 있는 곳, 위치 편의성 등을 고려했을 때 우리가 원하는 가격 사정권 (10~15 만원/1박)에 들어오는 곳은 많지 않았다. 그나마 그런 숙소는 빠르게 예약이 되고 있었다. 결국 떠나기 일주일 전,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26박 28일간의 모든 여행 스케줄을 확정짓고, 숙소를 예약하기로 했다. 트립어드바이저, 부킹닷컴, 호텔스닷컴, 아고다, 익스피디아, 호..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스페인 그린 데이 2014. 10. 1. 12:05
바르셀로나의 피카소 미술관에서 유독 내 눈길을 끌던 작품이 있었다. 로트렉의 '물랑루즈'를 연상케 하는 포스터 연작이었다. 4GATS(콰트로 가츠) 라고 쓰여진 그림 옆에는 '젊은 피카소가 자주 찾던 바르셀로나의 카페'라는 설명이 있었다. 4GATS라는 단어는 피카소 미술관의 다른 작품을 설명하는 글에도 자주 등장했는데, 이를테면 이곳을 드나들며 만난 친구들의 초상화, 이곳에 전시했던 '임종의 순간' 같은 작품에서다. ▲ 왼쪽은 4GATS의 현재 모습, 오른쪽은 피카소가 그린 4GATS 포스터. 작품 속 4Gats의 모습은 현재도 그대로 남아있다. 스페인 예술가가 세운 프랑스식 선술집 ▲ 19세기 예술 카페의 정취가 느껴지는 4GATS 19세기 말, 그림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지만 엄격한 미술학교에 적응..
카테고리 없음 그린 데이 2014. 9. 25. 16:12
곧 스페인 여행을 떠나는 지인을 위해 '알아두면 좋을 스페인 여행 팁 10가지'를 정리해 봤다. 유럽 여행은 10년 전에 출장으로만 가본 유럽여행 초보자로서, 가이드북에는 없지만 한 달간 몸으로 체득한 꿀팁 위주로 추려봤다.(로지나님! 여행 잘 다녀오세요~ ^^) 1. 악명 높은 스페인 소매치기, 어디에 가장 많을까? ▲ 하루 수 백명의 관광객이 오가는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 소매치기가 많기로 유명하다. 한국이 늘 도발 위협에 처해있지 않는 것처럼, 소매치기로 악명 높은 스페인도 항상 좀도둑에 시달리는 건 아니다 . 물론, 우리는 현지사정에 어두운 관광객이니 어디서나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관광도 못할 정도로 긴장할 필요는 없다. 도둑이 많은 만큼 경찰도 많다. 또, 다음 몇가지 행동만..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태국 그린 데이 2014. 9. 23. 07:30
방콕에서 맞은 첫 아침은 진아의 생일이었다. 한창 역할놀이에 빠져있는 일곱 살 진아를 위해 스티브와 내가 준비한 이벤트는 '키자니아(KidZania)'~! 키자니아는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터키, 브라질 뿐 아니라 한국의 서울에도 있는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다. 백화점, 공항, 소방서, 대학교, 병원, 공장 등 약 90여종의 직업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도시가 꾸며져 있다. 체험 공간에서 다양한 직종을 경험한 아이들이 역할놀이를 충실하게 수행하면 가상 화폐로 임금도 받을 수 있다. ▲ 키자니아로 향하는 진아의 신난 발걸음 고작 일곱 살 아이에게 경제관념을 알려주려고 했던 건 아니다. 평소 키즈카페라면 넌더리를 내는 나이지만, 이날 만큼은 다양한 직업을 체험해보며 오로지 진아가 즐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