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중국, 대만 그린 데이 2010. 12. 23. 07:30
북경 여행을 계획했을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음식'이었습니다. 요즘엔 한국에도 양 꼬치나 훠궈를 주로 하는 중국 음식점이 많아졌지만 진짜 중국에서 먹는 중국 음식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기 때문이죠. 향신료 때문에 입맛에 맞지 않을 거다. 너무 느끼하지는 않을까? 깨끗할까? 설마 가짜 계란을 쓰지는 않았겠지... 다양한 음식문화를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 이면에는 편견과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북경에 도착한 첫날. 고민 끝에 들어선 곳은 이소룡을 상표로 삼은 중식 패스트푸드점 전궁푸(眞工夫). 프랜차이즈라 나름 믿을 수 있을 거란 판단에서였습니다. 사진을 보고 고른 메뉴는 간장에 볶은 돼지고기였는데요. 생강향이 나는 짭조름한 맛에 먹을 만 했지만 국적 불명의 특색 없는 요리였죠. 남은 며칠 간 계속..
센티멘탈 여행기/중국, 대만 그린 데이 2010. 12. 22. 04:44
그날, 거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길바닥은 물론이고 지붕 위에까지 사람들이 가득 찼다. 중국 최후의 황후가 시집을 가는 성대한 의식을 구경하기 위해, 사람들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고 있었다. (......) 마침내 완룽이 나타났다. - 제국의 뒷길을 걷다 (김인숙) P.124 완룽은 푸이와 동행하지 못했다. 일본이 패망하고 만주국이 그 깃발을 내린 후 푸이가 일본으로 망명을 시도할 당시, 완룽은 이미 절망적인 상태의 아편 중독자였다. 그녀는 혼자서는 일어서지도 못했고, 씻지도 않았고, 아무 데나 똥오줌을 묻히는 상태였다. 대부분의 시간 정신이 혼미하여 사람을 잘 알아보지도 못했는데, 헛소리처럼 중얼거리는 말은 그의 아비에 대한 저주에 가까운 욕설뿐이었다. 어째서 하필이면 아비였을까. 그것은 아..
센티멘탈 여행기/중국, 대만 그린 데이 2010. 12. 21. 07:30
중국을 제대로 보려면 '후통(胡同)'에 가보라고들 한다. 후통은 '베이징에 있는 좁은 골목길'을 이르는 말로 서울의 북촌 한옥마을처럼 오래된 전통 가옥들이 모여있는 길이다. 북경에는 아직도 원나라 시기부터 조성된 수천, 수만 개의 후통이 존재하는데, 스차하이라는 호반 근처에는 황족의 저택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 길은 고관대작의 저택들과 그 사이에서 생활하는 현대 중국인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골목으로 유명하다. 좁은 길이 많아 자전거로, 혹은 걸으며 볼 수밖에 없는 이곳을 보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은 인력거 투어. 후통에 얽힌 옛이야기를 들으며 천천히 누비는 골목골목은 중국을 조금 더 가깝고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스차하이 주변에는 이렇게 인력거꾼들이 길게 늘어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인력거 투어를..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0. 12. 19. 17:45
지난 포스팅, '해외 여행 준비?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끝낸다!'를 쓰기 위해 아이폰 화면 캡처를 몇 장 받았는데요. PC에 이미지와 사진파일들을 내려받아 정리하다 보니 최근 딸아이의 일상이 보여 몇 장 올려봅니다. 얼마 전 미도리님께서 포스팅하신 '옵티머스Q에 담긴 일상'을 보며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엔 자신의 시선으로 본 일상이 고스란히 담기는구나...란 생각이 들었는데 제 휴대폰엔 아이 사진만 가득한 걸 보니 이제 저도 엄마 다 된것 같습니다. ㅎㅎ 오랜만에 찾아온 따뜻한 주말 오후, 아이(와 남편)를 재우고 드립 커피 한 잔 내려 마시며 여유롭게 감상하는 사진들~ 요즘 진아. (푸딩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토이카메라 효과) 28개월, 가을...북촌 나들이, 중앙고에서 바라본 가을 하늘 크레파스로 그린 ..
나만의 여행팁 그린 데이 2010. 12. 16. 17:51
여행가기 전날 저녁 노트북이 장렬히 전사했다. 이번 여행은 취재를 겸해야 해서 노트북이 필수인데, 무척 당황스러운 상황. 너무 오랫동안 버려둔 탓에 녹이 슨걸까...? 솔직히 노트북을 켜 본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아침에 눈을 뜨면 침대에 누운 채로 아이폰으로 날씨를 확인하고, 아이패드로 신문을 읽거나 메일을 확인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약속 장소에 나갈 때는 지도와 버스 애플리케이션으로 경로를 찾고, 가는 길에는 포스퀘어로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자취를 남긴다. 지인들과의 채팅은 메신저 대신 카카오톡으로 한 지 오래. 전화는 스카이프나 Viber로, 땡깡 부리는 아이 달랠 때는 토킹 탐이 최고! 스마트한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더이상 노트북에 연연해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바로 앱스토어 검색을 시작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