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3. 10. 23. 08:00
사는 동네가 요즘 잇플레이스로 떠오른 합정이라고 해도, 특별한 날 저녁에 아이들 데리고 갈만한 곳이 없다.몇달 전까지는 가장 가까운 패밀리 레스토랑인 메세나폴리스 내 TGIF에 다니다가 생맥주 행사가 끝나고는 그마저도 발길을 끊은 지 오래.프렌차이즈는 빼고, 뷔페는 부데껴 싫고, 좀 괜찮은 덴 예약해야 하고, 늘 가던덴 가기 싫고... '안되는 이유만 늘어놓지 말고 대안을 제시하라.'는 스티브의 일침에 '그냥 집에서 치킨이나 시켜먹자.'라는 대답이 튀어나왔다. 싸늘한 분위기 속에 뼈 없는 진심임을 피력하기가 얼마나 힘들었던가...; 생일따위, 이제는 그만 챙겨도 좋다고 생각했다. 영혼없는 축하 인사는 받고싶지 않았다. 성의는 정말 고맙지만, 왠지 축하받을 수록 우울했다. 특별한 음식보다는 그저 편한 곳에..
나만의 여행팁 그린 데이 2013. 10. 22. 08:00
마음만 먹으면 훌쩍 떠날 수 있는 싱글 여행과는 달리,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가족 여행은 고려해야 할 것이 참 많다. 일정은 남편의 휴가 스케줄에 맞춘다고 해도, 여행지 선정은 부부의 취향, 6살 딸아이의 관심사, 22개월 아들의 식성, 그리고 아이와 함께 여행하기에 적당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지 등을 미리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짐 싸기도 만만치 않다. 장난감에 기저귀, 유모차까지 챙기다 보면 과연 이렇게까지 해서 떠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 아침 햇살을 받으며 @ Banff 그래도 일단 떠나면 준비한 만큼의 보상이 있기는 하다. 때로는 아이들 때문에 포기해야 할 것도 있지만, 달리 생각하면 일반적인 관광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형태의 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 24시간 한시도 떨어지지 ..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3. 10. 21. 08:00
나이가 들고, 가족을 이루면 챙겨야 하는 사람도 늘고, 치러야 하는 행사도 많아진다. 상견례로 시작된 가족모임은 백일, 돌, 생신, 환갑, 회갑 등으로 이어지며 결혼 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고민을 하게 한다. 가장 어려운 것이 가족 모임 장소 선정. '누가 가족모임 하기 좋은 곳 리스트라도 만들어두지 않았을까?' 열심히 인터넷을 뒤져보지만, 딱히 성에 차는 곳이 없다. 뷔페식당 말고 좀 더 프라이빗하고 고급스러운 공간은 없을까? 어른과 아이의 입맛에 모두 잘 맞는 곳은? 내 가족이 먹을 음식인데 원산지도 봐야지. 그렇다고 가격이 너무 비싸면 곤란한데. 아마 그래서 가족모임엔 매번 같은 곳을 향하게 되는 것 같다. 특별한 날 어울리는 한정식집, 다담 사실 이 날은 가족모임을 하러 간 건 아니었다. 모임 장..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3. 10. 18. 00:53
자우림의 새 앨범 타이틀곡,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서른 번쯤 들었다. 날이 추운 건지, 맘이 추운 건지 곱은 손을 호호 불어가며 다시듣기 다시듣기. 이번 주 평균 수면시간이 하루 4시간이 채 못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오늘은 자 버리면 안될 것 같아 페북에 기생하며, 노래 들으며 기어이 자정을 넘겼다. 또 하루가 가고, 한 해가 가고, 그렇게 서른 일곱 번째 해가 시작되었다. ###
라이프 로그 그린 데이 2013. 10. 16. 08:00
동네가 변해간다. 이발소나 세탁소나 백반집, 출판사가 있던 곳이 하나 둘 카페와 음식점으로 바뀌더니, 얼마전엔 건물 하나가 통째로 리뉴얼되어 프렌차이즈 카페가 들어왔다. 대기업에 점령당한 홍대 앞 문화가 합정까지 내려왔다며 걱정하던 때가 불과 몇 달 전인데, 이제는 합정동 메인 스트릿도 홍대 앞과 다를 바 없다. '합정시장'이라는 간판이 커다랗게 걸려있던 건물. 오래전엔 이 주변에 시장 골목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10여년 전에도 본 기억이 없는 걸 보면 없어진 지 꽤 된것 같다. 리뉴얼되기 전에는 2층에 요즘 보기 드문 '다방'이, 1층에는 반들반들 나무 약장이 있는 오래된 약국 등이 있었다. 리뉴얼된 건물에 재입주 하지 않은 걸 보면, 세가 많이 올랐지 싶다. ▲ 그래도 계단을 오르기 전, 먼저 마주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