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세 번째 캐나다 그린 데이 2012. 10. 24. 16:27
여행의 추억은 때로는 '맛'으로 기억됩니다. 여행 중 만난 새로운 음식, 그리고 혀끝에 남은 그 맛은 두고두고 여행의 향수로 남게 되지요. 그래서 여행을 떠나기 전, 관광지에 관한 공부가 조금 아쉽더라도 맛집 정보 하나는 열심히 찾아 스크랩하는 저입니다. ㅎㅎ 하지만... 이곳 캐나다 로키에서만큼은 예외였습니다. 왜일까요? 마을에서 한 걸음만 벗어나도 만날 수 있는 울창한 숲길과 아름다운 자연. 그 길을 달리며 마시는 청량한 공기는 30여 년간 도시에서 찌든 제 가슴을 씻어내기에 충분했습니다. 다섯 살 진아는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입안 가득 머금어 삼키고는 '바람을 먹는다'며 즐거워 했지요. 그러나 바람만으로 배를 채울 수는 없는 일. 맛집은 커녕, 식당의 그림자도 발견할 수 없는 이 산 길에서는..
센티멘탈 여행기/세 번째 캐나다 그린 데이 2012. 10. 19. 11:42
캐나다 로키로의 여행을 계획하며 해보고 싶었던 것이 몇 가지 있었다. 에메랄드 빛 호수에서 카누 타기, 레이크 루이스를 바라보며 오후의 홍차 즐기기, 캠핑을 나온 듯 피크닉, 그리고 두 발로 빙하 디뎌보기. 그저 멀리서 감상만 하는 여행이 아니라 실제로 보고, 체험하고, 나만의 방법으로 느끼고 싶었다. 오늘은 그중에서 가장 기대되는 빙하 여행을 하는 날~! 설상차를 보고 신이난 아이 차를 타고 캐나다 로키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Icefield Parkway)를 따라 달리다 보면 주변의 설산이 점점 가까워지는, 마치 아이맥스 영화관에서나 볼법한 풍경이 펼쳐지는 지점이 있다. 바로 이곳이 콜롬비아 아이스필드(The Columbia Icefield Glacier, 콜롬비아 대빙원)다...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2. 10. 17. 17:11
술 좀 하시나요? 그럼 저랑 낮술 한잔 어떠세요? 술을 좋아하는 사람도 낮술을 먹는 것은 조심스러워 합니다. 대낮에 취한 얼굴로 다니는 것 만큼 조심스러운 것은 없죠. 하지만 주말 오후는 어떤가요? 홍대 카페골목의 야외 테라스에 앉아, 마치 유럽의 노천카페에서처럼 거리를 바라보며 마시는 맥주 한잔이라면 얘기가 좀 다르지 않나요? 앞만보고 달릴 때가 있는가 하면 가끔은 숨을 고르고 벤치에 앉아 쉬어야 할 때도 있는 법입니다. 평일이면 사람들이 부지런히 오갔을 거리를 바라보며 마시는 한잔 술의 즐거움. 그게 부드러운 크림 생맥주라면 즐거움은 배가 되겠죠. '낮/술/환/영' 햇살이 포근하게 내리쬐던 가을 오후, 가슴을 파고드는 주옥같은 문구에 이끌린 곳은 홍대 입구역 8번 출구 골목에 위치한 Thanx 였습니..
센티멘탈 여행기/세 번째 캐나다 그린 데이 2012. 10. 15. 20:33
웅장한 바위산과 만년설로 덮인 봉우리, 눈이 시리도록 푸린 빙하 호수, 그리고 의외의 장소에서 만나는 야생동물까지. 캐나다 로키는 다른 곳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가장 아름다운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다양한 모습을 가진 로키는 하이킹, 래프팅, 헬기투어 등 즐기는 방법도 여러가지인데요. 많은 여행자는 직접 차를 빌려 운전하는 렌터카 여행을 권합니다. 바로 로키산맥의 속살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달리기 위해서죠.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는 레이크루이스에서 재스퍼까지 이르는 93번 도로로 232㎞의 산길을 말합니다. 이곳에서는 차를 타고 달리는 내내 빙하가 녹아내려 생긴 폭포와 호수, 그리고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이름의 의미처럼 빙하를 관통하는 길이기에 눈 덮인..
센티멘탈 여행기/세 번째 캐나다 그린 데이 2012. 10. 12. 16:17
둘째녀석이 2주째 폐렴으로 고생중입니다. ㅠㅠ여행을 다녀온 후 제대로 여독을 풀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추석명절을 보냈더니 작은 몸에 무리가 왔는지, 감기가 폐렴이 되었네요.며칠 전에는 대학병원 응급실까지 다녀왔는데, 다행히 초기라 입원은 하지 않았습니다. 항생제만 잘 먹으면 일주일이면 낫는다는데 이녀석, 달달해도 약은 어떻게 기가막히게 알고 거부하는 지... 이번주도 완치 확진은 커녕 치료 기간이 또 한주 연장되었네요. 그래도 요즘은 슬슬 잃었던 입맛도 되찾고 있는 것 같고, 잘 놀아서 곧 나을 것 같습니다. 버밀리온 레이크에서 이제 겁나서 아이와 여행 못다니겠다고요? ㅎㅎ 아니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행 예찬을 하고 싶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저희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족'을 얻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