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0. 3. 24. 00:31
이스탄불의 첫 여행지는 '블루 모스크'라 불리는 . 이슬람 사원은 이태원에서 호기심에 잠깐 들른 적이 있지만 어디 그에 비할까. 인구의 99%가 무슬림이라는 이슬람 국가에서의 모스크, 그것도 터키를 대표하는 블루 모스크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건 설렘 그 자체였다. 는 오스만 제국의 최전성기였던 15세기, 14대 술탄인 아흐메트 1세의 명에 따라 1609년부터 7년이란 긴 시간 동안 지어진 터키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모스크 안쪽의 벽면을 온통 뒤덮은 수만 장의 푸른 타일 때문에 '블루 모스크'라는 애칭으로 더 알려졌다. 사실 이 자미는 이슬람교의 우월함을 과시하기 위해 바로 맞은편에 있는 의 양식을 모방, 발전시켜 건축했다고 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블루 모스크는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0. 3. 22. 17:41
사람 마음은 참 간사하다. 터키 남자들의 지나친 호의는 경계대상 1호라는 얘길 수차례 들었는데, 달콤한 차이 한잔에 홀딱 마음이 바뀌다니... 터키에서의 첫 아침, 이스탄불 구시가지를 한 바퀴 돌기 위해 호텔을 나섰을 때였다. 20미터쯤 걸었을까? 아저씨 두 분이 어디선가 반갑게 달려나오시더니 잠시 기다리라는 손짓을 하신다. 그들의 일터인 듯 보이는 맥주 주류창고로 들어간 두 분은 곧 차이 한 잔씩을 손에 들고 나타나셨다. 금방 나오신걸 보니 아마 본인들이 마시려고 타 놓은 차인 것 같은데 우리에게 권하신다. 몇 차례 거절을 하다가 계속되는 터키 아저씨들의 권유에 결국 잔을 받아 들었다. 따끈한 찻잔에서 전해지는 온기와 차의 향기가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온몸으로 전해진다. 쌀쌀한 초봄 아침, 달달한 홍차..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0. 3. 19. 18:05
"트리에스테, 취리히, 파리." 화면들의 계속되는 호출, 가끔 커서의 초조한 박동을 수반하기도 하는 호출은 언뜻 단단하게 굳어버린 듯한 우리의 삶이 얼마나 손쉽게 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냥 복도를 따라 내려가 비행기에 올라타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우리는 몇 시간 뒤에 우리에게 아무런 기억이 없는 장소, 아무도 우리 이름을 모르는 장소에 착륙할 것이다. 오후 3시, 권태와 절망이 위협적으로 몰려오는 시간에 늘 어딘가로, 보들레르가 말하는 "어디로라도! 어디로라도!" 이륙하는 비행기가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 기분의 갈라진 틈들을 메우는 것은 즐거운 일 아닌가. 트리에스테, 취리히, 파리. - 이번 여행을 함께한 '여행의 기술' 中 (알랭 드 보통) 두꺼운 옷을 넣을까 말까, 즉석카메라를 가져가야 하나..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0. 3. 18. 07:00
제한된 시간 동안 최적의 여행 루트를 짜는 건 모든 여행자의 공통된 숙제입니다. 이동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최대한 많이 경험할 수 있는 루트! 그러다 보니 체류 기간과 이동 방향, 방문하는 몇 개의 도시만 다를 뿐 터키 여행자의 다수가 비슷한 지역을 여행하고 있습니다. 현지 에이전시들은 이에 맞춘 일일투어 상품을 마련해 여행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죠. 여행 인프라가 잘 갖춰진 터키에서는 비슷한 루트라도 각자 취향대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으니 우선은 큰 계획만 세우고 세부 계획은 어느 정도 현지에서 결정해도 괜찮을 듯 합니다. 마음먹기에 모두 비슷한 루트가 될 수도, 전혀 다른 수십 개의 루트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아래 추천 일정은 제가 터키 여행 일정을 짜기 위해, 또는 여행 중 만난 다양한 사..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0. 3. 16. 12:34
고대 세계사의 중심이었던 오스만 제국. 동서양이 만나는 문화의 보고. 우리나라의 교회만큼이나 많은 모스크(Camii). 차와 담배, 꼬부랑 음악. 모습은 다르지만 우리와 많이 닮아있고 웃음이 많아 행복지수가 높을 것 같은 나라 터키. 15박 16일간 터키 서부지역을 돌고 Big fan of Turkey가 되어 무사히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사실 여행 중에 터키 동부 앨라지에서 진도 6.0의 지진이 발생해 많은 분께서 걱정해 주렸는데요, 저는 당시 터키 중부에 있는 카파도키아에 있었고, 이후에도 서부 유적지 중심으로만 다닐 계획이어서 다행히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블로그로, 트위터로, 전화로, 문자로 연락해주셨던 많은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 한가지. 여행가방은 아직 경유지인 모스크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