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발리 그린 데이 2015. 1. 7. 03:40
외국인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본토 사람들도 한번 쯤 가서 살아보고픈 '로망의 섬', 발리.한국으로 치면 제주도쯤 되는 휴양지 발리에는 안타깝게도 이들 관광객을 노리는 바가지 요금이 있다. 물정 모르는 외국인이라 호구대접 받는다고 괴로워할 필요 없다. 외국인과 자국민만의 차별은 아니니까. 더블식스 비치의 아름다운 일몰 여행중 만나 카톡 아이디를 교환한 한 자바인(인도네시아 자바섬 수라바야 지역 출신)은 이렇게 말했다. "발리가 원래 그래. 여기는 웨스턴 가격, 관광 온 자국민, 현지인 가격이 달라. 그러니까 뭐든 무조건 네고 해야해."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난 웨스턴이 아니라 너네랑 같은 아시안인데." "피부색 흰 아시안에게는 더 비싸게 받을 수도 있어." 우리가 한 달 머물고 있는 호텔의 택시 기사..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발리 그린 데이 2015. 1. 4. 01:22
발리 여행 15일차.예상과 달리 조용히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보내고, 발리에서의 일상을 살며 가끔 여행을 떠나는 중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번 여행중 가장 아름다웠던 발리 남쪽 해변에서, 셀카봉을 십분 활용해 한국 가족들에게 보낼 '안녕한' 사진을 촬영했다. 따뜻한 곳에 있어서인지, 시끌벅적한 카운트 다운을 놓쳐서인지 아니면 덕담을 나눌 지인들이 주변에 없어서인지 영 새해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평소와 조금 다른 음식을 먹고, 호텔 직원과 연말 휴가를 떠나온 현지 여행객들과 함께 '슬라맛 타훈 바루~(Slamat Tahun Baru)'라는 인사를 나누며 훈훈하게 2015년을 맞았다. 사실, 지난 며칠간은 스티브에게 힘든 시간이었다. 해변에서 강한 파도에 쓸려 허리가 꺾이고, 갈비뼈가 ..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발리 그린 데이 2014. 12. 30. 23:38
어쩌면 내 인생의 마지막 장기 여행이 될지도 모르는 이번 가족여행. 요르단 페트라, 뉴질랜드 남섬, 캐나다 옐로나이프, 중국 샹그릴라 등 평소 꿈꾸던 여행지들이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한겨울에 여행을 떠나니 되도록 따뜻한 지역을 선택해야 했다. 크리스마스를 낀 연말연시가 여름 휴가 시즌에 준하는 여행 성수기임을 감안했을 때, 주어진 예산과 시간 안에서 온 가족이 함께 한 달을 머물 수 있는 곳은 역시 동남아시아 뿐이었다. 아쉽지만 서핑을 배우고 싶어하는 남편의 의견과 아이들을 존중해 목적지는 발리로 정했다. 에어비앤비(airbnb.com)에서 발리의 '독채 + 주방시설이 갖춰진 곳'을 검색 해봤다. 신혼여행을 떠나도 좋을 것 같은 풀빌라들이 쏟아졌다. 대부분 1박에 10~20만원 언저리면 ..
센티멘탈 여행기/세 번째 캐나다 그린 데이 2014. 12. 29. 07:00
아무리 발리에 한 달 여행을 와있어도 꼭 챙겨봐야하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이야기다. 매주 일요일이면 본방사수를 외치며 일밤 시작 시간 언저리에는 외출도 못하게 했던 큰 아이 진아의 마음을 알기에, 발리로 떠나온 지 10일차에 벌써 두 편의 '아빠 어디가'를 다운로드 받아봤다. (본방이 끝나면 바로 imbc.com에 해외시청자를 위한 다운로드 파일이 올라온다. 오~ 역시 세계는 일일 문화권!) 진아는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 여행을 떠나 좌충우돌하는 이야기가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지 아빠 어디가의 모든 에피소드를 완전 집중해서 보곤 하는데, 특히 12월부터는 우리가 다녀온 알버타주의 캐나다 로키가 등장하기 시작해 더욱 몰입하고 있다. 계절은 정 반대로 다르지만 안정환-리환, 윤민수-후 부자의 여..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발리 그린 데이 2014. 12. 24. 23:56
크리스마스 이브, 즐겁게 또는 의미있게 보내고 계신가요? 종교와 관계없이 어린이들에게는 오늘이 착한 어린이와 나쁜 어린이를 구분짓는 운명의(?) 날입니다. 세상에 나쁜 어린이가 어디있겠습니까...만. 저희 아이들은 인도네시아까지 산타클로스가 찾아오지 못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ㅠㅠ 산타는 어린이가 있는 곳이면 세계 어디든 가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으나, 산타가 혼자 하루에 어떻게 그 많은 아이들에게 선물을 배달하는지, 닫혀있는 창문을 누가 열어주는지, 엄마아빠는 밤늦게 자는데 그럼 산타를 만나는 건지, 질문이 끊이지 않네요. 점점 고도화되는 질문에 무척 당황스럽습니다.ㅎㅎ 여름나라에서의 크리스마스, 슬리퍼로 만든 트리 앞에서 한국에서 미리 준비한 선물을 들켜버리는 바람에, 스티브와 저는 오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