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3. 3. 5. 11:00
길가에는 아직 하얀 눈이 소복하지만,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은 벌써 봄이다. 항상 이맘 때가 되면 이른 봄에 홀로 떠났던 터키 여행이 생각나곤 한다.회사를 그만두고 홀가분하게 떠났으나 미래에 대한 불안과 외로움에 고민도 많이 했던 여행. 여운이 길게 남은 터키 여행 사진을 뒤적이며 그때를 회상하다가 문득 사진 한장에 시선이 멎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스탄불의 베벡 스타벅스' 스타벅스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이스탄불 베벡지구의 스타벅스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타벅스'로 유명하다. 겉보기에는 동네에서도 볼 수 있을것 같은 흔한 카페의 모습인데 대체 무엇이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타벅스로 만들었을까? 터키 여행 막바지, 이스탄불로 돌아온 나는 지도 한장 없이 그저..
나만의 여행팁 그린 데이 2013. 3. 4. 08:28
여행자의 로망중 하나는 현지인처럼 살아가듯 여행을 하는 '여행 생활자'가 되는 것 아닐까? 여행지에서만큼은 잠시나마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보며 현지인 속에 감쪽같이 숨어들어 가 보는 것 말이다. 그들처럼 빈둥빈둥 골목길을 걷다가 길거리 음식을 사 먹어 보고, 오토바이로 도로를 활보하고, 도시락 피크닉을 즐기고, 때로는 여행 중에는 도저히 입어지지 않을 것 같은 샬랄라한 원피스도 사보고. 하지만 현실은 길어야 고작 일주일 정도만이 허락되는 것이 우리네 아쉬운 여행일정. 이렇게 짧은 여행기간 동안 가장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방법은 무엇일까? 터키, 네브쉐히르 장터 그건 바로 '시장 놀이'를 해보는 거다. 어느 나라건 현지인의 꾸밈없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이 '재래시장'이라고 하지 않던가. 총천연..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3. 2. 21. 07:30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던 어느 평범한 주말 저녁, 남편에게 문자 한 통이 날아들었다. 내용을 슬쩍 보니 광장시장 번개를 청하는 동생의 제안이었다. "지금? 아이들을 데리고?" 광장시장 밤벙개는 보나마자 술 번개. 복잡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종로 한복판이니 차를 가져갈 수도 없고, 어떻게 시장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해도 좁고 사람 많은 시장통에서 과연 제대로 한 잔이 가능할까 걱정이 됐다. 하지만, 말을 뱉고 보니 또 못할 것도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여행도 다니는데... 그깟 시장 쯤이야. 내가 광장시장을 다니기 시작한 건, 10여 년 전 풋풋했던 신입사원 시절부터였다. 당시 난 연수원에서 만난 남자친구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이곳 칼국수를 맛봤는데, 즉석에서 반죽을 썰어 한 그릇 가득 끓여내는 국수가 정..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3. 2. 18. 07:30
가슴속에 커다란 배낭을 짊어진 사람들이 들어옵니다. 솜브레로를 쓴 멕시칸 사나이 옆자리에 앉아 타코 하나씩을 주문합니다. 말쑥한 샐러리맨들이 둘러앉아 속닥속닥 비밀스러운 멕시코 여행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피클드 피그 스킨이란거 알아? 오이 피클을 만들듯이 돼지 껍질을 소금물에 절여 먹는 거래.""선탠한다고 폼 잡다가 너무 태워서 약국에 갔는데, 바디랭귀지가 잘못 통했는지 모기약을 권하더라고. 모르고 온몸에 발랐지 뭐야?""태양의 신전에서 태양의 정기를 받으면 아들을 낳는다며?" 홍대 앞 멕시코 음식점 마초스에는 낯선 곳에서 온 사람들과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둘러앉아 타코를 나눠 먹습니다. 타코를 한 입 베어 물때마다 홀로그램처럼 여행의 에피소드들이 하나씩 떠오릅니다. 큼지막한 벽화 그림이 ..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3. 2. 7. 14:18
포근했던 지난 토요일 저녁, 모처럼만에 아이들과 마을버스를 타고 '로모그래피 갤러리 스토어 서울(Lomography Gallery Store Seoul)'에 다녀왔다. 블로그에 이곳의 페점 소식을 전하며 최대 70% 점포정리 세일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한 그날 밤이었다. (관련 글: 로모 하나 장만해 볼까? 로모그래피 스토어, '최대 70% 클리어런스 세일') 국내 유일 로모샵, 로모그래피 갤러리 스토어 서울 점포정리 세일 첫날이라 그런지 사람들로 북적이는 로모그래피 샵 내부 풍경 The Future is Analog 로모그래피 스토어는 로모그래피 코리아의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로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아날로그다. 수동 카메라와 필름, 그리고 시큼한 현상액으로 인화지에 상을 맺은 사진들까지. 요즘은 사진 ..